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 도보순례

글/그림 : 희야시스

[23일째] 오랜만에 고독을 씹으며 걷다.

<시코쿠 88절 1200km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걷다. (38)>


- 오랜만에 고독을 씹으며 걷다. -


2010. 4. 16. 목요일 / 비 (23일째)

5시 30분에 일어나 씻고 가방을 정리하고...
6시 30분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내려갔다.



아침 식사도 역시나 맛깔스럽고 푸짐하다. ^^



오늘부터 또다시 빗길을 걷게 되니 힘을 내기 위해서 밥 두공기를
뚝딱 해치웠다. ^^a



야마시로야 료칸 주인 아저씨~
외국인도 많이 오는 곳이라 그런지 무척이나 살갑게 대해 주셨다.

7시 20분 아가타상과 함께 야마시로야상에게 인사를 드리고 함께
출발을 했다.



이른 아침 똑같은 가방을 멘 여러 아이들이 함께 등교를 하고 있다. ^^



56번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데 아가타상이 바다를 가르키더니
저것이 무엇인 줄 아느냐고 묻는다.

"뭔데요???"

"진주 양식을 하는 것이야."

"와~ 진짜요?"

"응.. 하마치 양식장으로도 유명하고... ^^"



진주 양식장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 찍었다.

그런데 내 모습...완전 아기 한명을 업고 있는 폼이다. --a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데 나가오상이 처음 보는 오헨로상과 함께
걸어 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어라... 가방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

"나가오상 가방은 어디다 두고 오셨어요?"

"응 가방은 오늘 묵을 숙소로 보냈지~"

"우와~ 가벼워서 좋겠어요. ^^a"

산티아고에서는 힘든 코스중에 가끔 짐을 택시로 보내는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시코쿠에서도 이런 방법을 이용하는
줄은 처음 알았다.



"자~ 희상 우리도 갈까?"

"네.. ^^"



해안선쪽은 역시나 볼거리가 많아서 걷는 내내 즐거운 것 같다.



안개가 자욱한 산속...
조금 있으면 아가타상은 저 산속을 걸어야 하는데...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여기서부터는 아가타상과 아쉬운 작별을 해야한다.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산길로 아가타상은 걸을 예정이고...
나는 비때문에 56번 도로를 따라 걸을 예정이다.

"아가타상... 동생 잘 보내주고 오세요."

"응!! 희상 내일은 같은 숙소니깐...
내일 숙소에서 만나~"

"넵!!! ^^"

멀어져가는 아가타상의 뒷모습을 보니 가슴이 짠~하다.



앞에서 걷고 있던 나가오상이 다시 되돌아 오고 있다.

"희상 산길이 이쪽이야???"

"네. 산길로 가시려고요?"

"응. 산길이 역시 좋잖아.~"

"네... 조심해서 잘 가세요."

"그래~"

이론... 아가타상 혼자 조용히 가면 좋을텐데...
나가오상이 그 뒤를 걷는다니... 조금 걱정이... ^^a

그나저나 나가오상과 함께 걷는 남자분의 눈치가 산으로 가고 싶지 않은데
나가오상이 끌고 가는 눈치다.

나가오상과 헤어져 걷고 있는데 뒤를 보니 나가오상과 함께 걷던 남자분이
혼자 걸어오고 있다.

역시나... 산길이 싫어서 따로 걷기로 하고 오는 모양이다. ^^a



잠시 비를 피할수 있는 보행자 터널이 나왔다.

내부도 환하고 재미난 그림이 중간 중간에 그려져 있어서 무섭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아서 좋았다.



10시 50분 버스 정류소에 앉아 쉬면서 게살주먹밥을 먹었다.

비가와서 걷기가 좀더 힘드니 다른 때보다 금방 배가 고파서 이른
점심을 먹은 것이다.



우라리우치우미온센이다.

오늘 만약 민슈쿠에서 숙박을 하는 것만 아니라면 이곳에서 온천욕을
즐기다 가고 싶지만 오늘 묵을 장소가 민슈쿠이기때문에...
이곳에서 돈을 낭비할 수 없어서 아쉽지만 그냥 통과했다.



바닷가 돌 위에 작은 사당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밀물때도 저곳까지 바닷물이 안 들어오는 걸까???



한적한 우라치 어촌마을 풍경들...!!



우라치초등학교를 지나 발견한 휴게소와 화장실!

그런데 화장실로 가면서 보니 어라....!!!
화장실 옆에 작은 방이 있는 것이 아닌가!!!

노숙하기에 너무나 좋은 조건이다.
그러나 이곳에 머물기에는 너무나 이른 시간이고...
또 예약되어 있는 민슈쿠가 있기때문에 아쉽게 패스~

이곳을 사용하려면 주민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사용하면 되는 것 같다.



비오는 날 개구리가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 ^^a



차가 다니는 터널 옆에 사람이 다니는 터널이 있다.
바람이 통하는 길이라... ^^b



Fuen Pocket 공원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오늘은 비가 왔지만 중간 중간 편하게 쉴수 있는 곳이 많아서 다행이다.

그나저나 오늘도 츄상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원래 무척이나 빠른 사람이었으니 나보다 훨씬 멀리 간 것은 아닌가 싶다.



공원에서 출발한지 30분만에 또 오헨로 휴게소가 보인다.
좀전에 쉬었으니깐 이곳은 그냥 통과~



숙소에 도착하기 전에 있는 로션 편의점에서 오늘 먹을 저녁거리를
사기로 했다.

우묵가사리, 김치오니기리, 아사히맥주 한캔 안주로 닭강정까지 구입하고
숙소를 향해 걸었다.



츠시마대교를 건너니 이처럼 예쁜 마을의 풍경이 펼쳐졌다.

건너편쪽에는 오늘 아가타상이 묵는 오하타료칸이 있다.
나는 그 건너편에 있는 요시노야 료칸으로 향했다.



3시 30분 요시노야료칸에 도착했다.

이곳은 스도마리에도 여러 종류가 있었나보다.
3,000엔은 여러사람이 함께 잘때 가격이었으나 없어진 듯 싶다.



오늘 이곳에 묵는 사람은 나와 다른 한명이 전부라고 한다.

이렇게 넓은 료칸에 단둘이라니...
아무래도 여러 료칸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라 그런 듯 싶다.



이방은 단체 손님이 왔을 경우 사용하는 방~



료칸안에는 만화책이 하나가득하다.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아다치상의 책이 하나가득 있어서 완전 행복하다.



씻기전 젖은 옷을 벗고 세탁기부터 돌렸다.



세탁기를 돌리며 바라본 운동장도 한가롭기만 하다.

먼저 온 손님이 씻고 나온 뒤 목욕탕으로 향해 뜨거운 물에 여유롭게
목욕을 즐기고 나왔다.



저녁으로 사온 음식들을 펼쳐 놓고 좋아하는 아다치상의 H2 만화를
보며 오랜만에 홀로 있는 시간들을 즐겼다.

고치현에서는 장거리를 걷다가 에이메현으로 들어오면서 부터 계속 걷는
거리가 너무 짧아진 것은 아닌가 싶다.

이제는 30km 안쪽이면 짧다는 느낌이 들정도니 체력이 강해진 모양이다.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은 다행히도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한다. ^^b

아가타상은 지금쯤 숙소에서 주인 아주머니와 지난 날들을 이야기하며
식사를 나누고 있겠지?

그나저나 스도마리로 묵으니 오늘 함께 묵은 손님과는 눈 인사도
할 기회가 없고...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내일은 행복한 사람들과 함께 따뜻한 저녁식사가 기다리고 있으니
어서 빨리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

희야가~

휘리릭~~~~



<지출 내역>

새우오니기리 155엔/ 우묵가사리 105엔/ 김치오니기리 125엔
아시히 맥주 500ml 284엔/ 닭강정 210엔 / 건조기 40분 사용료 200엔
요시노야 료칸 3,500엔(아침, 저녁식사 불포함)

당일총액 : 4,579엔


일일 도보거리 : 25km
야시마로야 료칸 ~ 요시노야 료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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