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 도보순례

글/그림 : 희야시스

[28일째] 마츠야마시의 대표적인 절 이시테지

<시코쿠 88절 1200km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걷다. (52)>


-마츠야마시의 대표적인 절 이시테지-


2010. 4. 21. 수요일 / 안개, 강풍 (28일째)

입구에 마중 나온 츄상과 함께 51번절 이시테지로 향했다.



"언제부터 나온거야???"

"1시간 전쯤?"

"에? 정말!!"

"응."

"몸은 좀 어때?"

"아... 배가 좀 아팠을뿐이야."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

"다행이다."

"응"



언제 올지도 모르는 날 한시간이나 기다렸다니...!!

감동의 눈물 좔좔...ㅠㅠ



"이시테지는 어디야???
설마 저 위에까지 가야하는 건 아니지!!!"

"당연히 저 위에까지 가야지!!"

"에...!!!"



길게 늘어선 상점가를 지나자 51번 절 이시테지[石手寺] 산문이 보인다.

"엥? 뭐야 바로 코 앞이었구만...!!!"

"^^a"



1318년에 건립한 인왕문(仁王門)은 국보로 지정되어 있으며,
인왕문을 좌우 양쪽에서 지키고 있는 금강역사상(金剛力士像)은
에히메현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인왕문 옆에 왠 아저씨가 비둘기를 들고 모델 노릇을 하고 있다.

"희상 사진 찍어."

"응... ^^"

특이한 것만 보면 츄상은 내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에게 권한다. ^^a



코보 대사에게 물을 뿌려주며 소원을 빌고 있는 할머니~



51번절에 대한 일화는 13편에서 소개한 바가 있지만 모르는 이들을
위해 다시 한번 이곳에도 옮겨 적어 본다.

옛날 에히메현에 탐욕스런 부호 에몬 사부로가 살고 있었다.
그 당시 코보대사는 시코쿠를 돌며 허공장 구문 지법[虛空藏 求聞 持法]
(허공장 보살을 본존으로 하는 수행법으로 머리를 예리하게 하고
기억력을 좋게 한다.)이라는 수행을 하고 계셨는데 불가의 전통에 따라
탁발로 먹을거리를 해결하고 계셨다.

그러던 어느 날 코보대사는 에몬 사부로의 집에 가서 시주를 부탁하게
되었는데 탐욕스런 에몬 사부로는 시주를 하기는 커녕 빗자루로
코보대사를 쳐서 내쫓아 버렸다.



그 다음 날부터 에몬 사부로의 집에는 여덟 자식이 한명 두명...
죽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그제서야 자신이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를 땅을 치고 후회하며
반성을 하게 된 에몬 사부로는 코보대사에게 사죄를 하고 자신의
악업을 씻기 위해 순례를 떠났으나 시코쿠를 20번이나 돌았는데도
코보대사를 만날 수 없었다.

이에 에몬 사부로는 '혹시 거꾸로 돌면 코보대사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거꾸로 21번째 순례를 떠나게 되었다.



그렇게 역방향으로 21번째 순례길을 나선 에몬 사부로는 12번 절
쇼산지에서 그만 더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병에 걸려 쓰러져 죽음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그 순간 홀연히 나타난 코보대사는
그의 모든 죄를 용서해 주며 길가의 작은 돌에 '에몬 사부로의 재래'
라고 써서 사부로의 왼손에 쥐어 주었고 에몬 사부로는 편안히 눈을
감았다고 한다.



그 다음 해, 영주 야스토시의 집에 남자아이가 태어나게 되는데,
그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왼손을 펴지 않았다.

부친은 51번 절 안요지(安養寺)의 주지스님에게 아이의 기도를 부탁했고
주지스님이 기도를 하자 아이의 손이 펴지면서 그 손 안에서
'에몬 사부로의 재래[衛門三郎再来]'라고 쓰인 작은 돌이 떨어졌다.
그래서 그때부터 51번 절 안요지를 이시테지(石手寺)라고 고쳐
불렀다고 전해진다.



이 이야기가 바로 시코쿠 순례의 시작이기도 하며,
최초의 사카우치(역방향으로 순례하는 형식)에 관한 이야기다.

더불어 51번 절 이시테지 절에 관한 전설이기도 하다.



이시테지가 있는 곳이 마츠야마성과 도고온센등이 있는 관광지다 보니
다른 절과 달리 오헨로상 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곳이었다.

향도 한두개가 아니라 통채로 꽂아 있다보니 향의 연기도 장난 아니다.

향을 몸에 쐬면 몸에 좋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향 주위에서 머리나 몸에
향의 연기를 쐬곤 한다.



제주도 돌 하루방이 시코쿠까지 진출한 사연을 뭘까??? ^^a
거기다 일본식 턱받이도 하고 있다. ^^;;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삼층탑 앞에서.. ^^v



굴을 따라 뒷편으로 가 보기로 했다.



뒤편으로 가보니 순례 첫날의 내 모습처럼 푸짐해 보이는 아저씨가 한분
있길래 옆에서 같은 포즈로 앉아 본다. ㅋㅋ



이시테지와는 관계가 없는 곳 같지만...
무엇을 하는 곳인가 궁금해서 한번 들어가 보기로 했다.



팔이 여러개 달린 코끼리도 보이고~



색이 넘 예쁜 닭도 이곳에서 살고 있었다. ^^a



커다란 손이 시주를 부탁하는 듯 작은 그릇을 들고 있다. ^^a



해탈의 경지에 이르면 이런 모습이 될수 있는 것일까???

그래도 1번절때보다 8kg이 빠진 모습의 나.. *^^*



이시테지의 오쿠노인이 있는 곳까지 가지 않고 다시 이시테지로 향한다.

츄상을 찍는 척 하면서 기모노를 입은 예쁜 여성들을 도촬했다. ^^a



경내에 고양이 한마리가 모델인 것 마냥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그 모습이 재미있어 연신 사진을 찍었지만
녀석은 무관심하다.



"이제 그만 갈까???"

"응. 참 츄상 저기 있는 분... 이름이 뭔줄 알아??"

"뭔데???"

"히로시마상이래.. 츄상의 고향과 같은 이름이야.
재미있지?"

"ㅎㅎ 그러네. ^^a"



산문을 빠져 나가려고 할때 부부가 순례중인 오헨로상이 기념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해서 츄상이 사진을 찍어주고 나도 내 사진기로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참 부러운 부부들...
경내 안쪽에는 단체 여행객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이시테지를 나서기 전 나도 기념사진을 한장 남겨 본다.



산문에서 나와서 왼쪽 첫번째 상점에는 배용준의 팬인 듯한 할머니가 계신다.



참배길의 매점에서 팔고 있는 흰색과 초록의 2종류의 떡이 있는데
시코쿠에서는 유명한 떡이라고 한다.

한개 사 먹으려고 츄상에게 저 야끼모찌(구운 떡) 맛있냐고 물어보니...

"맛없어!!!"라고 한다.

"--;;"

"맛없으니깐 사 먹지마!"

"--;;;"

츄상의 말 한마디에 먹어보지도 못하고 눈물을 머금고 지나쳐야 했다.

늘 자기 표현에 솔찍한 츄상... ㅠㅠ



이제 오늘 묵을 숙소로 향하기로 했다.

숙소는 도고온센에서 가까운 도고아이라는 곳이다.



숙소로 향하는 큰길가에 있는 야키모찌가게...!
그곳을 보더니 츄상이 한마디 한다.

"아까 본 곳보다는 저기가 조금은 더 맛있다고 해."

"정말? 저기서 사 먹어 볼까?"

"맛없는 건 마찬가지야.
그냥 사지마."

"--;;; 알았오. ㅠㅠ"

결국 이곳에 오면 한번쯤 먹는다는 야키모찌를 나는 먹을 수 없었다. 흑흑..ㅠㅠ

희야가~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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