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 도보순례

글/그림 : 희야시스

[26일째] 도오야마 대사당

긴 여행과 결혼식 잘 마치고 이번 주부터 다시 연재 시작합니다.
많은 시간 기다려 주신 분들께는 사과의 감사함을 전합니다.


<시코쿠 88절 1200km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걷다. (44)>


- 도오야마 대사당 -


2010. 4. 19. 월요일 / 비 (26일째)

다시 셋이 뭉쳤다. ^^



기쁜 나머지 길거리에서 바로 이야기 꽃이 활짝 피었다.



이야기가 끊길세라 이어지는 대화에 아가타상이 저쪽 정자에 앉아서 차분히
이야기를 나누자고 해서 자리를 이동하기로 했다.



오다노사토세세라기 정자에 셋이서 둘러 앉았다.



서로가 그랬다.
만나는 것 만으로도.... 대화를 나누는 것 만으로도....
늘 입가에 미소가 먼저 번졌다.

아가타상은 도요가하시 츠야도에서 따뜻하게 잘 보냈다는 말에 잘되었다며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오늘 아가타상이 묵을 료칸은 우리가 묵을 예정인 츠야도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잘만하면 아마도 내일 셋이 함께 걸을 수 있을지도.. ^^



오늘 우리가 묵을 도오야마 대사당은 이곳 우동집에서 허락을 구하고 열쇠를
받아서 가야한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 저녁은 이곳에서 우동을 먹을 계획인데 아가타상은 예약한 료칸에
식사포함으로 예약을 해 놓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아쉬운 작별 인사를 했다.

"아가타상 내일 또 만나요~"

"응~ 희상 내일 또 봐~!!!"



멀어져가는 아가타상의 모습...!!!
늘 시야에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게만 된다.



이곳 식당의 대표음식은 다라이우동인가보다. ^^



가게 안은 무척이나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츄상은 이곳의 대표 음식인 다라이우동(550엔)을 주문했고..



나는 니쿠가케우동(600엔)을 주문했다.

따끈 따끈한 국물까지 얼마나 맛있었던지 한그릇 금새 뚝딱하였다.



오늘은 기분이 좋은지 츄상이 저녁을 오셋다이로 쐈다. ^^b

그리고 주인 아주머니께 오늘 하룻밤 신세를 지겠다고 말씀 드리고
노트에 이름과 주소등을 적고 키를 받았다.



오늘 우리말고는 다른 사람은 없다고 한다.

츄상 말로는 전에 왔을때도 늘 혼자 묵었다고 한다.



너무나 여성스럽고 단아해 보이는 주인 아주머니와 기념사진도 찰칵~!!!

열쇠는 내일 아침 가게에 돌려주기로 하고 우리가 묵을 대사당으로 향했다.



대사당은 우동집에서 5분정도 걸어가면 있다.
열쇠를 열고 문을 열어 놓고 찍은 사진~



화장실은 건너편 묘지들 사이에 있다. --;;;
밤에 혼자 갈수 있을까???
화장실 안에 불도 없는데 말이다. ㅠㅠ



방 안으로 들어가니 불단이 눈에 들어왔다.

설마 이곳 앞에서 자는 걸까??? 라고 생각하고 있을때 츄상이 왼쪽
문을 열고 자는 곳은 이곳이라고 알려주었다.



뒷편 방으로 들어가니 커다란 방이 있다.
이불도 있고 스토브도 있고 TV도 있다.

오늘 밤은 따뜻하게 잘수 있을 듯~

씻는 것은 부엌에서 세수와 양치질만 할수 있었다.

그래도 그게 어딘가!!! 완전 행복~



"희상 한잔하겠어???"

츄상이 꺼내든 팩소주~
커피잔 만한 잔에 가득 따라서 마셨다.



민박집이나 료칸에서 잘때는 그래도 괜찮은데...
노숙이나 츠야도 젠콘야도에서 잘때는 아무래도 좀 긴장되어서 그런지
잠이 쉽사리 안오는데 이렇게 한잔하고 나면 푹 잠을 잘수가 있었다.

그런데 오늘밤 이 술자리때문에 곤란한 일이 생길줄이야... --;;



TV를 보는데 이럴수가!!!! 한국 맛집이 나온다.
으악~~~~~~~~~~~~~~!!!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순두부찌게... ㅠㅠ

카프리라면 눈으로 마실텐데...
순두부는 눈으로 먹을수가 없으니 아쉽다. 쩝~

내일도 가야할 길이 멀다.
그래서 오늘은 8시가 조금 안된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자다가 문제가 발생했다.

한참 자다가 시계를 보니 12시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다. ㅠㅠ

아까 마신 술이 이제 소화가 다 되었는지...
소변이 마려운 것이다. ㅠㅠ

그런데 밖은 너무 깜깜하고... 화장실은 공동묘지 근처에 있고 불도 없는
푸세식 화장실이고.... 츄상은 자고 있고....
지금 12시인데... 앞으로 5시간 정도는 지나야 일어날텐데....
이를 어쩌면 좋지??? --;;;

예전에 방광염에 걸려 피오줌을 싼 경험이 있는 나로써는 또다시 그런
일을 만들수는 없는 노릇이다. --a

결국 꿈나라에 있는 츄상에게 다가가 흔들어 깨웠다.

"츄상!!! 츄상!!!!"

이 늦은 밤에 자신을 깨우는 날 보고 처음에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 여자가 날 유혹하나???' 라고 생각하지 않았을지..? ^^a

"왜!!! 무슨 일이야???"

"저기... 나 화장실 가고 싶어.
그런데 무서워서 못가겠어."

"아....!!! 알았어 같이 가자!!!"

츄상과 나는 각각 렌턴을 들고 나와서 츄상은 대사당 마당에 앉아 기다리고...
나는 그 사이 화장실로 들어가서는 어디 가지 말고 거기 꼭 기다려 달라고 신신 당부를 했다.

참내... 화장실 가는 것이 무서워서 누구를 부르기는 실로 오랜만이 아닌가 싶다.

어렸을때 시골집 할머니네 갔을때 빼고는 이런적이 없었는데... --;;;

암튼 후다닥 일을 보고 나온 나를 보고 츄상이 재미있는지 연신 웃는다.

어째 이번 일로 내내 놀릴 것 같은 불길한 기운이... --;;;

그래도 노숙할때마다 든든한 츄상이 함께해줘서 정말로 다행이 아닌가 싶다. ^^a

희야가~

휘리릭~~~~


<지출 내역>

아침 샌드위치 245엔 / 우유 144엔 / 김밥 300엔 / 엽서 16장 1,000엔
젤리 105엔 / 빵 126엔 / 차음료 98엔

당일총액 : 2,018엔


일일 도보거리 : 27km
번외 8번 사찰 도요가하시 ~ 도오야마 대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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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heeyasis.com 희야의 비밀의 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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