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 도보순례

글/그림 : 희야시스

[32일째] 악수 수행 대사님와 약사 항아리

<시코쿠 88절 1200km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걷다. (64)>


- 악수 수행 대사님와 약사 항아리 -


2010. 4. 25. 일요일 / 맑음 (32일째)

5시에 일어나 씻고 가방을 정리를 했다.



일어나자마자 왠지 출출해 요구르트 한개를 식전에 마셔주었다. ^^



6시 아침 예불에 참석하였다.
6시부터 시작된 예불은 6시 30분에 끝났지만 끝나고 나서 주지스님과의
대화가 7시가 조금 넘어서야 끝마치게 되었다.

여기 주지스님은 이야기가 길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a

그래서 일까? 츠야도에서 어제밤 3명이 잤다고 했지만 그중 아무도 아침
예불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주지스님은 한국에서 온 나를 손들게 하시더니 욘사마 이야기도 하셨다. ^^a



아침 예불이 끝나고 다들 식당으로 향한다.

그런데 좀전에 예불을 드린 장소에서 나올 때 보니 그 앞에 신고 왔던
슬리퍼가 한줄로 가지런히 놓여져 있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어쩜 저렇게 많은 사람이 저렇게 가지런히 나올 때 편한 방향으로
신발을 정리하고 들어갈 수 있는지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단체 순례자가 묵는 방~

천장에 그림들이 무척 예쁘다.
그러나 이때는 아침 식사에 온통 정신이 팔려 그냥 지나쳤다. ㅋㅋ



한명 두명 식당에 들어서고 있다.



아침 식사는 어떨까? 무척이나 궁금했는데 무척이나 소박하며 맛이있다.

특히나 아침의 칼칼한 입맛에 오카유(누룽지밥)가 술술 들어갔다.



활기찬 분위기의 식사 시간~



식사를 마치고 본당으로 향했다.



본당 안쪽에 들어가면 왼쪽에 납경소가 있다.

식사 준비로 바빠서인지 묵서를 써 주는 분이 빨리 안오셔서 또 한참의
시간을 잡아 먹어야 했다.



출발하기 전 기념 사진~ ^^



오늘의 도보 길도 무사 안전을 기원해 보았다. ^^

출발하기 전 이곳의 츠야도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보고 싶어서 스님께
혹시 츠야도를 볼수 있는지 양해를 구했더니 안내해 주셨다.



건물 뒤쪽 지하에 보일러 실 같은 공간에 다다미가 깔려 있고 그 위에
이불도 있다.

그리고 밖에는 코인 세탁기과 건조기가 있었다.

남녀가 함께 묵지는 못하고 먼저 온 성별이 이날 이곳에 묵을 수
있다고 한다.



혹시라도 밤 늦게 와서 내려갈 수도 없는 곤란한 상황일때는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니 그런 경우 가끔 다른쪽 건물에 사용하지 않는 빈방을
보여주며 이곳에 묵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곳은 이불도 없고 춥다고 한다.

사진에 보이는 것보다 더 스산해 보이는 방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츠야도도 좋지만 센유지에서는 슈쿠보에 한번 정도는
묵어 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시계를 보니 8시 10분이다 다른 때보다 아침 출발이 너무 지체 되었다.



서둘러 내려가는데 어라... 아가타상이 아닌가!!! ^^

"아가타상 가방은요?"

"아... 저기 밑에 잠시 내려 놓고 왔어."

"아... 그렇구나."

"내려 가는 길은 알지? 내려갈 때는 어제 올라왔던 차도 길이 아닌
산길로 내려가야해."

"네. ^^"

"나도 서둘러서 따라 갈테니 중간에서 만나자고."

"네. 그럼 이따 뵈요."

오늘은 아가타상과 숙소가 같기 때문에 서로 만나는 지점부터는 함께
하기로 하고 각자 가던 길로 향했다.



다시 산문으로 빠져나간다.



산문을 지나쳐 가다가 본 머리 잘린 불상들... ㅠㅠ



산길로 향하는 이정표를 보고 내려갔다.



산 아래로 내려와 마을 모습~



늘 나를 바른 길로 인도하는 헨로표시판~

삶에도 옳은 길로 인도하는 이정표가 이렇게 선명하게 보이면 좋으련만...!



멋지게 펼쳐지고 있는 보리밭~!!



9시 50분 센유지[仙遊寺]에서 6.1km 떨어져 있는 59번 고쿠분지[国分寺]에
드디어 도착하였다.



고쿠분지 주변 지역은 미쇼우가츠[巳正月]라는 유명한 행사가 6백년 이상
행해지고 있다.

미쇼우가츠는 그 해의 정월을 보내지 못하고 돌아가신 영혼들을 위로하고자
그 가족들이 행하는 행사이다.

12월 첫번째 진[辰]일 밤에 신물의 위패 앞에 제단을 만들어 공양을 하고
사[巳]일에 가족, 친적이 제등에 불을 붙이고 성묘를 하러 간다.

성묘를 하러 오가는 동안에는 말을 해서는 안되며 성묘가 끝나면 찰떡을
구워서 길게 늘여가면서 먹고 집으로 돌아가면 이번에는 소금이 들어간
팥고물이 든 찰떡을 먹는다.



이러한 미쇼우가츠는 고쿠분지에서 무장 와키야 요시스케 공이 숨을 거두었을
때 시작되었다고 한다.

5월 11일에 요시스케 공이 전사했지만, 적군에게 죽음을 알리지 않으려고
조용히 장례를 치렀고 12월이 되자 부하들이 요시스케 공을 사모하면서
사람들이 알지 못하도록 밤중에 무덤에서 조용히 정월 떡을 구웠던 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충심에서 만들어진 일이 오랫동안 풍습으로 남아 행해지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이절에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는 장소는 바로 이곳이다.



악수를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는 악수 수행 대사님이시다. ^^b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악수를 했으면 손 색깔까지 변했다. ^^;;



나도 마음속에 소원 하나를 생각하고 악수를 청했다. *^^*



그리고 악수 수행 대사님 오른쪽편에는 약사 항아리가 있다.

눈, 머리, 다리 등등이 위에 적혀 있는데 치료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부분이 써 있는 곳에 손을 어루만지면 병이 낫는다고 한다.

나는 다리라고 적혀 있는 부분을 어루만지며 부탁드렸다. ^^

다음 절로 이동하려고 할때 아가타상과 다시 만났다.

이번에도 먼저 가고 있겠다고 하고 먼저 출발하였다.

아가타상이 나보다는 빠르니깐 금방 만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어린 야구 꿈나무들~



한참을 걷다보니 저 앞에 이마바리 유노우라 온천휴게소가 보였다.

저쯤에서 쉬면서 아가타상을 기다리면 좋을 것 같아서 휴게소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휴게소 주변에 왠 폭주족들이 엄청나다.

이 근처에서는 노숙하면 위험할 듯~



온천 근처라 그런지 뜨거운 온천 김이 마구 나오고 있는 장소~



휴게소에 앉아서 아가타상이 오나 이쪽 저쪽 쳐다보고 있는데 한 아저씨가
다가오더니 이런 저런 말을 걸며 1,000엔을 오셋다이로 건내주셨다.

천엔을 오셋다이로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b

그런데 이 아저씨 쉴세없이 나에게 말을 건낸다.

그런데 사투라가 원체 심하셔서 그런지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알아
듣기가 힘들어 완전 곤란해져 버렸다.

돈까지 오셋다이로 받았는데 말을 끊을 수도 없고 해서 알수 없는
말들을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듣고 있었다.

그런데 저쪽에서 아가타상이 뚜벅 뚜벅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

일행이 와서 미안하지만 점심을 먹으러 가야겠다고 천엔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아가타상과 함께 휴게소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아가타상 좀전에 그분이 나한테 천엔 오셋다이 줬어요.
그러니깐 오늘 점심은 내가 살테니깐 먹고 싶은 걸로 고르세요."

"아니야!!! 그건 희상이 받은 거잖아."

"괜찮아요. 지난번 아가타상도 할머니한테 받은 천엔으로 나에게
점심을 샀잖아요.
이제 내가 갚을 차례예요. ^^
부담 갖지 말고 드세요. ^^"



내가 고른 닭꼬치 계란 덮밥



아가타상이 고른 생선까스~



아가타상이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니 완전 흐믓하다. ^^



내가 먹는 모습을 찍어주겠다고 해서 설정하에 찍은 사진인데...
어째 넘 리얼하다. ㅋㅋ

점심도 든든하게 먹었으니 오늘 남은 길도 힘차게 걸어야겠다.

희야가~

휘리릭~~~~




무단 도용 및 스크랩, 리터칭을 통한 재배포 등은 절대 금합니다.
(http://heeyasis.com 희야의 비밀의 화원)




풀빵웹툰

시코쿠 도보순례

64화-[32일째] 악...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