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 도보순례

글/그림 : 희야시스

[39일째] 일본에서 가장 맛있었던 토코로텐

<시코쿠 88절 1200km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걷다. (71)>


- 일본에서 가장 맛있었던 토코로텐 -


2010. 5. 2. 일요일 / 맑음 (39일째)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짐을 정리하고 잠시 쉬고 있을 때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열어보니 츄상이다.

시계를 보니 5시 50분... 오늘의 일정을 시작한다.



우선 슈쿠보 사무실로 가서 어제 받아온 열쇠를 돌려주고 나왔다.



슈쿠보 사무실 앞의 정원에 돌...!

어쩜 저렇게 가지런한 물결이 유지될 수 있는 건지...! ^^b



소원을 비는 에마~



이른 아침 동네 주민들이 모여 단체 체조를 하는 모습도 보인다.



젠츠지를 빠져 나와 얼마 되지 않아 길에서 발견한 야키니쿠집~

가게 이름이 서울이란다.

그리운 마음에 찰칵~!



다음절에 가면 납경시간까지 조금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스키야에서
이른 아침 식사를 하기로 했다.

츄상은 규동을 먹고 나는 닭고기 덮밥을 주문해 먹었다.

역시... 저렴하고 맛도 좋다. ^^b

오헨로상의 아침은 든든하게 먹는 편이 좋다.

그나저나 아침을 먹고 계산을 하는데 어라 츄상이 계산대를 그냥 지나친다. --;;

어째 같이 다니기 시작하면서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내가 돈을 내는
횟수가 많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내가 산다고 했을 때는 괜찮지만 그런 말을 하지 않았는데...
계산을 하지 않는 것은 썩 기분 좋은 것 만은 아니다.

별수없이 내가 모두 계산을 하고 나왔다.



7시 10분 76번절 곤죠지에 도착했다.




경내 안에 커다란 휴게소도 있는데 그 안에 노트에서 한국인이 남기고
간 흔적을 볼수 있었다.

[8/14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왔습니다.
처음으로 이렇게 많은 절을 다녔습니다.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어서 너무나도 좋습니다.
모든 사람이 편온해 질수 있기를 바랍니다.]

무더운 여름에 왔음에도 즐거워 보이는 듯한 흔적에 내 맘까지 평온해 졌다.



본당에 달린 커다란 묵주~



기념 사진을 찍고 출발하기 전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 앞에서 만난 세균맨~ ^^



난 이 절에서 하는 이벤트인가 했었는데... 그 다음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분 시코쿠 여행할때마다 세균맨 인형을 갖고 다니며 오헨로상들과 기념
촬영도 하고 세균맨과 동행이인 하면서 걷는 분이셨다.



초반에는 비가 많이 내렸었는데... 몇일 맑은 날씨가 계속되어 기분이 좋다.



8시 30분 77번절 도류지에 도착하였다.



갑자기 츄상이 불러서 따라가 보니 산문 옆 상점에서 무료로 오차를
오셋다이로 주고 계셨다. ^^

한잔 쭉 마시고 다시 절로 향한다.



이곳은 712년에 토지의 연장자의 와케 미치타카가 뽕나무로 약사 여래를
새겨 열었다고 한다.



에도시대에 마루가메의 교고쿠 사마조는 어렸을 때는 맹인이었지만
약사 여래에 기원하여 완쾌 했다고 전해져 <메나오시 야쿠시사마>로서
안질평유의 효험이 있다.



다음 절로 향하는 길에 만난 헨로 휴게소~

이곳 근처에 1,500엔에 묵을 수 있는 장소가 있다고 한다.

이른 시간이라 나와는 상관없는 숙소이다.

참고로... 세번째 순례때 이곳의 장소를 살짝 봤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ㅠㅠ



걷다가 발견한 마루가메성~



지나가다 발견한 다이시도~
츄상 말로는 이곳도 노숙이 가능하다고 한다.

단 질 나쁜 노숙자가 자주 상주하기 때문에 여자들은 이곳에서 자지
않는 편이 좋다고 한다.



10시 50분 78번절 고쇼지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어제 젠콘야도에서 받은 삶은 계란을 츄상과 함께 나눠 먹었다.

그리고 슬슬 오늘 묵을 곳을 예약하지 않으면 안된다.

일본은 지금이 골든위크 기간이기 때문인다.



80번절 근처 에비스야 료칸에 전화해서 스도마리로 묵을 수 있는지 물어보니
이곳은 식사포함을 하지 않으면 묵을 수 없다고 한다. ㅠㅠ

다음으로 세토고쿠민 료칸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다행히도 3,500엔에
스도마리로 묵을 수 있다고 한다.

츄상은 오늘도 노숙을 한다고 해서 혼자만 예약을 했다.



11시 45분... 점심을 사려면 저곳에서 사는 것이 좋다고 해서 츄상과 함께
대형 슈퍼에 들어가서 쇼핑을 했다.



아침을 든든히 먹었고 삶은계란도 먹은 상태라 점심은 치즈빵을 구입했다.



내 얼굴만한 치즈빵~ ㅋㅋ

그나저나 츄상은 이곳에서도 아무것도 구입하지 않았다.

"츄상은 안사?"

"돈이 없어."

"엥? 왜???"

깜박하고 은행에서 돈 찾는 것을 잊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골든위크 기간이라 우체국에서 돈을 찾을 수가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쉬는 날도 수수료가 좀더 비싸서 그렇지 돈을 찾을 수 있는데
일본은 쉬는 날은 아예 돈을 못 찾는 것일까???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

"괜찮아. 돈이 그리 필요하지도 않고..."

"...."

점심으로 산 치즈빵을 츄상과 나눠먹으며... 태연한 츄상에 비해...
내가 더 걱정이 되는 것은 왜인지...?

얼마전에 나보고 골든위크 기간에 우체국 안되니깐 돈 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선 자신이 까먹을 줄이야... 쩝



걷다가 가스회사에서 발온천을 준비한 곳을 발견하고 들어가서 쉬기로 했다.



우리가 들어가자 여직원이 차가운 음료수와 카라멜을 건내 주었다.



아~ 넘 좋다. ^^b



발온천을 하고 나니 기분도 상쾌해 졌다. ^^



직원에게 감사의 의미로 오사메후다를 건내주었는데 처음 받아 봤는지
이것이 뭐야고 묻는다. ^^a

오헨로상들이 감사의 의미로 주는 오사메후다라고 했더니 처음 받아
보았다며 좋아하신다. ㅎㅎㅎ



다시 걷기 시작하는데 골목에서 남매 두명이 나에게 다가온다.

그러더니 말 없이 바케스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안을 들여다보니 벌레가 가득하다.

자신이 잡은 것이라며 자랑을 하기 위해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기념 사진 찍어도 좋냐고 하니 그러라고 한다. ㅎㅎㅎ

아이들의 모습이 어찌나 천진난만한지... 완전 귀여웠다.



79번절 가기전에 야소바노미즈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는 토코로텐이
유명한 곳이다.



우리말에서 우뭇가사리로 불리우는 토코로텐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이다.

어렸을때 어머니께서 집에서 직접 만들어 주셔서 여름이면 콩국수 국물에
우무가사리를 넣고 먹을 때가 많았다.

그때의 기억때문인지 일본에서 토코로텐을 보면 아무리 배가 불러도
사서 먹곤 했다.



사실 오전부터 넘 이것 저것 많이 먹었더니 배가 부른 상태지만 그냥
지나칠수가 없어서 대자로 주문해서 츄상과 함께 나눠먹었다.

여러 종류가 있었는데 내가 주문한 것은 평소에 먹은 적이 없는 키나코 쿠로미츠
라는 토코로텐을 주문해서 먹었는데 넘 달다. ㅠㅠ

개인적으로는 평소에 먹었던 것처럼 간장으로 맛을 낸 토코로텐이 가장
맛이 좋은 것 같다.



2시 15분 79번절 덴노지에 도착하였다.



이 절은 대사님이 야소바노이즈미를 지나가면서 영험을 느꼈고 그 근처인
이곳에 절을 지었다고 한다.



80번절로 향하는 길에 만난 야마시타우동~
사누키로 들어섰으니 이제는 우동맛을 봐야할텐데....!
오늘은 오전에 넘 많이 먹은 관계로... 눈물을 머금고 그냥 지나쳤다.

엄청 유명한 곳인데 말이다. ㅠㅠ



80번절로 향하는 길에 만난 노숙 순례자~

첫 순례라고 한다.
그래서 어디서 노숙을 해야할지 잘 모르는 듯 했다.

츄상보고 오늘 같이 노숙하는 것이 어떠냐고 살짝 물어보니 자기는
다른 사람이랑 같이 자는 것이 싫다고 한다. --;;

그럼 난 왜 데리고 다니는 건지... --a

의외로 츄상은 사람을 넘 많이 가린다. --;;



결국 혼자 씩씩히 걸어가고 계신 순례자~

79번절에서 다음절로 향하는 방법은 두가지로 나눠진다.

80번절로 바로 가지 않고 81번절로 갔다가 82번절을 가고...
다시 80번절로 갔다가 83번절로 가는 방법...

또 하나는 순번대로 가는 방법~

첫번째 방법으로 가면 가파른 산길을 피해 갈수 있어서 짐이 많은
사람은 편리하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순번대로 가기는 하지만 내일 81번절과 82번절을 갈때는 민박집에
가방을 놓고 갔다가 다시 되돌아 와서 83번절로 가는 방법으로 갈 생각이다.



4시에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절인 80번절 고쿠분지에 도착하였다.









경내를 둘러보고 참배를 한 뒤 납경을 받고 오늘 묵을 숙소를 향해
가기로 했다.

츄상은 어디서 잘 것인지 물어보니 내가 묵을 숙소까지 안내해 준 뒤
알아서 잘테니 걱정말라고 한다.



첫번에 잘려고 전화를 했다가 스도마리로는 잘 수 없다고 했던 에비스야 료칸이다.



숙소에 가기 전 저녁거리를 산다.

또 혼자만 따뜻한 곳에서 잔다는 미안한 마음에 츄상이 좋아하는 초콜렛을
사서 츄상에게 오셋다이로 주었다.



혼자 갈수 있다고 해도 굳이 숙소까지 안내해주고 가는 츄상...!

그 뒷모습을 보면 늘 쓸쓸함이 가득하다. ㅠㅠ



그러나 각자의 여행의 방법이 있는데 계속 같은 방식으로 할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밀린 빨래와 목욕을 한 뒤 저녁으로 햄과 맥주 한캔으로 요기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힘겨운 산행이 기다리고 있으니 오늘 밤은 푹 자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이제 정말 남은 여행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희야가~

휘리릭~~~





<지출 내역>

소고기 덮밥 280엔 / 닭 덮밥 380엔 / 우롱차 150엔 / 치즈빵 500엔
토코로텐 550엔 / 저녁에 구입한 식재료 1,144엔
납경료 300 x 5 = 1,500엔
세토코쿠민 료칸 (식사 불포함) 3,500엔
당일총액 : 8,004엔


일일 도보거리 : 28km
미스 다케모토 젠콘야도 ~ 76번절 곤죠지 ~ 77번절 도류지 ~ 78번절 고쇼지 ~
79번절 덴노지 ~ 80번절 고쿠분지 ~ 세토고쿠민 료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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