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의 여고깨담

글/그림 : 미니

돌장비 소녀 캔디

 

 


"에... 그러니까... 이 지문에서 사필귀정의 뜻이 뭔지 아는 사람~?"

 

 

"...."

 

 

"아무도 없나요?"

 

 

"...."

 

 

"오늘이..12일이네..? 12번~!"

 

 

"...네.. "

 

 

"오, 절범이구나... 사필귀정의 뜻이 뭔지 아나요?"

 

 

"네...네개의 연필이 정말로 귀하다는 뜻...입니다. "

 

 

"틀렸어요..^^ 사필귀정이란 무슨 일이든 결국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는 뜻이에요.."

 

 

"네.. "

 

 

"자, 절범이 자리에 앉고... 다음부터 틀리면 꿀밤때릴거에요~!"

 

 

"..."

 

 

 

 

 

 

 

딩동~ 딩동~


 

 

 

 

 

"어머머~? 수업시간이 끝났네요.. 여러분~ 다음 시간에 만나요~"

 

 

 

 

 

 

 

별명, 돌장비 소녀 캔디.

 

우리학교의 유일한 미혼의 여교사이며,

 

뭇 남선생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혼자 생각하는,

 

34세 노처녀 국어 선생님의 수업이 끝나면,

 

우리들이 언제나 애타게 부르짖는말.

 

 

 

 


 

 

"으악~~ 대패~~~"

 

 

"제..제발 대패를 줘~~ 닭살을 다 밀어 줘~~"

 

 

 

 

 

 

 

 

 

 

 

 

그렇다.


 

국어선생은 우리 학교 최고의 공주병 선생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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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헉.. 뭐..뭐라고??? 그..그건 너..너무 위험한...."

 

 

"아니 이년이 아침 반찬으로 쥐약을 쳐드셨나, 난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오바 하고 지랄이야."

 

 

"아 난 스크롤의 압박을 예상해서 중간 생략의 기법을 쓰려고 했지. 이년이 시트콤도 안 봤나"

 

 

"안 웃겨 이년아. 악플 달리는 소리 안 들려?"

 

 

"아..암튼 빨리 대사를 쳐봐;"

 


 

 

 

 

 

 

평소 공주병이며 내숭의 달인이었던 국어선생을 얄미워하던 절범이는,

 

나를 조용히 화장실로 불러냈던 것이다.

 

 

 

 

 

 

"너 이번 시간 무슨 시간인지 알지?"

 

 

"알지, 돌장비 소녀 캔디 선생의 국어시간 아니냐?"

 

 

"캔디 들어올 때 표정 잘 봐라."

 

 

"왜?"

 

 

"손잡이에 딱풀 이빠이 묻혀 놓을 거 거든. 히죽."

 

 

"허걱."

 

 

"채팅용어 쓰지마 이년아."

 

 

"응;"

 

 

"후후, 그 내숭이 언제까지 가나 두고보자."

 

 

 

 

 

 

절범이는 비열하게 웃으며 교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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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 딩동~

 

 

수업을 알리는 종소리.

 

 

절범이는 책상 위에 올려놓은 두 손을 서로 깍지 낀 채,

 

음흉한 미소를 띄우며 교실 문 쪽을 바라봤고,

 

나도 뒤에 벌어질 일을 예상하며 막연한 두려움으로 교실문을 응시할 수 밖에 없었다.

 

 

 

 

 

 

 

또각 또각 또각

 

 

 

 

 

드..들린다..!

 

 

 

 

 

돌장비 소녀 캔디육중한 하이힐 소리;

 

 

두터운 종아리에 비해 너무나도 연약해 보이는 실낱같은 하이힐이,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를 두고 우리 학교 전문 도박사들이 결과를 예측한 결과.

 

24:3의 압도적인 숫자로,

 

'일주일 안에 부러질 것이다.'

 

 라는 예측을 한 바 있다.

 

 

 

 

 

 

또각 또각 또각

 

 

 

 

 

드디어, 그 육중하지만 한편으로는 날카롭게 복도를 울려퍼지던 하이힐 소리가,

 

교실 문 앞에서 멈췄고, 나와 절범이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철컥.


 

 

 

교실 문은 반쯤 열리다 말고 멈춰 서더니  짐승의 울부짖음과 같은 괴성을 내뿜었다.

 

 

 

 

 

 

" 꺄 "


 

 

 

 

그러나 그것은 캔디의 입에서 나온 소리였다.

 

 


 

 

 

'흠칫;'

 

'흠칫;'


 

 

 

 

너무나도 예상 밖의 결과에 놀란 절범이와 나.

 

 

 

 

 

 

"야, 뭐..뭐야; 그냥 장난친 건데 왜 저리 광분해;;"

 

 

"몰라 이년아; 괜히 딱풀은 처발라 가지고;;;"

 

 

 

 

 

"까아아아아아악"


 

 

 

캔디의 괴성에, 옆 반에서 수업 중이던 수학샘(37세, 미혼, 학생부소속)이 뛰쳐나왔다.


 

 

 

수학샘은 '3M의 유래' 편에서 소개된바 있는,

 

냉철하고 정확한 상황판단력의 소유자였다.

 


 

 

 

"뭐야? 어디서 짐승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 들개 들어왔어??"

 

 

 

 

 

 

 

 

"흐흑..수학 선생님... 애들이... 애들이 장난을...제 섬섬옥수와 같은 손에... 흑흑..."


 

 

 

 

국어샘은 덩치에 안 맞게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고,

 

이내 상황을 판단한 수학샘의 얼굴에선,

 

예전 4.12 골프연습 만행사건의 망령이 다시 떠오르는 듯 일그러졌다.

 

 

 

 

 

 

"어떤 자식이야!"

 

 

 

 

절범이는 체념한 듯 조용히 앞으로 걸어나갔고,

 

절범이의 얼굴을 확인한 국어샘.

 

 

 

 

 

"크흐흑.. 어..어떻게 네가 그럴 수 있니..? 선생님은 절범이 너를 믿었는데... 크흐흑..."


 

 

 

 

 

 

하며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포즈로 팔을 좌우로 나풀거리며,

 

덩치에 매우 어울리는 소리로 쿵쿵거리며 뛰쳐나가셨다.

 

 

 

 

 


쿵쿵쿵쿵쿵쿵쿵.

 

 

 

 

 

 

 

 

 

 

그 날.


 

절범(18세, 아이큐 89)


골프연습 만행사건을 재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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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절범아, 캔디가 그때 충격이 그렇게 컷나보다.."

 

 

"그러게; 벌써 일주일째 안나와서 1학년 국어샘이 대리수업이네.."


 

 

 

 

 

그때 다급하게 뛰어오던 3M

 

 


 

 

"야~ 야~ 그 사실 들었어?"

 

 

"뭐."

 

 

"헉..헉... 그..그게.. 국어샘이..."

 

 

"어, 국어샘이 뭐."

 

 

"그때 그 사건이후로...헉..헉.."

 

 

"어, 말해봐."

 

 

"자..살...하셨데..."

 

 

"뭐!?!?"

 

 

 

 

 

 


그렇다.

 

우리의 철없는 작은 행동이 국어선생님에겐 크나큰 아픔이 되었던 것이다.

 

그..그래도 국어선생님이 공주병이긴 해도 우리에게 잘해줬었는데..

 

내숭이었지만...

 

귀여웠던...

 

웃는 모습이 소녀같았던...

 

그런 좋은 선생님이었는데...

 

우리 때문이다...

 

우리 때문에 이렇게 된거다...

 


 

 

 

절범이는 죄책감에 빠진 얼굴로 책상에 머리를 파묻고 흐느끼기 시작했고,

 

난 초점 없는 눈으로 3M에게 넌지시 말을 건냈다.
 


 

 

 

 

 

 

 

"엄창?"

 

 

"당근 구라지."

 

 

"젠장."

 

 

 

 


 

 

 

"실은 국어샘 오늘 출근했더라. 내가 교무실에서 봤어."

 

 

 

 

그 말에 절범이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했다.

 

 

 


"야;; 어카냐.. 오늘 국어 들었는데... 선생님 얼굴 어떻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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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 딩동~ (아, 그놈에 종소리 참 많이도 나온다;;)

 

 

 

 

수업시간을 알리는 종소리.

 

 

바로 국어시간이다.


 

 

절범이는 아까부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땅만 바라보고 앉아있었고,

 

뒤이어 국어샘이 들어오셨다.

 

 

 

 

 

"여러분 그동안 잘 지냈어요~? ^^"

 

 

"...네..."

 

 

"그동안 선생님이 몸이 안 좋아서 학교에 못나왔어요.. 미안해요..^^;"

 

 

 

 

 

 

예상을 깨고 선생님은 평소와 똑같이 행동해 주셨고, 절범이의 눈에선 눈물이 고였다.


 

 

 

선생님은...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을까...?

 

우리에게 잘해주려 했었지만... 우리는 선생님에게 막대했으니...

 

괴로우셨을 것이다..

 

그러나 선생님은 예전과 똑같이 우리를 대해주셨다..

 

 

 

 

 


"음... 이 지문에서 사필귀정의 뜻이 뭔지 아는 사람?"


 

"선생님, 그 부분 진도 나간 부분인데요?"

 

 

 

 

 

선생님은 아마 착각을 하신 것 같다.

 

모범생인 반장이 지적해 줬다.

 

 

 

 

 

 

"아... 그렇구나.. ^^; 죄송해요... 그럼... 이 지문에서 사필귀정이 뭔지 아는사람?"

 

 

"선생님~ 그 부분 했다니까요..."

 

 

"앗.. 그렇구나 ^^; 미안.. 요즘 정신이 없네.. ^^; 고마워요..."

 

 

"네..^^;"

 

 

 

 

 

 

반장은 평소에도 선생님에게 사랑받는 전형적인 모범생이다.

 

 

 

 

 

 

"그런데... 반장?"

 

 

"네? ^^"

 

 

"서..선생님한테 말 버릇이 그게 뭐에요...?"

 

 

"네?-_-a"

 

 

"지..지금 나..나한테 도전하는 건가요?"

 

 

 

 


 

 

"그..그런거야. 나한테 도전하는 것일거야...! 나..나와. 어서 나와!"

 

 

"...네.에..?"

 

 

"저..저쪽에서 대가리 박고 있어.. 어서...어서!!! 빨리..대가리 안 박아? 주번!"

 

 

"네..!"

 

 

"학생부에서 야구방망이 빌려와."

 

 

"네..네?"

 

 

"너도 내 말 안 들을 거야?! 야구방망이 빌려오라고!!!"

 

 

"서..선생님...그..그건..."

 

 

"도전하는거야??!!"

 

 

"너무 심..하..."

 

 

"앗, 그렇군요 ^^; 너무 심하군요... 반장..? 어서 들어가서 책 펼치세요."

 

 

"네..네;;"

 

 

"자, 그럼 수업을 시작해볼까요? ^^;"

 

 

 


 

 

 

 

"자자, 이 지문에서 사필귀정의 뜻이 뭔지 아는사람~? ^^;"

 

 

 

 

 

 

...


 

 

 

돌장비 소녀 캔디라는 별명을 가진 국어샘,

 

 

키메라 로 별명이 바뀌다.

 

 

 

 

 

키메라[chimera]

하나의 식물체 속에 유전자형이 다른 조직이 서로 접촉하여 존재하는 현상. 

 


 

 

 

우리 학교의  의문점 진상 규명위원회 가 원인을 파악한 결과,

 

역시 그때의 정신적 충격이 너무 큰 나머지 다중인격 으로 발달됐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위원회의 말을 통하면,

 

국어샘의 마음속에 몇 개의 인격체가 존재하는지는 아직도 밝혀진다 없다고 한다.

 

 

 

 

 

이로서 우리 학교는,

 

 

 

우리나라 큐무의 마지막 무형문화제 계승자인 영어샘과,

 

온갖 스포츠 기술로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수학샘,

 

그리고 다중인격으로 우리들을 항상 긴장하게 만드는 국어샘,

 

이 삼인의 삼인통치시대를 겪게된다.

 


 

 

이들은 서로 적이 될 것인가 동맹을 맺게 될 것인가?

 

우리는 과연 누구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하는 것인가?

 

 

 

 

이들의 트러블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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