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 도보순례

글/그림 : 희야시스

[36일째] 오헨로상들을 위한 다비비토 민슈쿠

<시코쿠 88절 1200km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걷다. (68)>


- 오헨로상들을 위한 다비비토 민슈쿠 -


2010. 4. 29. 목요일 / 맑음 (36일째)

5시에 일어나 짐을 챙기고 6시에 민슈쿠에서 나왔다.



6시 30분에 만나기로 한 편의점으로 조금 일찍 향했음에도 불구하고
저 멀리 먼저 나와 있는 츄상의 모습이 보였다.



산행을 하기 전 편의점에서 빵과 우유로 아침 식사를 했다. ^^
넘 리얼하게 잘 먹고 있는 희야.. ㅋㅋ



옛길을 알려주는 헨로지도.. ^^



지도를 보고 걷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차 한대가 옆에서 서더니 캔커피를
건내주며 힘내라고 한다.

따끈 따끈한 캔커피다~

모닝 커피 만큼 감사한 것도 없는데...!!!

저 멀리 앞서 가고 있는 츄상은 받지 못한 오셋다이다.

같이 걸어도... 이렇게 받는 것이 다르다.



65번절 산카쿠지 오르막 길목에 있는 공원~
노숙도 가능한 곳이다.

전날에도 누군가 노숙한 흔적이 가득하다.
노숙한 뒤 자기가 사용한 쓰레기는 들고 가는 센스를 발휘하자!!



산위를 오르면서 바라 본 풍경~



씩씩하게 걷고 있는데...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다.

산행때 화장실 가고 싶을 때가 가장 난감하다.

빠른 걸음으로 정신없이 달려갔다.



초인적인 힘으로 간신히 절에 도착해서 부지런히 화장실부터 달려갔다 왔다.

휴~~~~~~~~~~~~~~~!!!!

맨날 츄상보다 늦게 걷던 내가 자신보다 빠른 걸음으로 초인적으로 걷는
모습을 보고 츄상이 놀랬나 보다. ㅋㅋ

급하면 없던 힘도 생긴다. ^^a



오전 8시 20분에 65번절 산카쿠지[三角寺]에 도착하였다.

한국에서는 절에서 종을 칠수 없어서 그런지 시코쿠에서도 왠지 어색해
종을 잘 치지 않았는데 이곳은 산문에 바로 종루가 설치되어 있어서
오랜만에 종도 한번 쳐주며 들어갔다.



이절은 처음에는 지손인[慈尊院]이라 하였으나 815년 고호대사가 이곳에
머물러 십일면관음상을 조각하여 본존으로 안치하고 삼각형의 호마단(護摩壇)을
만들어 거기서 21일간 수행을 한 것이 유래가 되어 절 이름을 산카쿠지로 고쳤다.



이 절에는 재미난 풍습이 있는데 이 절의 주걱으로 부부가 사이좋게
식사를 하면 아이가 생긴다고 해서 아이를 갖고 싶은 사람이나 임산부가
절 부엌의 주걱을 슬쩍 집어간다고 한다.

그 후 무사히 아기를 낳게 되면 출산한 부부는 감사의 뜻으로
원래 절의 주걱과 새 주걱 두 개를 본존에 납입한다고 하는데...!

풍습이긴 하나 절의 물건을 훔쳐되 되는건지...? ^^a



다시 만난 마츠무라(왼쪽)상과 그와 오늘 동행이 된 오헨로상~

원래는 오늘 오카타 민슈쿠에 묵을 예정이었는데 그랬으면 마츠무라상과
함께 묵게 되었을테지만... 츄상과 함께 민슈쿠에 묵기 위해서
하규우앙에서 본 다비비토 민슈쿠에서 묵는 것으로 변경했다.



내리막길 역시 나보다 빠른 세명의 오헨로상~



이 집에 백설공주가 살고 있나???

일곱 난쟁이가 열심히 정원 청소를 하고 있다. ^^b



산카쿠지에서 4km 내려와서 나타난 휴게소~



잠시 쉬고 나서 다시 출발~



하산길 풍경~



이번에는 오셋다이 휴게소~



귤이랑 음료가 준비되어 있었다. ^^

차가운 우롱차 한잔을 마시며 주변을 둘러 보았다.



전에 만난 적이 있는 네덜란드 자전거 순례자~

여기까지 무사히 지나갔구나...!!



방명록을 보니 전날 아가타상도 이곳에서 쉬고 간 흔적이 보인다.

에히메도 이제 내일이면 끝이라...
나도 그 아래 흔적을 남겨 보았다.



재미나게 정원을 가꾸고 있는 집~



저 멀리 번외사찰 14번 절인 츠바키도가 보인다.



이 절은 번외사찰 14번 절로 죠후쿠지... 또는 츠바키도라고 불리운다.



슬플때는 맘껏 울어 보고...
기쁠때는 맘껏 웃어 보자...!! ^^b



절 이름이 츠바키도인데... 츠바키는 동백나무를 가르킨다.

그래서 인지 이 절에는 동백나무가 하나 가득 피어 있었다.



여러가지 불상들~



넘 섹시했던 불상.. ^^;;;
매혹적이다. ^^a



이 절은 걷는 오헨로상들에게 무료로 납경을 써주니 번외사찰를 함께
걷지 않는 분들이라도 이곳에 들려서 납경을 받아보세요~



노숙이 가능한 버스 정류소~



12시라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츄상은 예전에 이곳에서 노숙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



버스 정류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새로 생긴 휴게소가 있었다.

츄상도 이번에 처음 보는 휴게소라고 한다.



이곳에서 식사 할 것을... 아쉽다. ^^;;



이곳에서 부터 운펜지로 향하는 길은 여러가지 길이 있는데 왼쪽으로
가는 길은 좀 험난하고 오카다 민슈쿠를 그냥 지나치는 길이니...
오카다 민슈쿠에 묵을 사람은 오른쪽 순례길을 걸으면 된다.

산길이 싫은 사람은 그냥 직진하면 좀더 짧은 거리로 사카이메터널을
넘어 갈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오른쪽 산길을 추천하는 바이다.

그러나 이때는 츄상이 안내로 그냥 직진해서 사카이메 터널을
건너는 길로 걷게 되었다.



터널을 건너기 전에 발견한 오헨로상들의 숙박 장소~

버스를 개조한 곳인데... 2,000엔에 묵기에는 사실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리 깨끗해 보이지도 않고.. --;;;
500엔만 더 주면 오늘 우리가 묵는 다비비토 민슈쿠에서 잘수 있는데...
굳이 이곳에서 잘 이유가 없다.



사카이메 터널을 건너기 전~

되도록이면 추천하고 싶지 않은 길~
터널은 피할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좋다.

공기도 나쁘고... 위험하니깐~

터널을 건너기 전 다비비토 민슈쿠에 전화를 걸어서 지금 터널을 건너고
있음을 알려드렸다.



터널을 지나 스이샤 음식점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다비비토 민슈쿠 주인 아저씨가 데리러 올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1시 20분 다비비토 민슈쿠 주인 아저씨가 도착하셨다.
그나저나 걷기를 멈추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 아닌가 싶다. ^^a



이곳이 바로 다비비토 민슈쿠다.

순례길에서 좀 벗어난 곳에 있기 때문에 주인 아저씨가 데릴러 오신다.
내일 아침에는 오늘 걸은 곳까지 다시 데려다 주신다.



다비비토는 규모도 크고 방들도 큼직 큼직하다.
원래는 스도마리가 3,000엔이지만 오헨로상들에게는 특별히 2,500엔
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받아 주시는 곳이다.



이곳은 레프팅으로도 유명한 지역인데...
주로 이용 고객은 레프팅을 하는 단체인들이 많은 듯 하다.

아래에도 바베큐 파티를 할수 있는 장소가 있었는데 필요한 물건들은
이렇게 바구니에 담아서 운반하기도 한다.



단체로 놀러 오신 분들이 바베큐 파티를 하고 계셨다.

주인아저씨와는 무척 친한 친구들인 듯 싶었다.



바베큐 장소에 잠시 나와 쉬고 있자 주인 아저씨께서 생맥주를
오셋다이로 주셨다.



안주 없이 생맥주를 두잔이나 마셨다는... --;;
옆에는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데... 언젠가 나도 이곳에서 꼭 바베큐
파티를 하고 말것이다.



바베큐 파티를 하고 있는 분중 이 분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한신 야구 선수라고 한다.



한참을 쉬고 나서 4시쯤 저녁과 내일 먹을 아침을 사기 위해 민슈쿠에서
조금 떨어진 대형 슈퍼에 왔다.



주인아저씨가 술을 마신 관계로 근처에 사는 다른 남자분께서 대신 차를
운전해서 슈퍼에 갔다 왔다.



너무나 맛이 좋았던 5종 막기 셋트~



술과 안주로 닭꼬치도 사왔다. ^^a




비록 바베큐 파티는 못 했지만 츄상과 둘만의 오붓한 저녁 식사 시간을 갖었다.

오늘은 그래도 혼자 민슈쿠에 묵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덜 미안한 날이었다.



원래는 아침에 먹으려고 샀던 컵라면이었는데...
새벽에 일어나 끓는 물 좀 달라고 하기도 뭐하고 해서 오늘 그냥 먹어 버렸다.

먹을 때마다 사진을 찍는 나를 위해 라면 뚜껑을 들어주는 센스쟁이 츄상~

그나저나 오늘은 오랜만에 넘 조금 걸었더니 뭔가 허전하다.

조금 더 열심히 걸었으면... 아가타상과의 거리도 조금은 좁혀 졌을텐데...
이렇게... 아가타상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는 것일까?

왠지 좀 아쉬움이 남는 날이었다.

희야가~

휘리릭~~~~



<지출 내역>

아침 - 빵, 오니기리 2개 우유 총 794엔
저녁 - 라면 188엔 / 막기셋트 580엔 / 닭꼬치 380엔 = 1,253엔
납경료 300엔 / 세탁 200엔 / 건조기 100엔
다비비토 민슈쿠 (스도마리) 2,500엔

당일총액 : 5,147엔


일일 도보거리 : 18km
다이세이소 민슈쿠 ~ 65번절 산카쿠지 ~ 스이샤 (다비비토민슈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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