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의 여고깨담

글/그림 : 미니

그녀의 별명인 '절범이'의 유래 (하)

지난 줄거리

 

 


자신의 엉덩이를 사수하고자 영어 시험지를 찾아 교무실에 잠입한 절범이,


열심히 영어 시험지를 찾는 와중,

 

 

"너 누구야!"

 

 

라는 소리와 함께 후레시 불빛이 절범이의 얼굴을 덮쳤다.

 

 

 

 

 

=====================================================================

 

 

 

 


"아.. 아니 누가 누굴 덮쳤다고 그래; 큰일날 소리하고 있어;; 제대로 써!"

 

 

 

 

 

 

 

 


"너 누구야!"

 

 

 

 

소리와 함께 수위 아저씨는 후레시 불빛을 절범이의 얼굴에 비췄다. -_-

 

 

 

 

 

 

 

 


"어머낫!  아..안녕하세요."

 

"오, 우리학교 학생이구나. 난 또 시험지 훔치러 온 도둑인줄 알았네, 그럼 수고."

 

"네, 안녕히 가세요."

 

 

 


수위 아저씨는 인자한 미소와 함께 발길을 돌리셨다.

 

 

 

 

 

 

 

...라는 스토리 진행을 절범이는 무척이나 갈망했을 것이다;

 

 

 

 

 


"네가 이 시간에 여긴 왠 일로..."

 

"아;; 뭐.. 놓..고 온 게 있어서..;;"

 

"네가 교무실에 놓고 갈 게 뭐 있어?"

 

"아..아..그..그게 아니라.."

 

"바른대로 말못해!"

 

"수..수업시간에 핸드폰 빼앗겼는데.. 서..선생님이 방과후에 찾아가라고 했는데 그만 깜박 잊고... 그래서 지금 찾으러 왔어요..."

 

 

 

 


떨리는 목소리로 구라를 친 절범이.

 

 

 

"흐음, 그래?"

 

"네..무서워죽는 줄 알았어요.. 원래는 내일 찾으려고 했지만.. 중요한 전화 올곳이 있어서..."

 

"그렇구나."

 

 

 

 


절범이의 능청에 아저씨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럼 같이 찾자."

 

"네엣? "

 

"같이 찾자니까 뭘 그리 놀래. 그래, 어떤 선생님 한테 압수당했는데?"

 

"아..아니에요.. 제..제가 혼자 찾고 갈게요.."

 

"무섭다며."

 

"괘..괜찮아요.. 아저씨 일도 바쁘실텐데..."

 

"이것도 일이야."

 

"아흑...ㅠㅠ 그..그냥 저 혼자 빨리 찾고 갈게요.. 먼저 나가세요.."

 

"흠.. 그래. 그럼 얼렁 찾고 집에가."

 

"넵!"

 

 

 

 

 

 

천신만고 끝에 상황을 모면한 절범이...


수위아저씨가 나가고 절범이는 다시 시험지를 찾기 시작했다.

 

 

 

 


"찾았다!"

 

 

 

 


드디어 손에 넣은 영어 시험지.


절범이는 조심스럽게 시험지를 가방에 넣고 교무실을 빠져나왔다.

 

 

===========================================================

 

 

 

 

"언니야~!"

 

"왜."

 

"언니 나 이것 좀 풀어줘라."

 

 

 

 

절범이의 대학생 언니는 절범이와는 다르게 공부를 잘한다.

 

 

 

"이건 뭔데?"

 

"학교 시험 예상문제... 언니가 좀 풀어 줘... 모범 답안 보면서 공부하게..."

 

 

 

 

 


공부를 한다는 절범이의 말에, 언니는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절범이에게 말했다.

 

 

 

 

 

"조까.ㅗ"

 

 

 

 

 

 

 

"언냐, 쫌!"

 

"조건은?"

 

"한 장. "

 

"다른데서 알아봐."

 

"하..한 장 반."

 

"웃기지마. 세 장 이하로는 못해."

 

"두..두 장..;;"

 

"꺼져."

 

"두 장 반."

 

"콜."

 

 

 

 

 

결국 절범이와 언니는 두 장 반에 쇼부를 보고 협상타결의 악수를 나누었다.

 

 

 

 

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봐 언급하지만,

 

두 장 반만 오 천 원 이라는 소리가 아니다.

 

2500원-_-이었다.

 

 

 

 

==========================================================================

 

 

 

"엣다."

 

"고마워 언닝~!"

 

 

 

 

 

절범이는 언니가 풀어준 시험지의 답을 미친 듯이 외웠다.

 

외우고 또 외웠다.

 

 

 

"2,3,5,3,2,4,5,3,2,3,5,6,4,1,2,1,1....."
"2,3,5,3,2,4,5,3,2,3,5,6,4,1,2,1,1....."
"2,3,5,3,2,4,5,3,2,3,5,6,4,1,2,1,1....."
"2,3,5,3,2,4,5,3,2,3,5,6,4,1,2,1,1....."
"2,3,5,3,2,4,5,3,2,3,5,6,4,1,2,1,1....."
"2,3,5,3,2,4,5,3,2,3,5,6,4,1,2,1,1....."
"2,3,5,3,2,4,5,3,2,3,5,6,4,1,2,1,1....."
"2,3,5,3,2,4,5,3,2,3,5,6,4,1,2,1,1....."

 

 


객관식에 멈추지 않고 주관식까지 외웠다.

 

그녀의 엉덩이 사수에 대한 열망은 실로 존엄하기까지 하였다.

 

 


영어라고는 빨래집개 놓고 A 도 모르는 절범이는,

 

일주일간의 노가다 끝에 시험문제의 답을 완벽히 외우는데 성공했다.

 

 

 

 

 

 

 

 

영어 시험 당일.

 

 


많은 아이들은 공포에 떨며 펜을 굴렸지만,

 

절범이 만큼은 태연히 앉아 한문제 한 문제 마킹을 하기 시작했다.


 

 

영어 시험이 끝나고 반 아이들은 서로의 답을 맞춰보며 환희절망을 교차시켰지만,

 

 

 

 

절범이는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띄운 채 초연히 앉아있을 뿐이었다.

 

 

 

 

 


'어차피 난 100점이야.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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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이 지난 영어시간

 

 

 

 

곧 영어선생이 시험 점수표와 자기 키보다 더 큰 큣대를 들고 올 것이다.

 

그래도 절범이는 태연했다.

 

 

 


 

"강말자."

 

"네...."

 

"56점."


 

퍽. 퍽. 퍽. 퍽

 

 

 

 

 

"김춘자."

 

"네 "

 

"20점."

 

 


퍽. 퍽. 퍽. 퍽. 퍽. 퍽. 퍽. 퍽. 퍽....

 

 

 

 

 


"이영희."

 

"네;"

 

"45점."

 

 


퍽퍽퍽퍽퍽퍽퍽......

 

 

 

 

60점 밑으로 한 대씩 큣대는 춤을 추기 시작했고,

 

 

 

영어선생의 그 핏발이 선 눈으로,

 

큣대와 한 몸이 되어 춤을 추는 듯 한 모습은 차라리 아름답기까지 하였다.

 

 

 

 

 


여담이지만 훗날 우리는 그 모습을 큐무(큣대 큐, 춤출 무)라 칭하여,

 

봉산탈춤에 버금가는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에 등록시키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기도 했었다.

 

 

 

 

 


"절범이."

 

 

 

 

절범이의 이름이 호명되고, 절범이는 당당하게 대답했다.

 

 

 


"훗, 왜요?"

 

 

 

보라, 절범이의 저 당당함을.

 

 

 

 

 


"튀어나와."

 

"에이 선생님. 그러실 필요까지는 없는데... 쪽팔리게.. 그깟 만점이 머가 대수라고 박수까지 받아요..."

 

 

 

 

 

건들거리며 앞으로 나간 절범이.

 

 

 

 

"엎어."

 

"네?"

 

"일단 주먹 쥐고 엎드려."

 

"에이 선생님 장난도..."

 

"엎드렷!!!!"

 


 

 

 

큐무의 일인자 영어선생의 노호성에 절범이는 영문도 모른 채 엎드렸다.

 

 

 

 

 

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

 

 

 

 


"네가 나한테 도전한다 이거지?"

 

 


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

 

 

 

"지금 장난치나?"


 

 

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

 

 

 

 

큐무 한번 추고, 말 한 마디하고, 큐무 한 번 추고, 말 한 마디하는 영어선생님

 

 

 

 

 

 

절범이는 자신의 엉덩이가 난자를 당하는 와중에도 미칠 듯이 궁금했다.

 


 

 

 

 

 

 

 

 

 

 

 

도대체 왜

 

 

왜 맞는 것인가.

 

 


 

 

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


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


 

 

 

 

 

그러나 곧 그 의문은 영어선생의 말 한마디에 쉽게 해결되었다.

 

 

 

 

 

 

"영어 시험지에 불어 답을 써놓으면 어쩌자는거야? 도전이야? 그런거야?!"

 

 

 

 

 


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

 

 

 

 

 

 

쿵!

 

 

 

 

 

그렇다.

 

 

 


빨래집개 놓고 A자도 모르는 절범이는,

 

불어시험지를 영어 시험지로 착각 하고 훔친 것이었다!

 

미친뇬, 알파벳만 있다고 다 영어인가;

 

 

 


그렇게 고생해서 불어 시험지를 훔친 절범이..

 

물론 지가 몇 일 동안 그렇게 미친 듯이 외웠음에도,

 

불어 시험시간엔 답을 다 찍어서 제출하였고,

 

 

 

 

많은 분들이 예상하시는 바와 같이,

 

이 사건이 우리에게 전해지면서 절도범의 절범이가 된 것이었다.

 

 

 

 

현재 이 사건이 우리에게 전파되면서,

 

 

정말 절범이는 영어와 불어를 구분 못 하는 것인가 에 관한 진위성 논란이 계속되었고,

 

 

 

3M 편에서도 소개된바 있는 의문점 진상규명 위원회가 맹활약을 펼친결과,

 

 

 

 

정말 절범이는 영어와 불어를 구분 못 하며,

 

국어 시험에 한문만 나와도,

 

이게 국어시험인지 한문시험인지 일본어 시험인지 구분 못한다고 밝혀졌다.

 

 

 

 

한편, 그녀의 IQ지수에 의문을 품은 몇몇 아이들은 몰래 교무실에 침입,

 

생활 기록부를 열람한 뒤, 그녀가 돌고래침팬지를 아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IQ 89 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했었다는 사실에 몸서리치며 경악했다고 한다.
 

 

 

 

 

 

미션 임파서블을 본 뒤 큰 감명을 받아,

 

시나리오 작가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 한 아이는

 

절범이의 이 이야기를 듣고,

 

희대의 절도극, 절범 임파서블 이라는 코미디 영화를 집필중에 있다고 한다.

 

 

 

 

 

<다음에 다시 만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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