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해 보면 세상에는 자신의 의지로 좀처럼 끊기 어려운 것들이 있다.
노름. 담배. 카페인. 게임.등..
그리고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끊기 어려운 것도 있다.
나의 경우엔 그 중 하나가 신문이다.
오래전 어떤 사정으로 인해 구독해 오던
한 일간지를 끊을 형편이 되었다.
겪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신문을 끊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나도 한때 배달을 해봐서 알지만, 이런 경우
절대 배달원에게 얘기해봐야 아무 소용없다.
전화를 걸어 총무, 또는 소장등 관리자및 책임자에게 직접 말해야 한다.
(보통 전화받는 경리직원에게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또한 효과가 없다.)
배달원이나 경리직원에게 백날 말해봐야, 윗 관리자가 결정을 미루거나
그냥 계속 넣으라고 지시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관리자와 직접 통화할수 없어서 (부재중인 경우가 많아서)
어쩔수없이 몇차례 경리직원에게 조근 조근 사정경위(사실 굳이 얘기할 필요도 없었지만.)를
설명하며 그만 넣을것을 얘기했으나, 관리자에게 그렇게 전하고 조치하겠다는 대답과는 달리,
그 후로도 신문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계속 들어오고 있었다.
며칠후 어렵게 통화한 관리자에게 다시 얘기했으나
관리자는 오히려 자신들의 어려운 사정을 호소하며
서비스를 더 줄테니 좀 더 봐달라고 했다.
그러나 나의 상황이 어려운지라 입장을 단호히 했다.
그만 넣겠다고 약속을 받았지만, 그 뒤로도 여전히
신문은 계속 들어오게 되었고,
나는 드디어 불쾌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 뒤로 다시 경리직원과 (엄밀히 얘기하면 결정권자가 아니므로 사실 죄 없는.)
몇차례 언성을 높이는 통화를 하게 되었지만 (물론 욕설은 자제했다.)
여전해 문앞에 배달되어지는 신문을 보고는 (오는대로 차곡 차곡 쌓아 놓았지만
여간 신경 쓰이지 않았다.) 드디어 '폭발'(?) 할때가 왔음을 알게 되었다.
다시 어렵게 통화가 된 (휴~ 징하다!!) (물론 찾아갈수도 있었지만,
행여나 나의 감정을 주체못해 험악한 상황이 될 듯도 해서 자제했음.)
관리자에게 다짜 고짜,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며 상대의 억지스런 일방성과
그로인한 나의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불쾌감에 대해 한바탕 쏟아 부었다.
(물론 이때도 상대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욕설은 자제했다.)
이웃사람들이 행여나 소란스러워 할까봐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말이다. ^^;;
그렇게 통화 후에도 흥분이 가시지 않았으며 그 일이 있은 후
더이상 신문은 들어오지 않았지만, 개운치 않은 기분이 며칠간 계속 되었던 좋지 않은 기억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부끄럽고 우습기도 한 경험이었지만
서로가 좋게 끝낼수도 있었던 상황을, 보급소 측에서 너무 했던 경우라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보급소가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인관계 또한 이와 마찬가지로, '다음' 이라는 여지를 남기지 못하고, 이런 극단까지 갈 경우
상대에 대한 심한 불신과 아울러 지우지 못하는 깊은 상처를 남기기 마련이다.
" 일부 사람들은 좋게 얘기해선 안된다니까!
꼭 소리를 지르고 강하게 나와야만, 이 쪽을 쉽게 보거나 우습게 보지 않는다니깐!!"
문득 언젠가 한 친구가 들려주던 얘기가 생각나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 정말 그런가 ..
왜 이런 상황을 스스로가 자초하는 것일까?..
이런 불미스러운 경우를 겪고 나면, 다시 신문을 구독하기란
여간 부담스럽지 않음을 관계자들 또한 깊이 인식하기를 바랄 뿐이다.
아울러 다분히 굳어진 잘못된 관행과 억지스럽기 까지한 고객관리가
잠재 고객까지도 잃을수 있다는 경각심을 한번쯤 가져주길 바라는게
나의 짧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