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X’에서 계수정은 수술 중 발견한 과거 행위를 환자에게 알린다. 이 장면의 사후 고지와 수술 전에 치료 내용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는 의무는 구분되는 쟁점이다. 의료법은 생명이나 신체에 중대한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수술·수혈·전신마취 전에 환자에게 설명하고 서면 동의를 받도록 한다. 다만 설명과 동의가 지체되면 생명이 위험하거나 중대한 장애가 생길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를 둔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환자가 의료행위의 위험과 필요성을 숙고해 선택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봤다. 선택에 필요한 시간은 정해진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응급성 등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설명의무는 환자의 자기결정에 필요한 침습적 의료행위나 중대한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에 문제된다는 판례 기준도 있다. 동의한 범위를 벗어난 추가 수술이 필요한지, 설명을 위해 지체할 경우 환자에게 중대한 위험이 생기는지는 상황에 따라 따져야 한다. 이 기준만으로 수술 중 알게 된 과거 행위를 사후에 고지할 의무까지 일률적으로 결론 내릴 수는 없다.
환자가 미리 수혈을 거부한다고 밝힌 경우를 다룬 대법원 판결은 별도의 구체적 사례다. 법원은 응급상황에서도 환자의 사전 의사를 확인하고 대체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은 모든 응급수술에서 환자의 의사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일반론이 아니라, 사전에 수혈 거부 의사가 확인된 상황에 관한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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