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 도보순례

글/그림 : 희야시스

[28일째] 안개 속을 걸으며...

<시코쿠 88절 1200km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걷다. (47)>


- 안개 속을 걸으며...-


2010. 4. 21. 수요일 / 안개, 강풍 (28일째)

5시에 일어나 가방을 정리하고 거실로 내려왔다.



어제는 늦은 밤에 도착해서 정원을 못 봤었는데 아침에 바라 본 정원은
참 예뻤다.



6시 숙소에서 출발하였다.
어제 무리해서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다행히도 아침에는 또 다시 걸을 수
있는 건강이 허락되었다.



오늘은 왠일인지 안개가 자욱하다.



몽한적인 분위기도 나고 시야 거리가 짧다보니 은근 겁도 났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거리에는 사람 그림자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버스 정류소에도 텅비어 있다.



오모고료칸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이치리기 민슈쿠~



편의점에 잠시 들려서 아침으로 먹을 삶은 계란 2개와 명태알 초밥 2개를
사들고 나왔다.



버스를 타고 이동중인 오헨로상의 모습도 보인다.

에고~ 부러워라. ^^a



한참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는데 자가용 한개가 서서는 차로 태워
주시겠다고 한다.

"아니예요. 저는 걷는 오헨로라서.. ^^;;
그냥 걷겠습니다."라고 정중히 거절을 했다.

그러자 힘내라고 손을 흔들며 사라지신다.

유혹을 견뎌낸 희야.. ^^v







유난히도 안개가 심한 날이다.



진주구슬을 만들어 놓은 거미에게도 아침인사를 건내 본다. ^^



앞에 차가 오고 있는지 안 오고 있는지가 잘 안보이는 날이라
더욱 긴장하고 걸었다.



7시 45분 묘진 휴게소가 보인다.



벚꽃도 예쁘게 펴 있어서 운치 있게 아침 식사를 먹을 수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화장실도 있고 식수도 있고 노숙하기에는 딱 알맞은
장소가 아닌가 싶다.



아침 밥을 먹고 33번 도로를 따라 쭉 걷다보니 오른쪽으로 이정표
하나가 눈에 보인다.



여기부터 산길로 빠지는 길이다.
아가타상이 이곳의 이정표를 놓치지 말고 잘 보고 가라고 했었는데...
제대로 발견하였다.



그나저나 산길 초입에서 갑자기 두려움이 몰려왔다.

안개가 너무 짙어서 겁이 나는 것이 아닌가!!!



산길에서 혹시나 길을 잃지는 않겠지?
혹시 이상한 사람을 만나면???



머리속이 갑자기 복잡해진다.ㅠㅠ

그래도 코보대사만 믿고 전진하는 수 밖에....
언제 올지도 모르는 오헨로상을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안개가 짙어서 그렇지 이곳 산길은 걷기에는 최고의 산책로가 아닌가 싶다.

길도 어렵지 않고 부드러운 흑길이 발에도 부담을 줄여 주었다.



산속에 있는 휴게소~



에이메현에 있는 절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보인다.

오늘 51번 절까지 갈 예정인데.. 그럼 에이메현의 반은 끝내는 샘이다.



드디어 저 아래 마을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곳에도 선거가 있는지 선거 홍보 차량이 뭔가를 열심히 이야기 하면서
손을 흔들고 지나간다.



산길을 모두 내려오니 사카모토야가 눈에 보였다.
이곳은 옛날 헨로숙소를 복원한 곳이라고 한다.

가끔 이곳에서 차와 과자를 접대하기도 한다.

나는 이곳에서 화장실만 이용하고 바로 출발하였다.



산길을 내려오니 안개도 많이 사라졌다. ^^



아미카케이지다.



아미카케이지 앞에는 커다란 돌이 놓여져 있었다.

아마 이 돌때문에 이곳에 절이 세워져 있나보다.

이돌의 전설은...
옛날 코보대사님이 미사카토게를 내려가던 중 도로공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들은 길이 미끄럽고 바위가 많아 여행자들이 고통을 겪던 비탈길을
넓히는 중이었는데 마침 길을 가로막고 있는 큰 바위를 없애려고 하는데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코보대사님은 그물망에 큰 바위를 넣고 봉을 통해 어깨에 메고
옮기던 중 봉이 접히면서 하나는 산으로 하나는 강쪽으로 날라갔다고 한다.

산쪽으로 떨어진 돌은 이 돌인데 표면에 수많은 그물코가 붙어 있기 때문에
아미카케석[網掛け石-그물코 모양]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예쁜 마을 풍경들을 감상하며 46번 절로 향한다.



무슨 선거를 하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붙어 있는 걸까???



마을 길로 접어 들어섰다. ^^



46번절 앞 쵸우진야다.
오늘 아가타상이 묵는다고 했던 곳인데 단체 순례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인지 규모가 무척 크다.



10시 35분 46번 절 죠루리지[浄瑠璃寺]에 도착하였다.



단체 순례자들~
그중에 한 할머니가 막 도착해 합류하기 전 나를 바라보고 계신다. ^^a



전나무 대사님



수령 1000년이 넘는 천연기념울의 <이브키뱌크신>



맨발로 밟으면 건각이나 교통 안전에도 효험이 있는 붓소쿠세키[佛足石]

많은 사람들이 맨발로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또 한무더기의 순례자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보여 다가가 보았다.



아하~ 붓슈세키[佛手石]였다.



이곳에 빌면 지혜에 효염이 있다고 한다. ^^



납경소에 가니 오셋다이로 놓여져 있는 귤이 보였다.

맛있어 보여서 나도 한개 집어서 맛을 보았다. ^^b



경내를 다 둘러보고 기념 사진을 한장 남기고 다음 절로 향한다.

희야가~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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