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 도보순례

글/그림 : 희야시스

[26일째] 옛 정취가 살아 숨쉬는 우치코마을

<시코쿠 88절 1200km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걷다. (42)>


- 옛 정취가 살아 숨쉬는 우치코마을 -


2010. 4. 19. 월요일 / 비 (26일째)

새벽 5시에 일어났다.



씻고나서 잠자리를 말끔히 정리하고 치즈빵 하나를 먹은 뒤 오늘
하루를 시작한다.



새벽 6시인데도 벌써 밝은 아침이다. ^^

코보대사님께 감사의 인사를 올린 뒤 출발을 서둘렀다.



"희상... 출발하자."

"응.. ^^"



내가 좋아하는 모스버거...
7시에 오픈인가보다.
생각보다 이른 오픈시간이지만....
지금은 아직 오픈전이다.

지난번도 그렇고 순례길에서 모스버거와의 인연은 멀기만 하다.



길에서 만난 욘사마~ ^^a



출발한지 한시간여쯤 지난 지점에서 역방향으로 돌고 있는 노숙 순례자를
만났다. ^^

츄상과 서로의 정보를 잠시 이야기 하다가 나를 소개시켜주었다.



만반의 준비를 모두 갖추고 있는 아저씨의 모습이 완전 멋지다.

나이도 많아보이는데... 저렇게 무거운 짐들을 지고 가면서도
얼굴은 밝다.

힘내라고 서로가 허리를 쑥여가며 인사를 나누었다. ^^



오헨로 휴게소~



발빠른 츄상은 먼저 건너갔고... 뒤이어 도착한 나는 신호등이 바뀌길
바라며 한참을 서서 기다리는데... 건너편에서 츄상이 뭐라고 자꾸
소리를 지른다.

"뭐라고????"

"옆에 버턴을 누루라고!!!"

"버턴????"

옆에 기둥을 보니 건널때 버턴을 누루라고 써 있는 것이 보인다.
이론... --;;;

츄상이 안가르쳐 주었다면 계속 서서 기다릴뻔 했다. --;;;

사람들이 자주 건너지 않는 곳이라 사람이 있을때만 바뀌도록
해 놓았나보다. ^^a

이때 이후로는 신호등을 건널때 이런 버턴이 있는지 먼저 살펴 보고 기다렸다.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



신호등을 건너 츄상이 앉아서 기다리고 있던 편의점에 도착해...
샌드위치와 우유를 사갖고 나왔다.

아침에 간단히 치즈빵을 먹고 나왔는데도...
여전히 배가 고프다. ^^a

그래서 구입한 샌드위치의 반쪽은 츄상에게 주고 반은 내가 우유와
함께 먹었다.



골목길을 따라 다시 길을 나서고 있는 츄상~



한적한 순례길~



우치코 마을 어귀에서 저수지가 나왔다.

흰색... 검정색... 백조인가??? 암튼 간에... 녀석들이 있고...
그 밑에는 잉어들이 하나 가득하다.

혹시 저큰 물고기를 잡아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



저수지에서 조금 더 걸어가니 우치코 마을이 펼쳐졌다.

알록 달록 예쁜 전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니...
교통수단을 이용해 이동했던 때가 언제인가???
까마득하게만 느껴진다.

밤이면 밤마다 불에 데인듯 아픈 발바닥....
온 세포들이 아우성 거리며 다투지만...
아침이 되면 또 하루를 걸을 수 있도록 잠시 녀석들도 숨을 죽인다.

그럼 그때를 이용해 또 하루를 걸을 수 있는 것이다.

가끔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싶은 유혹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겨낼만 하다. ^^a



커다란 나무 옆에 작은 사당~



아가타상과 함께 걸을 때는 거의 속도가 비슷하지만 츄상과 걸을때는
늘 내가 많이 뒤쳐져 걷는다.

그러다보니 한참 걷다보면 저 앞에서 츄상이 쉬고 있다가 내가 오면
다시 일어나 걷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저 앞에 의자에 앉아 있다가 도착해 쉬려고 하니 "이제 슬슬 걸을까?"한다.

"뭐야 정말... --^ 나도 쉬어야해~!!!"

내가 퉁퉁거리니깐 웃으며...
"알았어. 알았다고 조금 더 쉬지 뭐~"라고 한다.

"--;;"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우치코좌가 있는데 구경하고 갈래?"

"응. 좋아 좋아~"



우치코는 목납이나 비단 등의 생산으로 경제적 여유가 생기자 예술과 예능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의도 높아져 목조식 극장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농한기에는 우치코좌에서 가부키, 인형극, 라쿠고, 영화 등이 공연되었는데
이를 마음의 양식으로 삼으며 소중히 여겨 왔다고 한다.



우치코좌는 다이쇼 5년(1916)에 다이쇼천황 즉위를 기념해서 세워진 가부키 극장이다.

에도시대부터 서민들의 오락이었던 가부키나 인형극을 감상하는 전당으로서
유지 18명의 발기에 의해 <대전기념주식회사 우치코좌>를 세워 건축비
삼천사백이십삼엔을 모아 그 지방의 목수, 미장공이 완성한 곳이다.

건물은 이 시대 전국적으로 세워진 극장의 기본에 따라, 처마쪽을
정면으로 한 목조 기와 2층으로 세워져, 가부키 극장으로 마련된 회전
무대나 하나미치(가부키 무대에서 무대 왼편에 객석을 가로질러 만들어진
통로)등을 구비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서양식으로 지붕의 무게를 버티기 위한 기둥이 있어 무대에서
관객석까지의 천장 공간이 넓다고 한다.

극장은 시대 변천과 함께 영화관이나 상공회관으로 전용되어 부분적인
개조를 반복 하였으나 쇼와 50년대(1970년대 후반)에 시작된 우치코좌의
역사적 환경보전 운동의 일환으로 보존하자는 의견이 일어나, 20만엔을
들여 1985년에 복원 완공한 것이라고 한다.

다시 복원 완공한 후로 현재까지 년간 70,000여명이 견학을 하러 오고
있으며, 16,000여명이 이 극장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극장 내부 수용 가능 인원은 650명이라고 한다.

아쉽지만 이날 내부는 구경할 수 없어서 밖에서만 구경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다시 순례길을 걷다가 어떤 무인 가게에 신기한 물품들이 가득해서
발길을 멈추었다.

이건 내가 좋아하는 드레곤볼~!!!! ^^b



생활용품을 이용해 만든 작품들이 아이디어가 끝내준다.

이쑤시개와 김밥말이발로 이용해 만든 배~



포크와 숟가락 집게등을 이용해 만든 부엉이~



조개등을 이용해 만든 음악하는 개구리~



파스타를 이용해 만든 우치코좌~



철판을 이용해 만든 성~



연필로 만든 스누피~



병뚜껑으로 만든 나비~



새와 공룡~



이 모든 것을 만든 아저씨인가보다.

이정도면 세상에 이런일에 나와도 될듯... ^^b



온김에 기념촬영도 찰칵... ^^

만든 아저씨를 직접 만나고 왔으면 좋았겠지만 가게 안에는 아무도
안계셔서 구경만 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우치코에는 재미난 집들이 많았는데...
이곳은 옛날 약방으로 돈을 많이 번 집이 그때 그 시절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



재미난 것이 인형들 가까이 가면 막 뭐라고 이야기를 한다.

처음에 가까이 갔다가 얼마나 놀랬는지 모른다. --;;



옛날 모습 사진들~



그런데 안에 들어가서 다른 것을 보려면 390엔을 내야 한다고 써 있다.
가난한 순례자가 들어가기에는 부담스러운 금액...ㅠㅠ



이곳에서 8장에 500엔 하는 예쁜 엽서가 팔길래 사고 싶어 출입문 쪽으로
가보니 아무도 없다.

안에 사람이 있나 들어가 볼까??? ^^a

한발짝... 문지방을 넘는 순간 오른쪽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려 깜짝
놀라 쳐다보니...!!!



요녀석들이 밥 먹으면서 대화하는 내용이 들린 것이다. --;;;
녀석들 때문에 간 떨어질뻔 했다!!!!

요녀석들의 대화소리에... 안에서 아주머니 한분이 언능 나오신다.

어쩐지... 입구에 없더라니... 들어가면 이 녀석들이 대화를 하니...
손님이 들어오는지 안들어 오는지 아는 시스템인가보다. ^^;;



아주머니께서 나오신 김에... 엽서를 구입하고 간단하게 이곳에
대한 설명도 듣고 기념 스템프도 찍었다.

아주머니 말로는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양초로 돈을 번 사람의
집도 있다고 하는데....
그러나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순례길로 나섰다. ^^

우치코 마을은 옛 정취과 오롯히 살아 있는 곳이 아닌가 싶다. ^^b

희야가~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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