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은혜
오늘은 한국에 남아있는 일본어에 대한 고찰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에 남아있는 일본어들은 대부분 일제 강점기의 잔재들이죠?
외우려고 노력도 안 했는데 자연스럽게 외워져 있는 일본어들...
뼈아픈 역사의 한 면을 보여주는 가슴아픈 말들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용만 잘 하면 쉽게 외울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기왕 알고 있었던 말들!
정확한 뜻과 발음으로 변환해서 머리속 일본어 복케뷸라리에 새로이 등록을 시키도록 합시다!
(모두 여러분들께서 제시해 주신 단어들입니다. 감사드립니다. ^^)
쯔메키리, 쓰메키리
爪つめ切きり(tsu메키리)
爪つめ(tsu메): 손톱, 발톱 (둘 다 爪라고 합니다.) 한문 생긴게 꼭 손톱처럼 생겼죠?
切きり(키리): 切きる(키루: 자르다, 끊다, 깎다)의 명사형. 자르기, 끊기, 깍기
말 그대로 손톱깍기네요.
'쓰메키리' 보다는 '쯔메키리'쪽이 원래 발음에 가깝습니다.
요지
ようじ(요-지): 이쑤시개
일본엔 크게 2가지 ようじ가 있습니다.
爪つま ようじ(츠마 요-지): 흔히 우리가 말하는 이쑤시개
糸いと ようじ(이토 요-지): 치실. 실 이쑤시개
糸いと(이토): 실
위에 나왔던 爪(tsu메)가 또 나왔군요.
근데 발음은 다르네요.
뒤에 'ようじ'가 붙으면 '爪つま(tsu마)'라고 읽습니다.
일본은 한문 읽는 법이 너무 많아서 그게 참 고역이랍니다. 그냥 외우는 수 밖에 없다는...
고양이 같은 짐승의 손톱을 닮아서 그렇게 부르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스끼다시
突つき出だし(tsu끼다시)
突つき(tsu끼): 突つく(tsu쿠: 찌르다)의 명사형(혹은 연결형). 찌르기.
出だし(다시): 出だす(다스: 내다, 내놓다)의 명사형(혹은 연결형). 내놓기. 내기. 내는 것
즉, 상대가 좋든 싫든 찔러주는거.
기본반찬이나 안주를 뜻합니다.
삐까번쩍
ピカピカ(피카피카(삐까삐까)): 반짝반짝
한국어랑 일본어를 반씩 잘라쓴 말입니다.
참고로 그 유명한 포켓몬스터의 '피카츄'의 '피카'이기도 하죠.
피카츄가 피카피카하고 빛을 발사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쓰레빠
スリッパ(스립빠)
일본에선 '스립빠'라고 합니다.
'쓰레빠'는 영어도, 일본어도 아니라는 것. 주의하세요~
빠케쓰
バケツ(바케tsu)
역시 우리는 첫 발음이 쎄지는군요!
흔히 우리가 'Game' 을 '께임' 이라고 발음하는데,
그런식으로 발음하면 외국사람들에겐 'Kame' 이라고 들립니다.
한국에선 괜찮지만 외국에 나가면 주의!
'아'다르고 '어'다르니까요.
'빠께쓰'라고 하면 못 알아듣습니다. ㅎㅎ.
요이땅
用よう意い(요-이): 용의, 준비
ドン(동): 그냥 달리기 할 때 쏘는 화약총 소리를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원래는 '요우이 동!' 인데, 쎈발음의 황제인 한국에서 '요우이 똥!'
그 이후에 좀 짧게 해서 '요이 땅!' 이 된 것이라 사료됩니다.
ようい スタート!(요-이 스타-토!)
ようい はじめ!(요-이 하지메!) : 始はじめ(하지메: 시작)
도 많이 씁니다.
빳따
バッター(밧타-): batter, 즉, 타자를 뜻합니다.
우리는 흔히 '방망이'라는 의미로 썼는데 방망이라고 할 때에는
バット(밧또): bat 라고 합니다.
쑈당, 쇼당
商しょう談だん(쇼-담(당)): 상업적인 상담, 혹은 회의.
고스톱 칠 때 쓰는 말이죠?
'쑈당'
하지만 상급자가 아니면 좀처럼 '쑈당'을 못 부르죠.
'쇼당' 자체를 모르는 분들도 많구요.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을 해 드리겠습니다.
A, B, C 라는 사람이 고스톱을 친다고 가정합니다.
A앞에는 청단 2장이 깔려있어서 이제 청단1장만 더 모으면 납니다.
B앞에는 홍단 2장이 깔려있어서 이제 홍단1장만 더 모으면 납니다.
근데, C의 손에 남은 패는 이제 2장 밖에 없는데 청단패도 갖고 있고, 홍단패도 갖고 있습니다.
라고 하는 것은, C의 경우. 어떤걸 내더라도 독박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인거죠.
청단패를 내면 A가 날 수도 있고, 홍단 패를 내면 B가 날 수도 있으니까.
(고스톱에서 상대방이 날 것 같은 패를 밀어주면 독박에 처하는 것은 알고 계시죠?)
이런 상황에서 C가 외칩니다!!
"쑈당!!!"
그러면서 자기가 갖고 있는 패를 상대방에게 보여줍니다.
"자, 내가 지금 홍단패도 갖고 있고, 청단패도 갖고 있는데 받을꺼야? 안 받을꺼야?"
그러면 A랑 B가 열심히 생각합니다.
그러다 A가 말합니다.
"난 받겠어"
B가 말합니다.
"나는 안 받겠어"
그래서 C는 A가 날 수 있는 청단패를 내 주었고 청단을 먹어서 났습니다.
이 경우엔 B가 독박을 쓰게 됩니다.
만약 둘 다 받겠다고 했다면 그 판은 '나가리'가 됩니다.
좀 복잡하죠?
이 경우 C의 입장에서는 자기에게 유리한 '상업적인 상담'을 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하여
商談(쇼-당)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훗훗훗. 고스톱 치고싶다.
나가리
流ながれ(나가레): 流ながれる(나가레루: 흘러가다)의 명사형. 흘러감. 흐름.
마작을 해 보셨던 분은 아시겠지만 마작에선 판이 넘어가는 것을 '유국(流局)' 이라고 합니다.
'흐를 유(流)'에 '판 국(局)"
앞에 流자만 써서 流ながれ(나가레).
"너 나가레"
흐흐... 재미없다.
다마네기
玉たま(타마): 구슬, 똥그란 모양
ねぎ(네기): 파.
구슬파. 즉, 양파.
엥꼬
えんこ(엥꼬)
찾아보니 애기들이 다리를 쭉 뻗고 바닥에 털푸덕 주저 앉는 것을 '엥꼬'라고 한다고 합니다.
더불어 차가 털썩 주저 앉았다 함은... 고장이 났다는 의미겠지요?
그래서 차가 고장이 났을 때 'えんこ'라고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집사람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라는 것은 거의 안 쓰는 말일 가능성이 높겠군요.
어쨌든 기름이 떨어졌을 때 쓰는 말은 아닌 듯 하네요. ㅎㅎ.
만땅
満まんタン(만탕)
[가득찰 만(満)]+[タンク(탕크: tank)]
알기 쉽죠? 원래는 '만땅크' 였는데 줄여서 만땅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탱크가 가득 찼다는 뜻이죠.
소데나시
袖そで(소데): 옷 소매
なし(나시): ない(나이: 없다)의 명사형. 없음. 없이. 없는 것.
말 그대로네요.
소매가 없는 옷을 '소데나시'라고 합니다.
뜻은 다들 알고 계셨죠?
뿜빠이
分ぶん配ぱい(붐빠이): 분배
역시 센발음의 황제답게 발음이 쎄졌습니다. 원래는 '붐빠이' 입니다.
와루바시, 와리바시
割わり箸ばし(와리바시): 나무 젓가락
割わり(와리): 割わる(와루: 나누다, 가르다)의 명사형(혹은 연결형). 나눔, 가름.
箸はし(하시): 젓가락
즉, 쪼개는 젓가락.
이것을 보니 원래는 '와리하시'라고 읽는것이 맞는건데 말이죠...
읽기 편하게 'は(하)'에 점을 찍어서 'ば(바)'로 바뀝니다.
'わりばし(와리바시)'
어떠세요? 발음해 보니까 왠지 '와리하시' 보다는 '와리바시'가 좀 편하게 느껴지지 않으세요?
이렇게 점을 찍어서 읽기 편하게 바뀌는 말들이 꽤 많이 있답니다.
그거까지 설명하면 너무 길어지니까 다음 기회에!
와꾸
枠わく(와꾸): 판형, 테두리... 등등.
이것은 설명이 필요 없네요. 우리나라에서 쓰는 그대로의 와꾸 입니다.
짱께미뽀이
じゃんけんぽん(쟝켐퐁): 가위바위보
원래는 '쟝켐퐁'이지만 보통 줄여서 'じゃんけん(쟝켄)' 이라고 하죠.
그리고 하나 더 있죠?
'묵, 찌, 빠'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인데, 이 말도 일본에서 왔을 가능성이 크지 싶습니다.
ぐう(구우): 묵, 바위
ちょき(쵸키): 찌, 가위
ぱあ(빠아): 빠, 보
은근히 비슷하죠? 일본의 가위바위보와 우리의 묵찌빠.
앞짜만 따서 읽어보면 'ぐちぱ(구찌빠)'가 됩니다. 뭔가 많이 닮았죠? 흠흠...
가위바위보를 애용합시다.
야도
술래잡기 할 때 외치던 '야도'.
하지만 일본에선 그런 말을 외치던 놀이는 없는 듯 하다고 합니다.
그럼 일본에서 온 말이 아닐 수도 있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본어의 宿やど(야도)에서 온 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宿やど(야도): 숙소, 여관
왜, 일제 강점기 때에는 대부분 일본어를 하고 다녔으니까
놀이 자체는 한국에서 만들어 졌지만, 일본어를 쓰던 우리 선조들이
"여기는 '야도'니까 여기 도착한 사람은 편히 쉴 수 있는 거다."
라고 정한것은 아닐까나~ 하고 생각해봅니다.
절대 근거가 있는 말은 아니니 믿지는 마시길.
삑사리
이 말은 일본어에서 온 말이 아닌 듯 합니다.
그냥 순수 우리말로 여기심이...
오야붕, 오야봉
親おや分ぶん(오야붕): 두목
親おや(오야): 부모.
分ぶん(붕): 신분, 자격, 역할 등등...
부모역을 말합니다. 그래서 두목이 되는 것이지요.
꼬붕, 꼬봉
子こ分ぶん(코붕): 졸개, 부하
子こ(코): 자식, 아이.
즉, 자식역할을 뜻합니다. 부하죠.
야메
闇やみ(야미): 어둠, 뒷세게, (불법) 뒷거래 등등...
불법 소프트웨어를 '야미'의 루트를 통해서 구하거나,
음란 비디오를 '야미'의 루트를 통해서 구하거나,
불법 시술을 '야미'의 루트를 통해서 받거나,
짝퉁 가방을 '야미'의 루트를 통해 사거나...
뒷거래를 한다는 것은 당당한 물품이 아니라는 이야기죠?
그러므로 짝퉁이 되고 가짜가 되고, 불완전한 물건이 되는 것입니다.
원래는 '闇やみ(야미)'
똔똔
とんとん(똔똔): 비슷비슷하다.
말 그대로 비슷하다라고 할 때 '똔똔'이라는 말을 씁니다.
스루메
するめ(스루메): 마른 오징어
간혹 나이 드신 할머니들이 '스루메'라고 하는 경우가 있더군요.
일본에선 마른 오징어를 뜻합니다.
마니또
죄송... 이 말은 이탈리아어 입니다. ^^;;; '비밀 친구'라는 뜻이지요.
우와~ 무지하게 길어졌네요.
그래도 정체불명 녀석들의 진실을 알게 되니 후련 하셨는지?
오랜만에 질문과 답변 들어갑니다!
질문>
知しる(시루) 와 分わかる(와까루)의 차이점이 뭔가요?
답변>
김영은님께서 너무 잘 설명을 해 주셨으므로 불펌으로 인용을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김영은님 ^^;;
知しる는 머리.. 즉 "지식따위를 알다"라고 생각 하시면 되고..
分わかる는 가슴.. 혹은 마음.. 즉 "이해하다"쯤으로 해석하면 될거라고 생각해요..
좀 이해가 되셨나요? 이런 상황에서
分わかりましたか?(와까리마시따까?): 이해가 가셨나요?
라고 쓰시면 되요~^^
조금만 덧붙여 말씀을 드리면, 그냥 '알다'라는 표현을 할 때에는 거의 구분 없이 씁니다. ^^
간만에 무지 길어졌네요.
제가 미쳤죠?
다 읽으신 여러분도 미치셨어요. 으흐흐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쪼록 오늘도 즐거운 하루 펼쳐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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