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 도보순례

글/그림 : 희야시스

[4일째] 에로 9단 사카에 택시 젠콘야도 이노우에상

<시코쿠 88절 1200km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걷다. (12)>


- 에로 9단 사카에 택시 젠콘야도 이노우에상 -


2010. 3. 28. 일요일 / 춥고 때때로 비 (4일째)

13번절 다이니치지에서 14번 죠라쿠지까는 2.3km이다.



14번 죠라쿠지로 향하는 도로 한쪽편에서 족제비 한마리가 죽은 채로
가지런히 누워있었다.

차도로 나왔다가 차에 부딪혀 죽은 모양이다.
그래도 누군가가 차도에 방치해 놓지 않고 한쪽 편에 가지런히 놓아 두었다.

괜시리 가슴이 아팠다. ㅠㅠ



13번 절부터 함께 동행해서 걷기로 한 재일교포 A씨는 경보선수 마냥
저만치 앞서 걷고 있다.

그는 사진을 찍지도 않고 거리를 감상하지도 않고 오직 앞만 보며 걸었다.

그는 이 길을 걷는 것은 코보대사처럼 수행하듯 묵묵히 걸어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내가 사진을 찍거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거나...
절에서 반야심경을 읽지 않는 것에 대해 그는 못마땅해 하는 눈치였다.

처음에는 그와 페이스를 맞추어 걷다가 이내 포기하고 천천히 뒤를
따라 걸었다.

아가타상과 함께 걸을때는 함께 걷는 즐거움이 컸는데....
누군가의 동행이 이렇게 힘겨운 건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40분만에 도착한 14번 죠라쿠지[常樂寺]는 벚꽃이 활짝 펴 있었다.

미륵보살을 본존으로 하고 있는 곳은 시코쿠 영지안에서 죠라쿠지가 유일하다.

이곳에서 A씨가 오늘 묵을 사카에 젠콘야도에 전화를 해서 그곳에서
숙박이 가능힌지 물어보니 주인 아주머니인 듯한 분이 퉁명스런 목소리로
그렇게 하라고 했단다.

퉁명스런 목소리에 A씨는 정말 가도 될지 좀 고민하는 눈치였다.



본당 옆에 있는 아라라기(떡갈나무)를 당뇨병에 걸린 노인에게 달여
먹이며 기원을 하였더니 회복을 했다는 전설이 있다.

그 후로 이 나무에 코보대사가 있다고 전해져 <아라라기 대사>로 불리운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본당에서 참배 후 내려가는 길에 나무를
어루만지며 기원을 하는 모습들이 많이 보였다.

또 이 절의 특징적인 것으로는 경내에 물결 모양의 암석이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



14번절에서 참배를 끝내고 산문을 나서는 길에 이제 막 들어서는
아가타상을 만났다. ^^

A씨와의 동행이 알게 모르게 힘들다보니, 아가타상이 완전 그립다. ㅠㅠ

"희상 힘내~!"하며 하이파이브를 해주며 지나가신다. ^^



14번 죠라쿠지에서 15번 고쿠분지[国分寺]까지는 0.8km의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14번 절과 15번 절이 가깝다보니 버스를 이용해서 온 오헨로상들의
모습을 고스란이 또 만나게 되었다.



납경소에 가보니... 버스 순례자들을 인솔하고 온 사람들이 하나 가득
모아서 갖고 온 납경장에 노쿄를 받고 있었다.

별수 없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 받아 가는 수 밖에.. ^^;;



15번절 고쿠분지에서 16번절 간온지[観音寺]까지는 1.8km에 위치해 있다.

19세기, 여성 순례자가 젖은 백의를 모닥불로 말리고 있을 때,
백의에 불이 붙어 화상을 입었다고 한다.
여성은 옛날에 시어머니를 타다 남은 땔감으로 때렸던 적이 있어,
그 벌을 받았다고 반성하며 불길에 쌓인 여성의 그림을 이곳에 봉납했다고 한다.

그 외 경내에 요나키지죠[夜泣き地蔵]가 모셔져 있는데 이곳에 기원을 하면
아이가 밤에 울때 멈추게 하는 영험이 있다고 한다.

시간을 보니 벌써 오후 4시 20분이다.

오늘의 순례는 여기서 마치고 오늘의 숙소로 정한 사카에 택시 젠콘야도로 향했다.



사카에 택시 젠콘야도는 16번 간온지에서 17번 이도지로 가는 도중
국도 192호선 가의 사카에 택시 사무실 2층에 위치해 있다.

처음에는 무심코 지나쳐 갔다가 근처의 편의점 직원에게 물어보니 다시
밑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된다고 해서 다시 되돌아 오는 길에 발견했다.

사무실에 들어가니 사카에 젠콘야도 주인인 이노우에 켄이치상이
우리를 맞아 주었다.

"아까는 여자분이 전화를 받던데....?"라고 물으니 자신의 부인이란다.

오늘 하룻밤 신세지게 되었다며 감사하는 의미에서 서울에서 준비해
갖고 간 한복 입은 곰돌이 핸드폰 걸이와 동전지갑을 아주머니께 선물로
드렸더니 뾰루퉁해 보이던 얼굴에 미소가 보인다. ^^a



아저씨의 안내에 따라 2층 계단을 올라가니 두개의 방이 있었다.
안쪽 방은 여자들이 이용하는 방... 계단 옆에 있는 방은 남자들이
이용하는 방이었다.

거기다 하나 가득 이불도 있다. ^__________________^

한국인이 왔다 간적이 있냐고 물어 보니 한달 전에 소설가라는 60대정도
된 최상이라는 사람이 왔다 갔다고 한다.

이노우에상은 잘때 문단속 하는 방법을 알려주며 잘 잠그고 자라고
친철하게 알려주셨다.

그리고 잠시 앉아 보라며 아픈 곳들을 기치료를 해주겠다고 하신다. ^^;

A씨와 다른 오헨로상 한분이 보는 가운데서 기치료를 해 주셨다.
언젠가 TV에 출연을 한 적도 있다며 자신의 치료를 확신을 하는 듯 싶었다. ^^a

이 치료는 나만 해주는 건지..?
아니면 이렇게 오는 오헨로상들에게 다 해주는 건지...?
물어보니 다 해준다고 한다.

암튼 사이비인지...?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도 보는 가운데 하는 거라....
그냥 아무말 없이 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a

어깨쪽이랑 다리쪽에 뜨거운 기운을 넣는 시늉을 하시는데...
나름 진지한 모습이다. ^^a

내가 끝나고 A씨도 해 주려고 했지만 A씨가 자신은 괜찮다고 해서 결국
나만 받은 꼴이 되었다.
나만 바~보가 된건가??? --;;



이노우에상이 커피 한잔 마시러 가자고 한다.
근처에 아라비카라는 카페가 있는데 그곳에 한국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며 전화해서 바꿔주신다.

얼떨결에 통화를 한 뒤 아저씨의 차를 타고 A씨와 함께 셋이서
아라비카 카페로 향했다.

그런데 아저씨 운전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완전 한국 버스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모습 같다. ^^a

어찌나 쏜살같이 질주하던지...!!!



아라비카에 도착하니 아까 통화를 한 타니 야스히데상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경영 컨설팅 일을 하는 타니상은 일 때문에 자주 한국에 오고 간다고 한다.



나는 냉커피를 A씨는 따뜻한 커피를 주문했다.

티 테이블 유리 안에는 다양한 나라의 돈이 넣어져 있었는데...
한국 돈 만원짜리는 타니상이 이곳에 선물로 준 돈이라고 한다.



아라비카 카페 주인이신 후지오카 다카사토상~

카페도 분위기 있고 아저씨도 세련되어 보였다.
물론 커피 맛도 너무 맛이 좋았다.

카페를 너무 예쁘게 꾸며 놓은데다가 아저씨도 위트가 있는 것이
단골 손님이 꽤 많은 듯 싶었다.



이 고장에서 유명한 맛난 단팥빵이라며 먹어 보라고 전해주셨다.

통역을 해줄 A씨도 있겠다 사카에 아저씨께 이런 저런 궁금한 점을 질문했다.

"아저씨 젠콘야도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 누구예요?"

"음... 예전에 요코하마에서 사는 29살의 처녀가 시코쿠를 여행했는데
이 여성이 글쎄 처녀성을 버리기 위해 이곳에 온 거야."

"에~~~~ 정말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요?"

"고치에서 독일 사람을 만났고 그와 첫 경험을 하고 싶었으나
1인용 침낭이라 할 수가 없었던 거야.
결국 시코쿠를 다 돌고.... 우리 젠콘야도에 와서 그 독일 사람과
드디어 첫 경험을 통해 처녀성을 버릴수 있었지 크크크"

통역을 해주는 A씨는 에로틱한 표현들 때문에 나에게 걸러서
통역해 주느라고 괴로워 하는 듯 싶었다. --;;

"한국 사람들은 야한 이야기 하는 것 좋아하지 않나?"

"음... 글쎄요. 여자들은 별로 안하는데...
특히나 결혼 안한 여자한테 야한 이야기 하는 것은 실례예요."

"그렇지만 그 나이에 아직 결혼 안한 희상에게도 책임은 있다고~"

으그... 느물 느물 농담하는 것이 어찌보면 드래곤볼의 무천도사와 비슷한
필이 느껴졌다.



"젠콘야도 운영하면서 안 좋았던 경험도 있나요?"

"어떤 때는... 택시 매상을 훔쳐 사라지는 놈도 있었고...
또 어떤 놈은 이곳에서 자면 죽는다고 적어 놓고 간 사람들도 있지"

"헉... 정말요?"

"그러다보니 우리 와이프는 젠콘야도 운영하는 것을 그리 달가와하지 않아."

"아...."

그제서야 주인 아주머니의 퉁명스런 목소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

"희상은 혼자 여행하면서 무섭지 않아?"

"저요? 저 이래뵈도 검도 2단이라고요."

"피~ 별로 무섭지도 않은 걸~
그렇다면 난 말이지 에로 9단인 걸~
걸어다니는 생식기와 같지. 크크크..."

몬산다. --;;;

"젠콘야도를 운영하는 사람중에 자신이 운영하는 음식점의 남은 음식을
오헨로상들에게 주는 사람도 있는데...
우리 젠콘야도는 남아 도는 가스가 많으니 가스를 줘야 할까? 크크크"

"--;;;"



"이곳 커피 맛 어때?"

"음.. 맛있어요."

"사실은 이곳 커피에는 몰핀이 들어 있다고...
그래서 사람들이 중독되어서 계속 찾아 오는거지.."

"--;;;"

아라비카 주인이 후지오카상은 이노우에상의 말을 듣고 큰 소리로 웃으신다.

이노우에상의 유머 감각이 정말 남달랐다. --a

"저녁은 먹었어?"

"아... 근방에서 A씨와 먹을거예요."

"그럼 저녁먹고 나서 벚꽃 구경 가지 않겠어?
내가 예쁘게 핀 곳으로 안내할께."

"아... 네... ^^;;"

다시 사카에 아저씨의 차를 타고 젠콘야도에 내린 뒤 이따 보자며
아저씨는 사무실로 들어가시고 A씨와 나는 젠콘야도 근방에 있는
CoCo 카레 전문점으로 향했다.



나는 해물 카레를 A씨는 닭고기 카레를 주문해 먹었다.

"아~ 정말 괴로워...
이 젠콘야도는 여자 혼자서는 절대 가서는 안돼는 곳이야!!!!"

"아저씨가 야한 농담을 좋아해서 그렇지 나쁜 사람 같지는 않던데요."

"그건 희상이 일본어를 잘 못 알아 들어서 그래.
그 아저씨 몇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사람 싫어 했다고 했단 말야."

"그때는 한국 사람과 교류가 없다보니 선입견으로 그런거고,
지금은 아니라잖아요."

"난 일본사람이 그렇게 난폭하게 운전하는 것도 본적이 없고,
무슨 택시 사무실에 택시가 그렇게 많이 대기해 있는지...
그것도 의심스러워.
벚꽃 구경도 가고 싶지 않다고...!"

"그럼 그냥 밥 먹고 늦게 들어가기로 해요.
그럼 안 가도 되잖아요."

"난 오헨로상을 위해 무료로 운영하는 젠콘야도라면 뭔가 봉사정신이
대단한 그런 사람으로 알았는데 이분은 정말 내가 상상한 반대야"

"그냥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그냥 야한 것을 좀 좋아하는 아저씨인가보다.. 하고 넘어가라고요.
그 아저씨는 아무렇지 않은데 혼자 그런 생각을 갖으면 본인만
괴로운 것 아니겠어요?"

고지식한 그로써는 사카에 아저씨를 이해하기 힘든 것 같았다.

괜시리 같이 동행해서 그에게 괴로움을 준 것 같아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



8시가 다 된 시간에 식당문을 나섰다.

그리고 편의점에서 캔맥주와 간단한 안주를 사 들고 사카에 택시 젠콘야도로 향했다.

사카에 택시에 주차 되어 있던 택시들이 아까와는 달리 다 출고 되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A씨가...
"음... 그래도 차가 다 나간 것이 운영은 제대로 하나보네."라고 했다.

사실 그가 몰라서 그렇지 사카에 아저씨는 택시 손님에게 조금이라도 많은 것들을
알려 주기 위해 '시코쿠 관광 검정 시험(시코쿠 관광협회가 주최하는 시코쿠의
관광지 등의 지식을 테스트하는 시험)'을 볼 정도로 일에 대한 프로 의식이 강한 분이다.

다행히도(?) 아저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우리 보다 전에 와 있던 아저씨에게 식사를 하셨는지 물었더니 도시락을
드셨다고 한다.

맥주 한캔 하시겠냐고 물어보니 드신다고 해서 셋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미안해요. 나 땜에 이곳에서 묵게 되서..."

"어제밤에 만난 오헨로상들이 나에게 널 부탁한다고 얼마나 말했는지 알아.
그래서 왠지 책임감이 들어 동행한 것 뿐이야."

"그건 그분들 생각일 뿐이죠.
A상이 나를 책임질 필요는 전혀 없어요.
각자 여행을 하는 건데 내가 왜 남의 짐이 되어 이 길을 걸어요?
내가 의사 소통이 서툴어 보이니깐 걱정해서 하는 말이지 그럴 필요는 전혀 없다고요!!!"

"이 길은 말이지 관광하듯 여행하는 곳이 아니야.
코보대사가 수행했던 모습처럼 여행하는 곳이라고
넌 절에서 반야심경도 외우지 않고 있잖아."

그의 눈에는 내가 관광하듯 여행하는 사람처럼 보였나보다.

그가 나에 대해 알면 얼마나 알고 같이 한 시간이라고 해야 얼마 되지 않은데
그 짧은 시간으로 나를 판단하고 재단하고 결론 내리는 모습에 너무도 화가 났다.

"어떤 사람이든 처음에는 다 서툴고 어설픈거예요.
그리고 이 길이 꼭 불교 신자나 코보대사의 뜻을 따라 가는 사람만 갈 수
있는 길은 아니라고요.
그리고 난 이제 겨우 이 길을 걸은지 4일 되었을 뿐이예요.
아직 초반이고 어설픈 건 당연한 것 아니예요?"

갑자기 서로 언성을 높이며 이야기 하게 되었다.

옆에 다른 오헨로상도 있는데 한국인 둘이서 싸우는 꼴이라니...
그의 눈에는 우리가 어떻게 보였을까? --;;;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이제 그만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자고 했다.

나를 마치 짐처럼 취급하는 그의 모습에 너무나 화가 났다.

그와 더이상 마주치기 싫은 나는 목욕은 생략하고 양치질과 세수만 간단하게
하고 방으로 올라 왔고 그후 그는 목욕을 하러 내려갔다.

그 사이 이노우에상이 방으로 올라왔다.

"희상... 잠깐 나오지 않겠어?
소개 시켜줄 사람이 있는데...!!!"

에구구... 이노우에상과 또 만나길 꺼려했던 A씨를 생각해서...
"미안해요. 너무 피곤해서 지금 그냥 잤으면 좋겠어요."

"잠깐이면 되는데... 안돼???
A씨는 어디 갔어???"

"지금 목욕하고 있어요.
미안해요. 내일 도보를 위해서는 진짜 지금 자야할 것 같아요."

"음... 할수 없지..." 하며 내려 가신다.

미안한 마음에... 아래를 내려다 보니...
어떤 일본인 여성이 나를 만나고 싶어 온 것이 보였다.

또 남자분을 데리고 온 줄 알았는데 여자 분이였던 것이다.

"아... 저기 미안해요."라고 했더니...

동행한 여성분이...
"아니예요. 제가 늦은 시간에 미안합니다."라며 후다닥 사라지신다.

A씨 때문에 나도 모르게 이노우에상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일 중에 하나가 타인의 시선으로 누군가를 판단하는
일인데... 나도 모르게 이노우에상에 대한 시선이 A씨의 의견으로
인해 경계의 대상으로 순간 변했던 것이다.

마음이 우울했다.

정말 내가 언어가 서툴러서 그 아저씨를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한 것일까?
정말 A씨가 말한 것처럼 이노우에상이 그렇게나 안 좋은 사람인가???

방으로 돌아와 오헨로상들이 준 방안 가득 붙어 있는 오사메 후다
(답례 증서)며 엽서들을 둘러 보았다.

저렇게 수 많은 고마운 마음을 표현한 것들이 방안 가득 붙어 있는데...
그렇게 나쁜 사람이라면 저게 가능한 것일까???

사실 이곳은 이노우에상을 평가하러 온 것이 아니라 하룻밤 신세를
지러 온 객일뿐인데 우리가 무슨 자격으로 그를 평가하는지...
주객이 전도 된 상황이다.

잠자리를 펴고 누었는데 눈물이 난다.

이 낯선 땅에 와서 같은 동포끼리 왜 이렇게 상처 주는 말을 주고
받아야만 했던 것일까?

오늘 밤에는 서울에 있는 그이가 못내 그리워 눈물이 났다.

원래는 이 길을 함께 걷기로 했었는데, 하는 일이 바빠져서 함께 못 온 그였다.

일본어도 잘하고 나보다 현명한 그니깐 복잡한 이 심정을 털어 놓으면
뭔가 도움 되는 말을 해줄 것 같지만 그에게 의지하지 않고 내 스스로
해결해 나가고 싶었다.

생채기 난 가슴은 하루 종일 고단했던 다리의 고통보다 더 많은 고통으로
내게 다가와 잠못 이루게 만들었다.

이 밤이 지나면 이 고통에서 조금은 벗어 날수 있기를....

희야가~

휘리릭~~~~



<지출 내역>

납경료 300엔 X 4 = 1,200엔 / 아사히 500ml 맥주 300엔
저녁 해물카레 830 + 맥주 350 =1,180엔

당일총액 : 2,680엔


일일 도보거리 : 24km
스다치젠콘야도 ~ 13번 다이니치지 ~ 14번 죠라쿠지 ~
15번 고쿠분지 ~ 16번 간온지 ~ 사카에 택시 젠콘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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