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 도보순례

글/그림 : 희야시스

[5일째] 다카하시상과의 인연의 시작

<시코쿠 88절 1200km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걷다. (13)>


- 다카하시상과의 인연의 시작 -


2010. 3. 29. 월요일 / 강풍 때때로 비 (5일째)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짐을 챙겼다.
옆방에는 아직 인기척이 없다.

등치는 유~하게 생겼으나 은근 신경이 예민해서 어제밤 잠을 한숨도
자지 못하고 일어났다. --;;;

짐을 챙기고 아래로 내려가 간단히 씻고 올라오니 A상이 그제서야
일어나 가방을 챙기고 있다.

가방을 메고 먼저 출발하겠다고 인사를 남기고 아래로 향했다.
둘사이에 어색한 공기가 떠 다닌다.

가방을 메고 1층 계단을 내려가는데
이노우에상이 사각팬티 모습으로 나타났다. --;;;



"어이~ 희상 벌써 출발하는거야?"
"아... 네.. ^^;;"

"아침 먹고 가지? 내가 아침 쏠께~!"
"아니예요. ^^;;; 오늘 가야할 길이 멀어서...
신세 많이 지고 갑니다."

"그래? 할수 없지. 조심해서 가라고~"
"네.. ^^;;"

옷 좀 챙겨 입고 나오시지... ㅠㅠ
누가 에로 9단 아니랄까봐.... --a

그나저나 도망치듯 나오는 꼴이라니... ㅠㅠ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아저씨의 맘을 몰라주고...
매몰차게 온 것은 아닌지...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괜시리 서글픈 눈물이 또 흐른다. ㅠㅠ



근처 자판기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아픈 마음을 달랬다.

하늘에서 보슬 보슬 비가 내린다.
마치 아빠가 다정히 내 이름을 부르며 위로하는 것 같았다.

그래!!! 힘내자고~
아랫배에 힘을 주고 씩씩하게 걸어간다.



7시 정각 17번 절인 이도지[井戶寺]에 도착했다.

사찰의 원래 명칭은 묘쇼지[妙照寺]이다.

815년 이 절에 머물고 있던 코보대사가 물 부족으로 고생하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하룻밤 사이에 우물을 파서 물을 얻은 데서 절 이름도
이도지[井戶寺]로 바꾸었다고 한다.

절의 산문(山門)은 무가(武家)의 별저 문을 옮긴 것으로 옆으로
길게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경내에는 본당, 대사당, 히가기리대사당[日限大師堂 - 날을 정하여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루어 진다] 등이 있다.

히가기리대사당에는 코보대사가 팠다는 <그림자 샘>과 코보대사가
샘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조각하였다는 히가기리대사 석상이 있다.



경내를 둘러보고 있는데 A상이 산문에 들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아침을 먹고 천천히 출발한다고 하더니 벌써 온 것이다.
어색한 공기가 싫어 서둘어 가방을 메고 경내를 빠져 나왔다.



17번 절 이도지에서 18번 절 온잔지까지는 16.8km 이다.

여지껏 절과 절 사이가 짧았었는데 갑자기 긴 코스를 홀로 걸으려니
조금 걱정이다.

왜 남자들은 지도를 참 잘 보던데... 여자들은 지도에 약한지.. --a



거기다 17번 절에서 18번 절까지 가는 길은 여러 코스가 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지도를 잘 못보는 편이라 일단 보이는 마크에
의지하며 길을 걸어 갔다.

나카이쿠이교를 지나 갈래길에서 눈에 띈 마크를 따라 갔는데..
A상이 나와는 다른 길로 가는 것이 보였다.

'저쪽에도 마크가 있었나 보군~'

서로 다른 루트로 가는 것이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a



30번 도로에서 조금 벗어나 걷다보니 구라모토역이 보였다.

오케~ 나름 잘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그나저나 시간을 보니 벌써 9시가 다 되어간다.

아침에 커피 한캔을 마신 것이 전부이다 보니...
점점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길가에서 만난 요시노야로 들어가서 규동정식(500엔)을 시켜 먹었다.

음식을 다 먹고 잠시 화장실에 갔는데... 화장실 거울속의 내 모습을
보고 완전 놀랬다. --;;;

찬바람 때문에 얼굴 전체가 각질이.... ㅠㅠ
어쩐지 종업원이 좀 이상하게 보더라니.. --a

화장실에서 다시 얼굴을 말끔히 씻고 화장품과 안티푸라민까지 발라주었다.



길을 걷다 만난 다리 위의 조형물은 매년 8월 중순에 도쿠시마현 전역에서
열리는 이와 오도리 축제 모습이 담긴 조형물이 었다.



벚꽃이 너무나 예쁘게 피어 있던 진자의 모습~



니켄야역까지는 제대로 찾아 갔는데 중간에 잠시 마크가 사라져
길을 잠시 헤메다가 사람들에게 55번 도로를 물어봐서 55번 도로를
쭉 따라가니 다시 마크도 보이고 루트 안에 있는 히아이 우동집도 보였다.



1시 10분... 55번 도로를 홀로 지루하게 걷다보니 헨로 휴게소가 보였다.

어제만 해도 잘 보이던 오헨로상들이 다 어디로 간 것인지...!?

홀로 휴게소에 앉아 점심으로 슈퍼에서 구입한 주먹밥과 음료수를 마시며
잠시 쉬고 있으니 어느새 단체 오헨로상들이 우루룩 들어왔다.

잠시 인사를 나누고 그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갑작스럽게 불어오는 강풍으로 휘청이고 있는데...
뒤에서 "오헨로상~ 오헨로상~"하며 나를 부른다.

뒤돌아 보니 제과점에서 일하는 여성분이 날씨도 짓궂은데 수고가 많다며
여러개의 과자를 오셋다이로 전해 주었다.

감동의 눈물이 좔좔... ㅠㅠ



18번절 온잔지로 거의 다 왔을 무렵....
걷다보니... 뭔가 좀 이상하다.

잉..? 산으로 좀더 올라가다 아무래도 이상해 다시 이정표를 보니...
이럴수가...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은 19번절 다츠에지 방향이 아닌가.!!!

갈림길이 있었는데... 잘못보고 19번 방향쪽으로 온 것이다.

그나마 더 많이 가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 여기며 왔던 길을 도로 내려갔다. --;;



갈림 길로 다시 내려와 18번절로 향하는데 맞은편에서 오고 있는
오헨로상이 나에게 말을 건냈다.

"안녕~ 나 모르겠어?"

"에..? 우리가 만난적이 있었나요?? ^^a"

사실 하루에도 수십명씩 스치고 지나가니깐 얼굴을 외우는 것이
쉽지가 않다.

상대방은 내가 한국인이라 한번 만나도 쉽게 외우고 있지만 말이다.

"응.. 쇼산지에서 처음 만났었는데... ^^a
같이 있던 친구는 어떻게 된거야???"

"아... 아가타상이요?
일정이 달라서 헤어졌어요. ^^"

"오늘 숙소는 정한거야?"

안그래도 18번 절에 도착하면 숙소를 정해 예약해야 했었는데...
어찌 알고 물어 주시는지.. ^^a

"아직요. 후나노사토 민슈쿠에 예약을 할까 생각중이예요.
그런데 방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아! 그래? 난 오늘 그곳에 예약되어 있는데...
내가 예약 전화 해줄까?"

"네... 그럼 감사하죠. ^^"

다카하시상이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다행히 방이 있다고 해서
예약을 해 주었다.

"어떻할까? 여기서 내가 기다릴까?"

"아니예요. 길거리에서 기다리면 너무 오래 기다릴 것 같아서...
그냥 19번 절에서 만나요."

"OK~"



다카하시상은 19번 절로 향했고.... 나는 18번 절로 향했다.

다카하시상이 너무 기다리지 않게 하기 위해 부지런히 걸어 갔는데...
이럴수가... ㅠㅠ 또 갈림 길에서 길을 잘못 선택해서 어뚱한 곳으로
올라 간 것이다. --;;

새로 짓고 있는 절이 보였는데 아저씨가 나를 보더니 잘못 왔다며...
다시 내려가 반대 방향으로 가라신다. --;;



다시 길을 따라 내려가 반대 방향으로 가니 드디어 18번절 온잔지가 보였다.

절의 원래 명칭은 미쓰간지[密巖寺]이다.

코보대사가 이곳에서 수행하고 있을 때 그의 모친이 그를 만나려고
가가와현에서 왔으나 여인 금제의 절이라 입산이 허용되지 않았다.

거기서 코보대사는 여인 금제를 해제하기 위하여 7일 동안 폭포를 맞아가며
수행을 하고 여인 해금의 법사를 한 후 어머니를 맞이하여 효행을 하였다.

이때 절 이름을 온산지[恩山寺]로 바꾸었다고 한다.



참배가 끝나고 납경소에서 노쿄를 받기 위해 납경장을 꺼냈는데...
어라~ 납경장 앞 비닐에 넣어 둔 아빠 사진이 보이지 않는다.

어딘가에 떨어트린 모양이다. ㅠㅠ

갑자기 너무 놀래서 노쿄를 받자 마자 왔던 길을 되집어서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사진이 보이지 않는다.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어 가방을 놓아 둔 의자에 가서 앉으려고 하니...
의자 위에 사진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휴~~~~~~~~~~~~~~~~~~~~~~~~~~~~~~~~~~~~~!!!!

그자리에서 바로 스카치 테이프를 꺼내서 납경장에 떨어지지 않게
붙어 놓았다.

이제는 잃어 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빠 미안해요. ㅠㅠ"

그나저나 이 사진이 어떻게 의자에 놓여 있었을까?
생각 할수록 신기했다.

혹시 코보대사가 살짝 주어서 갖다 놓아 주신 건 아닐까? ^^a

나오는 길에 코보대사와 앞에서 다정하게 자신을 찍었다.



내 사진을 찍어주신 분이 어디서 왔냐고 해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그 곁에 계시던 여성 세분이 나에게 관심을 갖고 말을 건낸다.

이분들은 택시를 타고 여행중이었는데 한국 드라마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 하셨다. ^^

그리고 헤어지기 전에 차가 있는 곳으로 따라오라고 하시더니....
차에서 모찌랑 귤이랑 오셋다이로 전해 주셨다. ^^b

조심해서 잘 여행하라며 택시를 타고 출발하던 차가...
잠시 멈추더니 다시 나를 부르신다.



왜그런가 해서 가보니... 택시 운전사 아저씨가 비단으로 만든
오사메후다를 건내 주시며 기념으로 갖고 가란다.

오사메후다는 여러가지 색이 있는데...
내가 갖고 다니는 흰색의 오사메후다는 1회~4회를 도는 사람들이
갖고 다니는 것이며... 녹색은 5회~6회, 빨간색은 7회~24회
은색은 25회~49회, 금색은 50회~99회, 내가 받은 것과 같은 비단은 100회
이상인 사람들이 갖고 다닌다.

독자적으로 만든 이런 오사메후다도 받아보고 오늘 헤멘 보람이 있다. ^^a



그나저나 시간을 너무 지체했다.

서둘러 아까 다카하시상을 만난 곳까지 뛰어 내려갔는데...
갑자기 뒤에서 개들이 나를 향해 달려온다. --;;

완전 놀래서 소리 지르면 도망가는데...
다행히도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제지해서 겨우 녀석들이 멈췄다. --^



놀랜 가슴 진정시키며 오솔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18번절 온잔지에서 19번절 다츠에이까지는 4km이다.

5시가 되기까지는 1시간 30분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다.
거기다 다카하시상이 기다릴텐데... 너무 많이 기다리게 만드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해 졌다.



4시 40분 드디어 19번절 다츠에이[立江寺]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다카하시상이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기다리다 안오니깐 먼저 숙소로 가신 모양이다.
숙소를 찾는 것이 좀 걱정이긴 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기다렸으면
너무 미안했을 것 같은데... 숙소로 가서 기다리시니 미안한 마음이
조금 덜 들었다.



이 절은 처음에는 교키 승려가 현재의 절 위치에서 서쪽으로 약 400m 떨어진
곳에 당우(堂宇)를 세우고, 작은 지장보살상을 조각하여 본존으로 안치하였다.

그 후 코보대사가 6척(약 180cm)의 연명지장보살상(延命地藏菩薩像)을
조각하여 본래의 작은 본존을 연명지장보살상의 뱃속에 안치하고,
절 이름을 다쓰에지라고 정했다.

또한 이 절은 관소지[関所寺]중 하나이다.
코보대사가 순례자들의 행동을 체크하는 절로써 행동이 나쁘면 그보다
앞으로 나갈 수 없다고 한다.

88개절에서 관소지는 총 네곳이 있는데 19번 다츠에지, 27번 고노미네지
60번 요코미네지, 66번 운펜지가 있다.

1803년 시마네현의 경[お京]이라고 하는 여자가 남편을 살해하고 정부와
도망을 친 후, 시코쿠 순례에 나왔지만, 이 절에서 두발이 조종의 밧줄에
감기었다는 일화도 있다.

아직까지 나는 별탈 없는 것을 보니 코보대사가 어여삐 여기고 있다보다. ^^a

경내를 빠져 나가는데 트럭을 모는 아저씨께서 오늘 숙소는 정했는지
물어보신다.

정했다고 이야기 하니 이 근처에 젠콘야도가 있는데...
라고 말씀하셔서... 약간 마음이 흔들렸지만... 다 늦은 시간에
예약해 놓은 곳을 취소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예정된
민슈쿠에서 묵기로 했다.



절 근처에서 후나노사토의 위치를 물어 물어 드디어 도착했다.
사실 한자에 약한 희야... --;;;
간판의 글짜를 딱 본 순간.... 히라가나의 の[노]짜를 보고...
이 곳을 찾았다. ^^;;

책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와 간판의 전화번호를 비교해 보니 딱 맞다.
아싸~

이가 없으면 인몸으로라고... 나름 잔머리로 잘 찾는다. ^^a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안그래도 다카하시상이 잘 찾아 올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었다며 추운데 어서 오라며 나를 맞아 주셨다. ^^

다카하시상은 일찍 도착했는지 목욕도 다 하고 기다리신다. ^^a

"희상 왜이리 늦은거야?"

"다카하시상이랑 헤어진 뒤로 길을 잘못 들어섰거든요. ^^;"

"ㅎㅎ 정말... 나도 여기 오는데 너무 기분이 좋아서 휘파람을
부르고 가는데 어떤 사람이 그 길이 아니라며 나를 부르더라고...ㅋㅋ"

"ㅎㅎ 그러셨군요."



곧이어 주인이 나를 집안을 안내해 주셨다.

손님용 방은 2층에 있었다.

집안을 둘러보며 감탄이 나왔다.

너무나 깔끔하고 예쁜 집이었기 때문이다.

목욕탕도 두군데다 있어서 남여 따로 따로 바로 바로
목욕 할 수도 있었고 밖에는 여러대의 세탁기와 건조기도 있었는데
세탁비까지 무료라 밀린 빨래부터 돌려 놓고 목욕탕에 들어가
몸을 담궜다.



목욕을 하고 나오니 벌써 식탁에 음식이 준비 되어 있었다.

사시미부터 시작해 다양한 반찬과 디져트까지 얼마나 아기자기
하면서도 푸짐하던지 완전 신이 난 희야~ ^^

무엇보다도 화로에 구운 표고버섯의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일반 식탁이 아니라 화로불 둘레의 식탁 분위기가 운치를 더해주었다.



오늘 이곳의 손님은 다카하시상과 나.. 그리고 시마상부부가 함께했다.

시마상부부는 이번이 7번째라며 초록색 오사메후다를 건내 주었다.

이 부부는 그날 그날 컨디션에 따라 걷기도 하고 차도 타며 자유롭게
여행을 하고 있다고 한다.

주인 아저씨께서 내일 일정에 대해 물어 보신다.

19번절에서 23번절까지 자세히 나와있는 프린트을 주면서 내일 일정과
숙소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알려 주셨다.

"민슈쿠는 말이지... 안주인이 제일 중요해.
그곳의 음식은 안주인에 따라 격차가 크기때문이지."
라며 맛있는 민슈쿠 집도 몇군데 알려주셨다.

"희상은 내일 어디까지 갈거야?"

"음... 22번절 근처에 기쿠야 젠콘야도가 있다고 하던데 그곳에서
묵을 수 있으면 그곳에서 하루 지내려고요."

"내일 일정은 그럼 31km정도는 될거야.
5시에 일어나 5시 30분에 아침을 먹고 출발해야 하니깐
단단히 마음 먹으라고~"

"다른 분들은 어디까지 가세요?"라고 물어보니...

시마상 부부는 후나노사토에서부터 7km지점까지 아저씨가 차로
데려다 주면 거기서 부터 걸어서 22번 절까지 간다고 하고
다카하시상은 걸어서 22번 절까지 간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시마상 부부는 먼저 잠자리에 들러 가시고
다카하시랑 나랑 주인 아주머니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거기다 조금 뒤... 아주머니 손녀까지 합세... ^^

하츠네짱은 잘 보면 문근영이랑 많이 닮아 보였다.

가방에서 한복을 입은 곰돌이 인영을 꺼내와 선물로 주니 무척이나 좋아했다.



다카하시상은 초등학교 선생님이라고 한다.

갑자기 심장이 좋지 않아 1년간 휴직을 냈다고 한다.

잠도 잘 못이루고... 몸도 안 좋아지고 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곳에 왔다고 하는 다카하시상...!

마음이 쨘~ 했다.

다카하시상은 선생님이라 그런지 이야기를 참 재미나게 잘 해주신다.

각지역의 사투리며 그 일화를 이야기 해주는데...
밤 늦은 줄 모르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런데 여기는 스도마리(식사 불포함)인 경우는 얼마예요?"

"3,000엔이야. 그런데 자는 곳은 이쪽이 아니라 옆 건물이야.
약식으로 간단한 밥을 원할때는 500엔만 받고 오셋다이로 주고 있지."

주인 아주머니의 말씀을 듣고 다카하시상이...
"희상 나 땜에 스도마리로 못 묵은 것 아니야?"

"아니예요. 덕분에 맛난 밥도 먹고 좋았는걸요~ ^^
그래도 이렇게 주인 아주머니랑 다 함께 이야기도 하고...
이게 더 좋은걸요."

"그렇지.. ^^"

"네~"

정말 그랬다.
밥도 너무 맛있었고... 함께한 오헨로상들도 너무 좋은 분들이고...
그만큼 값어치를 하고도 남는 곳이었다.

다음에 이곳에 묵는다면... 그때도 스도마리가 아니라 식사 포함으로
이곳에 또 묵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저녁 9시가 넘으니 피곤했는지 나도 모르게 눈이 감긴다.

아무래도 먼저 올라가야 겠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건조기에 돌려 놓은 빨래를 들고 올라가 가방을 정리하고 잠자리를 준비했다.

오늘밤은 여느때의 밤보다 편안하고 따뜻하게 잠자리에 들수 있어서 행복했다.

희야가~

휘리릭~~~~



<지출 내역>

납경료 300엔 X 3 = 900엔 / 요시노야 규동 정식 500엔
삼각김밥 105엔 / 스카치 테이프 112엔 / 캔커피 120엔
후나노사토 민슈쿠 6,000엔

당일총액 : 7,737엔


일일 도보거리 : 23km
사카에 택시 젠콘야도 ~ 17번 이도지 ~ 18번 온잔지 ~
19번 다츠에지 ~ 후나노사토 민슈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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