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 후속 조치로 명백한 투기행위에 집중하겠다고 밝히면서 전국 단위 조사의 필요성과 실효성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허위로 농지를 취득한 경우는 엄단하되, 상속농지의 음성적 임대차처럼 농촌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진 행위는 법에 저촉되더라도 처분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상속·이농 농지를 소유한 비농민도 처분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전수조사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농지 정보를 모아 농정의 기초자료를 구축하는 일이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송미령 장관은 농지 종합 데이터베이스가 아직 없고 이번에 처음 구축한다고 답했다. 농지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정책 대상과 지원 수요를 진단하지 못했다는 지적에도 동의했다.
다만 전수조사 특별법안은 21대 국회와 22대 국회 개원 직후에도 발의됐으며, 당시 농식품부는 법 제정에 반대했다. 2022년 농지원부를 필지별 농지대장으로 개편해 소유·이용 정보를 파악할 체계를 갖췄고, 매년 농지이용 실태조사와 상시조사도 한다는 이유였다.
지난해 지방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농지, 농업법인 소유 농지, 관외 거주자 소유 농지, 공유지분으로 취득한 농지 등 17만1000㏊를 조사했다. 당시 농식품부는 정책 기초자료 수집이 목적이라면 표본조사로 충분하고, 전수조사는 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기존 조사와 전수조사가 무엇을 다르게 확인할 수 있는지가 실익 논쟁의 핵심이다.
정보를 한 차례 모으는 것만으로 정확성과 지속성이 보장되는지도 쟁점이다. 박석두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정보를 현행화하려면 최소 5년 단위로 조사를 반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사 기간에도 농지 소유와 이용 실태가 변해 완료 시점의 정확한 결과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 구상에 따르면 올해 특별조치법을 제정해 농지 소유 규제를 상당 부분 완화하고, 내년 농지법을 개정해 임대차 규제도 풀 전망이다. 농지가 농업에 쓰이도록 감시하고 비농민 소유 농지를 효율적인 경영체가 활용하도록 조정할 농지관리기구 논의가 뜸해진 점도 제도 개선의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