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LFWAVE♥ 제31화 -우리는 미운 두 달
우리는 미운 두 달
강아지가 생후 2달 정도 접어들면 사고 치는 횟수가 빈번해지기 시작한다.
형제들끼리 아웅다웅 장난을 치는 것은 그나마 애교다. 주위의 모든 것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라는 특명이라도 받았는지.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초토화시켜 버린다.
한 마리도 감당하기 힘들데 여러 바리가 동시에 여기서 쾅! 저기서 쿵! 온 사방을
돌아다니며 사고를 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맥이 탁 풀린다고 해야 하나?
도저히 못 참겠다!
혼이라도 내려고 범죄 현장에서 한 녀석을 용의자로 지목해 잡아 낸다.
자백을 받아 내려고 녀석을 번쩍 들어올려 쳐다보면 '전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
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한 표정을 하고 바라본다. 분명 사고를 친 것을 내 눈으로
목격했는데도 그 맑은 눈빛을 보면 잠시 정신이 몽롱해져서 혼내려던 사실을 잊고
어느새 나도 녀석들과 한 패가 되어 장난을 치며 뛰어 놀고 만다.
아~ 미워할 수 없는 사고뭉치들을 어찌하면 좋을까.
언젠가 한 오락프로그램에서 가수 박상민씨가 소개한 예쁘게 생긴 허스키 한 마리가
그의 노래에 맞추어 따라 부르는 것을 본적이 있었다.
'혹시 우리 만두도?!!!' 라는 참으로 킬링타임 할 만한 소재가 떠올라 즉시로 실천!
노래는 잘 안되니 잠시 물러두고 다양한 벨 소리가 있는 전화를 이용하여 반응측정!
다른 소리에는 귀머거리 마냥 아무런 반응이 없던 만두가 클래식한 전화 벨 소리에
목청을 높이기 시작했다.
'오오~우리 신영이도 가수로~!!!' 라고 막 생각한 순간 귀저기찬 엉덩이를 실룩이며
멀지감치 도망쳐버리는 녀석!
아마도 벨의 주파수가 만두에게 무척 듣기 힘든 수준이었던 것같다.
이 이후로도 반응이 재미있어서 계속 들려주며 좀 괴롭혔더니 한동안 놀아주지 않더라는...
'그러게 싫다는데 왜 자꾸 그래!!! 싫어! 싫어! 정말 싫어!'
어느 여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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