시코쿠 도보순례

글/그림 : 희야시스

[29일째] 도고온센과 야키소바

<시코쿠 88절 1200km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걷다. (55)>


- 도고온센과 야키소바 -


2010. 4. 22. 목요일 / 폭우 (29일째)

8시쯤 주섬 주섬 일어나 간단히 세수를 하고 식당으로 가니 아가타상은
이미 출발하고 안 계셨다.



아침은 츄상이 어제 먹은 나베 국물을 이용해 죽을 만들어 주었다.

어쩜 저렇게 살림꾼인지...!
전생에 여자로 태어났던 것이 아니였을까????

식사를 하면서 보니 아가타상의 가방이 보인다.

"어? 가방은 안들고 가신거야?"

"응. 어차피 다시 이 길을 지나가야 하니깐 갔다가 오는 길에 가방 들고
다음 목적지로 향할거야."

"아... 그렇구나!!!"

식사를 마치고 도고온센에서 목욕을 하기 위해 주섬 주섬 목욕용품을 챙겨 들고
밖으로 나가는데 출입문에서 아가타상을 만났다.

"에? 벌써 다녀오신거예요???"

"응!!! 그런데 비가 너무 많이 오네.. ㅠㅠ
아무래도 오늘 나도 하루 더 여기서 묵어야 할 것 같아."

"앗~! 정말요!!! ^__________________^
그럼 전 목욕 다녀올께요."

"응~!!"



폭우가 장난 아니게 내리는 것 때문에 결국 아가타상은 어제 못간 길만 걷고...
여기서 부터 가는 길은 내일 걷기로 결정했다.

아마도 코보대사님이 아가타상과 내가 좀더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를 도와준 것이 아닐까??? ^^a



도고온센에는 여러가지 시스템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나는 입욕료와 차와 과자를 먹을 수 있는 코스로 입장권을 샀다.



도고 온센 내부는 미로처럼 여러가지 방들도 있었는데
방마다 소설 <도련님>에 대한 그림을 쉽게 볼수 있었다.

돈을 좀더 내면 개인실에서 차와 과자를 즐길수 있지만...
나야 그럴필요까지는 없으니깐...!



목욕을 일차적으로 간단하게 하고 유카타를 입고 나와서 차를 주는
방으로 향했다.

큰 다다미방에 이열로 바구니와 방석이 놓여져 있고 곧 직원이 유카타의
모양을 보고 차와 과자를 내 주셨다.

가격에 따라 유카타의 모양이 틀려서 직원들이 그것을 보고 어떤 음식을
내 올지 구별을 한다.



예쁜 그릇에 나온 과자와 차~
목욕하고 먹는 거라 그런지 특히나 더 맛이 있었다.



차한잔 다 마신 다음에 내가 좋아하는 병우유까지 한개 사서 마셨다.

다시 목욕을 하러 가려고 하는데 직원이 귀중품이 없냐고 묻는다.

귀중품이라야 카메라정도? 뿐이라고 했는데...
코인 보관함에 안전하게 넣으라고 한다.

직원에 말에 따라 100엔을 넣고 카메라 가방을 넣어두었는데...
밑에 옷 갈아 입는 곳도 열쇠키로 잠그고 목욕하러 들어갈 수 있데...
굳이 왜 코인 락카에 카메라를 보관하라고 하는건지 의아했다.

목욕을 하고 다시 카메라 가방을 꺼냈는데...
난 100엔이 다시 나오겠지 했는데...
한번 넣고 나면 사용료로 들어가서 100엔이 다시 나오지는 않는다. --;;

아까운 돈 100엔만 날아갔다. ㅠㅠ



10시 30분까지 느긋하게 목욕을 즐기다 나왔는데 비가 들어갈때보다
더 세차게 내리는 것 같다.

오늘은 우리 세명을 제외하고 자전거 순례자 한명이 새롭게 도착했다.

식당에서 내일의 일정에 대해 함께 이야기 하게 되었다.

여지껏 슈쿠보(절에서의 숙박형태)에서 잔 적이 없어서 아가타상에게
추천해 줄 만한 슈쿠보가 있는지 물어보니 센유지를 추천한다.

"경치도 좋고 온천도 있고 특히나 그곳의 정진 요리가 일품이야."

"에? 정말요."

센유지라....!!!!
센유지는 사실 츠야도로 묵어 볼 생각이었는데....!

"거기 츠야도에 묵는 사람도 온천 할수 있다면서요."

"그래? 난 츠야도에는 묵은 적이 없어서...!"

"그럼 내일은 어디까지 갈 생각이세요???"

"코스타 브란카 쯤이 좋을 것 같기는 한데 말이지...!
한번 전화해 볼까?"

"네."

아가타상이 전화를 해 본 결과 내일은 예약이 꽉 찼다고 한다.

그 다음은 너무 멀고... 그 전은 좀 짧은 듯하고... 고민을 하다가..
호우죠스이군 유스호텔이 음식이 부페식으로 나오는데 맛있고 푸짐하다는
소문을 들은 터라 조금 짧은 면은 있지만 그쪽으로 묵기로 했다.

아가타상이 전화 해보니 다행히도 방이 있다고 해서 나와 아가타상이 함께
예약을 했다.

츄상은 당분간 몸이 회복 될때까지 도고아이에서 좀더 쉰다고 한다.

이제 그 다음날 어디를 묵을 것인가가 문제인데.... --;;;

아가타상은 55번절 근처에 있는 이마바리 다이이치지 호텔에서 묵는다고 한다.

난 센유지에 묵고 싶은데 가능할지 물어보니....
꽤 힘든 거리 일거라고 한다.

센유지가 산 꼭대기에 있는데... 거리가 만만치 않다고 한다.

그래도 한번 츠야도에 묵어 보려고 했으나 다들 걱정을 하기 시작한다.

"희상 만약에 츠야도에 남자가 먼저와서 묵는 것이 안되면...
산위에서 갈 곳도 없고 낭패를 볼수 있어.
아무래도 슈쿠보로 묵는 것이 어때?"

그러자 옆에 자전거 순례자분이 하는 말이...
"슈쿠보로 우선 예약했다가 츠야도가 가능하면 캔슬하고 츠야도에 묵는 건 어때?
그럼 넘 이상한가??? ㅎㅎㅎ"

"--;;;;"

말도 안돼는 말이다.
절에서 얼마나 황당해 하겠는가!!!!

그냥 이번에는 슈쿠보로 묵어 보기로 한다.
그곳의 요리도 궁금하고 하니 말이다.

이렇게 해서 내일은 아가타상과 함께하고...
모레는 내가 좀더 많은 길을 걷기로 했다.

"그나저나 점심은 어떻게 할까요???
여기 밖에 맛난 음식점 없나요???"

"여긴 맛난 음식 점 없어!!!"

헉... 츄상은 늘 이런식이다. --;;

"그냥 내가 점심으로 야끼소바 만들어 줄까???"

"와~!!!! 좋아요."

재료비는 모두 함께 내고 요리는 츄상이 하기로 했다.



츄상과 내가 슈퍼에 가서 재료를 사고와서 츄상이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재료비는 1,900엔이 나왔는데 각자 500엔씩 내기로 했는데 아가타상은
1,000엔을 냈다.

츄상이 요리를 하니 츄상것 대신에서 내 준것이다.



드디어 완성된 츄상표 야끼소바~!!!!
새우, 소고기, 숙주, 피망등 듬뿍 넣어서 만든 것이다.



진짜 내가 여지껏 먹어 본 야끼소바중 최고로 맛이 있었던 음식이다.

이렇게 요리를 잘하니 다른 가게의 음식이 왠만하면 맛있다고 안하는 듯...!!!



밖에서는 비가 무서울 정도로 쏟아지는데....
오늘은 비 걱정하지 않고 이렇게 편안히 휴식을 할수 있다니...
근 한달만의 휴식이 너무나 달콤하기만 했다.

희야가~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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