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
손등을을 보이는 V 제스쳐에 대한 고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 포즈는 썩 좋은 포즈가 아닙니다.
특히 영국에서는 말이죠.
소위 우리가 말하는
'뻑큐'
와 같거나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욕'이라는 것이죠.
그 배경에는 역사적인 사연이 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가 한참을 치고박고 하던 백년전쟁 시절, 영국군 주 무기는 활이었고 능력도 꽤 뛰어나서 프랑스군이 그 활에 많이 당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영국군이 프랑스 군에게 포로로 잡히게 되면 활을 더 이상 못 쏘게 검지, 중지를 잘라버렸다고 하는군요.
썽퉁!
손가락이 온전하게 남아있는 영국군은 두 손가락을 치켜들고는 프랑스 군에게 이렇게 부르짖습니다.
"난 아직 손가락 붙어 있지롱~. 그니까 널 죽여드리겠어요!"
여차저차 이런 식으로 상대를 조롱하거나, 협박하거나 하는 식으로 통용되던 것이 지금까지 남아 영국에서는 아직도 꽤 심한 욕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하네요.
이유야 어찌 되었든, 아무것도 모르던 사이 우리는 서로에게 싱글벙글 웃으며 욕을 주고 받고 있었던 것입니다.
심지어는 아미XX 어째구 하는 CF에서는 전 국민을 상대로 욕을...
어떤 복서는 챔피온이 된 후에 싱글벙글 웃으며 브이 거꾸로 했다가 싱글벙글 웃으며 챔피온 박탈당하기도 했다는 후문이 있군요.
물론, 영국에서나 쓰는 욕이기도 하고, 모르고 한 것이니까 그다지 상관이 없다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을 알고나니 그다지 유쾌하지만은 않죠?
제 여자친구가 딴에는 귀여운 강아지로 절 비유하겠다고
"오빠는 개같다"
라고 했을 때, 나쁜 뜻이 없다는 건 알겠지만 기분은 썩 유쾌하지 않습디다.
http://paper.cyworld.nate.com/tomoko/1626295 <= 이 페이퍼를 참조.
욕으로 쓰이는 제스쳐임을 알게 되었으니 되도록 안 쓰는것이 좋지는 않을런지요?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손등을 안으로 넣어서 오리지날 브이를 사용하는겁니다.
근성을 발휘해 끈질기게 써봤자 본전치기 밖에 할 수 없는 표현이니까.
누군가가 화를 내는 일은 있어도 칭찬받을 일은 없는 표현이니까요.
뭐, 남의 나라 욕이 신경을 쓸 일이건 아니건 그건 그렇다 치고...
제가 오늘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우리나라 말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욕인지도 모른 채 쓰고 있는 말들이 요즘 너무 많다는 겁니다.
최근 인터넷에 난무하는 저급한 속어의 변형어들이 너무 눈에 거슬려서 꼭 한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그래서 용기를 내어 써 내려가 봅니다.
'조낸, 존나, 씨바'에 관한 고찰
세계적으로 '욕'은 성(性)적이거나 사람의 성기를 빗대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라고 할 수는 없구요.
예외라고 할까... 우리나라는 정말 욕 많기로 유명하죠.
그 중 최근 들어 대표적인 것들이 '조낸, 존나, 씨바' 입니다.
제가 네이버 지식인을 돌아다니다 놀란것은 이 단어들이 욕이라는 것 자체도 모른 채 쓰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요즘 정말 열심히들 사용하시는 단어중에 하나가 '조낸' 이죠?
화알짝 웃으며
'오빠! 조낸 웃겨요!'
'신화 조낸 멋져요!'
'너희 엄마 조낸 재밌다'
..........
-_-;;; 정말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조낸'이 무슨 '정말, 굉장히' 하고 같은 뜻이라고 생각들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오늘 확실히! 확 까놓고 알려드리겠습니다.
'조낸'이 뭔지, '존나'가 뭔지, '씨바'가 뭔지 말이죠.
'조낸'과 '존나'
이 둘은 사촌지간입니다. 절친하죠. 어쩌면 이란성 쌍둥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조낸'과 '존나'를 낳은 분이 바로 '좆나'입니다.
한동안 많은 분들이 이 분의 이름을 잘 못 표기해서 '좃나'로 불리운 적도 있지만
본명은 '좆나'입니다.
좆: 남자의 성기를 상스럽게 이르는 말.
좆이 나다... 즉 남자 성기가 뽈록 튀어나오는 상황을 일컫는 말입니다.
남자의 성기가 많이(!) 흥분하면 뽈록 튀어나오는 것은 공공연한 상식이죠?
그래요. 어찌 보면 '좆나'란 참 많이 좋다는 뜻입니다.
아~ 좆나 좋아.
이렇게 얘기하면 되게 좋다는 말이 되는거죠.
남자가 뽈록 튀어나올 정도로 좋다는 말이니까.
하지만 개탄스러운 것은 원래는 이런 저속하기 짝이없는 초 저질스런 말이
지금은 초등학생들까지도 선생님 앞에서 평범하게 써대는 그런 말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인터넷 혁명을 일으킨 대한민국에서 '외계어화' 되어서 말이지요.
제가 생각해 본 '좆나'의 외계어화 과정입니다.
좆나 => 존나 => 졸라 => 존니 => 존내 => 조낸....
좆나도, 졸라도, 존니모, 졸라리도, 조낸도.... 다 한 형제입니다.
초 특급 울트라 그레이트 환타스틱으루다가 상스러운 말이지요.
그럼 분위기 타서 슬슬 '씨바'로 넘어가 봅시다.
'조낸'을 낳은 분이 '좆나'라면 '씨바'를 낳은 분은 누굴까요?
'씹할' 입니다.
씹: 여자의 성기를 상스럽게 이르는 말, 혹은 성교를 상스럽게 부르는 말.
'씹하다' 는 '성교하다'를 극단적으로 상스럽게 표현하는 말입니다.
영어로 얘기하면 'Fuck' 이라고 하는 놈입니다.
보통 성교를 'Sex'라고 한다면 'Fuck'은 그냥 처 박는 겁니다.
욕정에 눈이 멀어서 애정이 있든 없든 닥치는대로 들이 박는...
그것이 바로 'Fuck'이고 그것이 '씹'입니다.
한국인이면 기본적으로 아는 욕이 있죠?
니미 씨발놈...
원래는 '네미 씹할 놈' 입니다.
네미: 네 어미
(이 '네미'란 말은 '니기미'와도 같은 의미입니다.)
네 어미 씹할 놈...
이런 놈 상상이나 가십니까?
이거랑 똑같은 말이 영어에도 있습니다.
락 음악을 듣다보면 자주 나오는 말이죠.
Mother fucker : 지 애미를 범하는 놈.
이 욕 역시 전 세계적으로 통하는 초 저질급 욕이죠.
인륜적으로 생각도 할 수 없는 폐륜아.
그게 바로 니미 씹할 놈입니다.
너무 기니까 줄여쓰기 시작한 것이 '니미'고 '씹할' 인 것입니다.
이 '씹할' 이라는 것이 '씨바'까지 가게된 외계어 변천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씹할 => 십팔(18) => 씨팔 => 씨발 => 씨바....
이럼 또 누군가는 말하겠죠?
그런 의미로 쓴 것이 아니니까 별 문제 없지 않느냐고,
새로 생겨난 말이라고 생각하고 쓰면 되지 않느냐고...
한국사람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든, 귀화를 하든, 그 피는 한국사람인 것 처럼,
아무리 치장을 시키고 변형을 시켜도 욕은 욕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무슨 뜻이었는지 알고 계셨던 분도 물론 계시겠지만,
자기가 쓰는 말이 어떤 뜻인지도 모르는 채 쓰고 있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제 페이퍼의 질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쓰게 되었습니다.
물론 사람이 살다보면 욕을 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욕먹을 짓을 하는 사람도 많이 있구요.
저도 참을 수 없을 땐 욕을 하곤 합니다.
욕먹어도 싼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어쩔 수 없이, 분을 참을 수 없어 쓰는 욕이라면...
되도록 안 쓰는 것이 좋겠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썼다면 이해라도 하겠습니다.
그런데 요즘에 인터넷에서... 혹은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들을 보면 그것이 똥인지, 된장인지도 구분하지 못한 채 사용되고 있다는 느낌을 너무나도 많이 받습니다.
'된장녀'는 머리에 핏대를 새우고 욕을 하면서 정작 자신도 똥, 된장을 구분 못하고 있던겁니다.
조낸 멋져요!!
얼마나 멋진지 충분히 이해는 갑니다.
말에서 벌써 너무너무 좋다는 느낌이 풀풀 풍기고 있지 않습니까?
제 페이퍼을 보고 댓글을 달아주십니다.
조낸 재미있어요!!
참 고마워야 할 일입니다. 제 페이퍼를 그렇게 재미있게 봐 주시니 말이죠.
하지만 유쾌하지가 않습니다.
좋아 할 수 만은 없는거죠.
그 분들 모두가 뜻을 전혀 모르고 쓰고 있는거라고 전 철떡같이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욕을 하면 된다, 안 된다는 그런 도덕적인 문제를 떠나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내뱉던 말들이 욕이라면 분하고 부끄럽지 않겠습니까?
욕을 하면 상대방이 기분이 나빠지니까 안 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욕을 입에 달고 사는 것은 걸레를 입에 물고 사는 것과 같다고.
욕인줄 알면서 쓰는 사람들은 알면서 걸레를 물었으니 그나마 억울하지나 않지,
욕인지도 모르고 쓰는 분들은 자기도 모른는 사이에 자기 입에 걸레를 물고 다니는 격이 되는겁니다.
욕을 하면 자기 입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는, 그런 이야기.
상대방의 인격을 깎으려고 했던 욕들도 알고보면 자기 자신의 인격을 깎고 있었던겁니다.
지금까지 모르고 쓰셨다면 이제부턴 자제를 하셨으면 하는 바람이구요,
알고 쓰신거라면.... 음...
그냥 계속 그렇게 사시어요.
남의 인생관을 바꿀 만큼 잘난 녀석이 아니기 때문에 잔소리는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것 만은 알아주세요.
시종 욕으로 일관하는 코미디영화가 질이 낮아 보이는 것 처럼,
사람 뒤통수를 때려가며 하는 개그가 질이 낮아 보이는 것 처럼,
욕을 내 뱉는 그 순간,
본인의 인격 역시 바닥으로 떨어진다는 것을 말이죠.
오늘은 주제넘게 무거운 쪽으로 가 버려서, 여기서 그만 쓰겠습니다.
다음호에는 일본어랑, 질문과 답변이랑, 숙제랑 여러분을 현란한게 반겨드릴 것이어요~
아무쪼록 모두 같이 고운 말만 쓰도록 노력해요~
저딴 말 말고도 우리나라말은 참 멋진 말들이 많이 있답니다.
이곳에서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그것을 점점 더 느끼게 되네요. (^^)
저의 스트롱베리 일본어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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