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게임
우리나라에는 아무 도구도 없이 몸뚱이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참으로 많은 게임들이 있다.
제로 게임, 구구단 게임, 공공칠빵 게임, 침묵 게임, 번데기 게임, 똥통에 빠진 구더기 게임,
첫날밤에 게임, 바니바니 게임, 전기 게임, 인디안 밥 게임, 죽자 게임, 이중모션 게임,
타이타닉 게임, 쿵쿵따 게임, 진실 게임, 돈까스 게임, 오징어 게임, 원숭이 똥구멍 게임,
삼륙구 게임 등등...
친목을 다지기 위해 벌이는 이런 게임들로 인해
보통은 서먹함이 없어지고 사이도 좋아지기 마련이지만
반대로 따돌림의 대상이 대기도 한다.
"쟤 또 걸렸어."
어이, 어이, 나도 못하고 싶어서 못하는거 아니라구!
선천적으로 이런 부류의 게임에 소질이 없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지만
엠티를 가거나 하면 틀림없이 따라오는 수많은 게임들.
엠티가 끝나면 씨뻘개져 있는 등짝과 손목.
쩍쩍 갈라져버리는 대인관계.
엠티 기피증.
난 말이야...
고스톱이 좋다구!
전 말이죠,
'고스톱'이 재미 면에서 세계 최고의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일본어
화투(花鬪)
화투가 일본에서부터 건너왔다는 사실은 대부분 아실겁니다.
19세기 일본 상인들을 통해서 건너왔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안중근 의사에게 붕가붕가 당했던 이토우 히로부미(伊藤 博文: 이등박문)가
전략적인 목적으로 갖고 들어왔다는 설도 있습니다.
뭐, 어떤게 맞는지 그닥 중요하지 않지만요.
하지만 정작 일본에선 우리나라 처럼 많이 치지 않습니다.
설날에 조금 놀거나 하는 정도지만 거의 대부분은 치지 않죠.
룰도 많이들 모르고.
물론 한국의 치는 법과도 많이 다를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일본에서 안 쳐봐서 잘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슬슬 궁금해지죠?
화투는 일본에서 뭐라고 부르는지?
花はな札ふだ(하나후다)
라고 합니다.
<단어풀이>
花はな(하나): 꽃
札ふだ(후다): 표, 표찰, 패.
즉, 꽃표!
'화투(花鬪: 꽃 싸움)'는 좀 공격적인 반면에 이건 어감이 좀 귀여워버리네요.
꽃표.
<응용1>
"우리 오늘 둘이 다정하게 '꽃표'치지 않을래?"
"아이~, 자기도 참~"
<응용2>
"어제 '꽃표'해서 대박났어! 5천원!"
"자기, 대단해~!"
<응용3>
"용쟁꽃표"
'花はな'는 많이 쓰는 말이니 하나 더 파고들어가 볼까요?
싫다구요?
그래도 파고들어가세요.
우리나라에서도 무진장 인기를 끌었던 키타노 타케시의 영화 '하나비'
그냥 영어로만 'HANA-BI'라고 써있으니 예전엔 아니었어도
지금 막상 앞에 '하나'가 막 신경쓰이죠?
AAAAAAAABAAAAAAAA
'하나 B?'
花はな火び(하나비): 불꽃, 불꽃놀이.
그렇습니다.
바로 '불꽃놀이'입니다.
(잘 보니 포스터에도 하나비가 보이네요)
그런데 한자를 잘 보면 우리나라랑 순서가 좀 다르죠?
'꽃불'
그것이 바로 '하나비' 입니다.
일본사람들은 불꽃놀이를 너무 좋아해서 봄이되면 거의 매일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여기저기서 불꽃놀이대회가 열립니다.
처음엔 신기해서 와와~ 하면서 봤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다 똑같아보여서 졸았던 기억이.
하지만 꼭 한 번은 볼만하지요.
혹시 봄에 일본에 올 계획이 있으신 분은 불꽃놀이대회에 꼭 가보세요.
사람이 많아서 고생좀 하실 수도 있지만
'야~, 정말 죽을 뻔 했지!'
하면서 장황한 무용담을 모두에게 들려줄 수도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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