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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 : irish15

#83.(일상) 내 방은 포.화.상.태.

 

 

 

 

 

 

 

 

 

옥탑시절.

 
단칸방에서 살 땐, 작업실 하나가 절실했다.
 
 
 
방 두칸인 이곳으로 처음 이사왔을때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는 기쁨으로
 
어쩔줄 몰라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이곳 또한 비좁게만 느껴진다.
 
 
 
어찌보면 아담한 점도 없지 않아 있지만
 
문제는 가지고 있는 짐이다.
 
 
 
살림이야 살수록 늘어난다고 하지만
 
우리집의 경우, 책이 살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런데 심플함과 공간감을 선호하는 또리의 취향 덕(?)에
 
안방(일명 또리의 방)에는 되도록이면 물건을
 
많이 놓아두지 않으려 한다.
 
 
 
결국 좁디 좁은 뒤 베렌다와 나의 작업실이
 
창고로 전락한다.
 
 
 
자주 또는 거의 잘 안쓰는 물건은 베렌다로
 
곧잘 또는 가끔 쓰는 물건은 나의 방에 쌓아 놓는다.
 
 
 
더 이상 놓을 곳이 없다고 생각돼도
 
또리는 어느샌가 잘도 조그만한 틈을
 
발견내지는 만들어서, 여지없이 쌓아놓고 만다.
 
 
 
이제는 정말이지 포.화.상.태.다..  ㅡ.ㅡ;;
 
 
 
 
 
 
생각해보면
 
물질이야 더 큰 공간으로 이사를 가거나
 
가진 짐을 조금씩 버리면 해결이 된다지만
 
마음의 포화 상태는 어쩔 것인가..
 
 
 
하루에도 수 많은 복잡한 상념과
 
고민들을 안고 사는 우리네 마음을
 
버리고 싶을 때 아무때나 털어 버릴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너무나 홀가분 할텐데..
 
 
 
그렇지 않다면
 
마음의 크기라고 크게해서
 
담담히 받아들이거나 
 
여지의 공간을 넉넉히 만들수만 있다면
 
조금 덜 상처받고, 조금 덜 괴로워해도 될텐데..
 
 
 
앞으로도 나는
 
나의 작은 공간속에 있는 많은 물건들로인해
 
나의 거동에 제한을 받는다 해도 상관치 않을 것이다.
 
 
 
오히려, 당장 겪는 몸의 불편함 보다는
 
갖은 편견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자유롭지 못하는 마음의 무게감을
 
불편해 할 것이고
 
 
 
타인을 깊게 이해하지
 
못하거나,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의 크기를 불편해 할 것이다.
 
 
 
 
 
삶이란 결국
 
세상을 바라보는 자기자신의
 
마.음.의.공.간.을
 
얼만큼 키워나갈수 있는가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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