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비토 민슈쿠는 헨로지도에는 나와있지 않은 관계로 혹시 묵고 싶은 분이 있다면 아래 전화를 참조하세요. 민슈쿠 0883-76-4727/ 핸드폰 090-5275-1951 begin_of_the_skype_highlighting무료 090-5275-1951end_of_the_skype_highlighting]
6시부터 걷기 시작해서 운펜지를 오르는 초입에 있는 오카타 민박집을 지나치게 되었다.
명성이 자자한 곳인데... 이번 여행에서 인연이 되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곳은 위치상 인기가 많은 곳이라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예약하기 힘들때가 많다.
로프웨이 길과 헨로 길로 나눠지는 곳~ 당연히 우리는 헨로 길로 향한다.
이른 아침 진자로 향하는 동네 주민~
귀여운 인형 부부가 "곤니찌와~"를 외치며 나를 응원해 주었다.
이곳에서부터 한시간동안 조금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야 하지만 쇼산지처럼 하루 종일 해야하는 산행이 아니라 생각보다는 수월하게 올라갔다.
한고비 넘기고 평지에서 잠시 앉아 쉬고 있는데 저 멀리 마츠무라상이 나를 보고 웃으며 걸어 오고 계신다.
"희상~ 혹시 순례 끝난 다음에 내 사진 좀 받아 볼 수 있을까?"
"네.. 그럼요. 주소 알려주시면 보내드릴께요. ^^"
서로의 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순례가 끝나면 서로의 사진을 보내주기로 했다.
그리고 순례가 끝나고 마츠무라상에게 먼저 편지가 왔다.
[건강합니까? 홋카이도 삿포로의 마츠무라입니다. 4월 시코쿠 순례중에 몇번인가 만나고 그때마다 당신의 멋진 미소가 담긴 모습을 보면서 원기를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희상은 시코쿠 여행을 무사히 마쳤습니까?
길고 긴 43일간 1,285km의 순례길이었지만 많은 추억과 훌륭한 동료들과 만나는 기회가 된 충실한 매일 매일 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여성 혼자 몸으로 순례길에 나선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지금부터의 희상의 인생에 있어서 일본의 좋은 것을 한국의 친구들에게 전하는 것이 대사님의 마음을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66번 운펜지의 산행, 경내의 사진을 보내니 받아주세요.
건강히 잘 지내시고 밝고 즐거운 매일 매일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2010년 8월 7일 마츠무라]
누군가의 기억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었다니 무엇보다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나저나 마츠무라상과 잠시 앉아서 쉬고 있는데 저 멀리 슬리퍼를 신고 오는 사람이 있는데... 어라 자세히 보니 다카시상이다. --;;;
나보다 하루 늦게 출발했는데 벌써 따라 잡은 것이다. ㅠㅠ
아무렇지 않은 척 인사를 건내고 그를 먼저 앞으로 보낸 뒤 나는 천천히 운펜지를 향했다.
그리고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다카시상도 노숙 순례자인데 오늘 저 인간과 같은 곳에 안 묵으려면 어디서 자야 하는건지... ㅠㅠ
8시 15분 드디어 66번 절 운펜지[雲辺寺] 산문에 도착하였다.
산문의 나무 문양에 룡, 토끼, 거북이등이 세겨져 있다.
운펜지에 도착하면 식수로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으니 산을 오르면서 비워진 물병을 체워 놓으면 좋을 듯 싶다.
"한푼 주세요~!!! ^^a"
이때만 해도 들어 본적 없는 말인데 2012년때 순례 기간동안에는 나보고 타누키를 닮았다고 타누키만 보면 "희상이다!!!" 라고 하는 사람이 많았다. --a
나의 엉덩이를 만지 다카시상...!!! --;;;
아...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았는데... ㅠㅠ
참배를 마친 다카시상이 나를 보더니 지나가며 다시 한번 츄상은 위험한 사람이니 같이 다니지 말라고 한다. --;;
그래서 알았다고 하며 그에게서 멀리 떨어져 다른 곳으로 향했다.
운펜지는 엄밀하게 말하면 도쿠시마이다.
에히메를 걷다가 갑자기 도쿠시마로 넘어오다니... ㅎㅎㅎ 그리고 다시 운펜지를 넘어서면 가가와로 넘어간다.
이 지역을 걷는 날은 에히메, 도쿠시마, 가가와를 두루 두루 밟은 날이 아닐까? 싶다.
츄상이 소원이 있으면 빌면서 이곳에 앉으라고 하길래 남은 순례 기간 동안 다카시상을 안 만나게 해 달라고 빌었다. ^^a (그런데 그 소원이 정말 이루워질 줄이야!! ^^b)
그나저나 가지로 만든 동상에 정말 앉아도 되는건지...? 소심한 마음에 한국에 돌아와 일본어 잘 하는 분께 번역을 부탁드렸더니 알럽캔디님이 번역을 도와 주셨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가지 옆에 적혀 있는 안내문에 따르면 이곳은 '의지가 되는 가지' 의자라고 한다.
['가지의 꽃은 피면 반드시 열매가 맺어지듯이 부모가 아이를 생각하여 충고를 하는 것은 반드시 도움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부모의 의견을 잘 들어야 한다.'라는 속담에도 있듯이 '가지' 꽃은 하나도 남김 없이 열매가 됩니다. 또한 成す(나스, 이룬다)'는 말과 동음의어라서 노력이 보상을 받아서 소원이 이뤄집니다. 한번 '소원'을 가지고 '의지가 되는 가지'에 앉아 보세요. 또한 '가지 부적'은 부적 판매소에 있습니다.]
말을 할수 있는 만큼 일본어를 읽을 수도 있으면 더욱 좋을텐데... 아직도 까막눈 수준을 못 넘기니...ㅠㅠ
운펜지는 엄청나게 큰 절이다.
이곳 저곳 둘러보며 발견한 마니구루마~
도데체 뭐하는 물건일까???
여행중에 잘 모르겠거나 알고 싶은 것은 사진으로 찍어 와서 번역이 가능한 분들에게 물어 알아보곤 하는데 이 역시도 알럽캔디님이 번역을 도와 주셨다.
[마니구루마
마니란 '여의보주', 또는 '보물'을 말합니다. 옛날부터 석가모니가 탄생한 나라인 네팔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마니구루마에는 '불경'이 새겨져 있으며 속에는 불경이 들어 있습니다. 손으로 돌리면 불경을 한차례 외운 것과 똑같은 공덕이 있다고 말해지고 있습니다. 손으로 돌리면서 소원을 빌어 보세요.
마니구루마의 건립을 희망하시는 분은 납경소에 들려주세요.]
불경을 이렇게 쉽게 외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니.. ^^b
납경소 근처에서 만난 레게머리 모양의 일본인 순례자. 넘 특이한 모습에 기념 촬영을 부탁하고 찍은 사진... ^^b
내친김에 주변에 있는 오헨로상들과 모두 기념 촬영을 찍었다. ^^
밝게 웃고 있는 희야~ ^^
묵주를 탐내는 학과 그때를 이용해 호리병에 든 술을 마시러 달려 오고 있는 아이...!!! (물론 상상에서 지어 낸 이야기 입니다. ^^a)
눈말울이 애뜻한 고양이~
운펜지에는 수 많은 불상들이 가득하다.
마치 손오공이 여의주를 휘둘러 여러사람으로 변신해 놓은 것처럼 다양한 표정과 모습들이다.
그들 사이에 서서 변신 좀 해 보고 싶었지만~ 쑥스러운 마음에 꿔다 놓은 보릿자루 처럼 서 있기만 한 나~
한참의 시간을 보낸 뒤 운펜지에서 다시 다음 절로 향해 하산한다.
나보다 한참 앞에서 걷던 츄상이 뜨거운 태양빛 아래에서 쉬고 있다.
민슈쿠 아오조라~
오헨로상의 전언를 남기는 보드판~
운펜지에서 내려와 다이코지로 가는 도중에 시로후지 대사당이라고 있는데 이곳에 츠야도가 있어서 무료 숙박이 가능하다.
다다미가 열두 장 정도나 되는 큰 규모이다.
사실 다카시상이 혹시나 이곳에서 잘까봐 일부러 민슈쿠에 묵었었는데 이렇게 오늘 만나게 될 줄이야. --;;
시로후지 대사당의 키는 조금 더 내려가면 안도씨라는 집이 있는데 그곳에서 허락을 받고 받으면 된다.
언젠가 이곳에서 한번 묵어보고 싶었지만 첫 순례 이후로는 번외 사찰이랑 같이 순례를 했기 때문에 이곳이 아닌 다른 길로 걸어야 해서 그후에는 이곳을 이용할 기회가 없었다.
안도씨네 강아지~ ^^
드디어 가가와현으로 들어섰다.
길 위에서 만난 평범한 휴게소였으나.... 2년 뒤 이곳이 나에게 특별한 휴게소가 될지는 그 당시는 알지 못했었다.
그리고 이곳이 어떻게 만들어진 휴게소 인지도 말이다.
길게 펼쳐진 순례길~
오오히라 민슈쿠~
숲속에 고요히 잠들어 계신 영혼들~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는 고마운 나무들~
67번 다이코지 산문 앞에는 탁발을 하고 있는 순례자가 눈에 들어왔다.
12시 정각에 67번절 다이코지[大興寺]에 도착하였다.
안내문구를 보니 4월 3째주 일요일에 순례자들을 위한 우동 오셋다이를 한다고 한다.
일주일만 빨랐어도 어쩌면 우동 오셋다이를 받을 수 있었을지도.. ^^;;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나의 이 마음을 코보대사도 아셨던 것일까???
다음 해... 이곳을 다시 찾았을 때... 놀라운 풍경이 펼쳐 졌으니 말이다.
점심 식사로 삼각김밥을 먹고 있는 희야~
출발하기 전 납경소를 배경으로 한장~
산문에서 한장~ 기념 사진을 찍고 출발한다.
67번 다이코지에서 다음 절까지는 8.7km의 거리이다.
꽃들이 활짝 핀 도로~
69번 절을 알려주는 이정표~
드디어 저 멀리 68번과 69번 절이 있는 산문이 보인다.
88번절에서 제일 간편이 갈수 있는 곳이 68번절에서 69번절이다. ^^;;
이유인 즉슨 하나의 산문에 하나의 납경소를 함께 사용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인다.
한마디로 1+1의 효과가 있는 곳이라고 할수가 있다. ^^a
이곳에서 슈이치상을 만났다.
츄상이... "슈이치상은 뭐 나쁜 사람 같지 않지?"
"응... 뭐... 슈이치상은 나쁘게 한 적이 없으니깐... ^^;;"
다카시상과 순례 친구라는 것이 좀 꺼림직했지만... 슈이치상은 그리 나쁜 사람이란 느낌은 없었다. ^^;
68번절 진네인[神惠院] 본당~
69번 절 간온지 [観音寺] 경내~
68번절과 69번절의 납경은 이곳에서 함께 받는다.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에서 한참을 쉬다 츄상과 함께 오늘 묵을 노숙 장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노숙 장소로 가기 전 오늘 먹을 일용할 양식들을 구입하러 근처 슈퍼에 갔다.
오늘 묵을 고토히키 공원으로 올라가 백사장에 그려진 커다란 "관영통보"를 바라 보았다.
이것은 17세기에 유통된 동전의 모양이며 크기가 345m나 된다고 한다.
이것을 보면 건강게 장수 할수 있으며 부자가 된다고 한다. ^^a
어떻게 백사장 안에 저 모습이 고스란히 유지되어 있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이곳에 일출을 보러 오는 사람도 많은 듯 싶다.
날짜에 따라 일출을 볼수 있는 시간들도 안내 되어 있었다.
지금 시간이 5시... 앞으로 1시간 40분은 더 있어야 일출을 볼수 있다.
그 동안 츄상과 저녁과 함께 술을 한잔 하기로 한다.
오랜만에 노숙이다. 이제 4월도 마지막인데... 아직도 저녁 공기가 너무나 차다. ㅠㅠ
오늘은 또 어떻게 버티고 잘지... ㅠㅠ
"희상은 88번절까지 도착하면 어떤 기분이 들것 같아?"
"글쎄... 기쁠 것 같아. 정말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이렇게 해 냈다니... 하면서... ^^ 츄상은...?"
"난... 외로울 것 같은데... 좋은 사람들과 헤어져야 하니깐..."
그렇다... 이제 츄상과의 여행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어쩌면 츄상은 사람이 그리운 것이 아닐까?
침낭이 없는 내게 자신의 침낭 카바를 빌려주면서 내가 함께 노숙을 할수 있게 만드는 것을 보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