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미국인 자선사업가 마르코 안토니오 키로스 씨에게 딸 킴벌리 씨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생체간이식에 성공했다. 수술은 8월 14일 17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보도 당일인 28일 병원은 부녀가 순조롭게 회복해 퇴원했으며, 29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69세인 마르코 씨는 미국과 페루를 오가며 사업과 자선활동을 해왔다. 2008년 페루에서 담낭 제거 수술을 받으며 지방간 소견을 들었지만, 미국 주치의에게서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답변을 받고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다. 2025년 9월 배에 물이 차 병원을 찾았을 때 지방간은 간섬유화로 진행돼 있었다.
올해 2월에는 복수가 심해지고 폐에도 체액이 쌓였으며, 간경화 소견까지 확인됐다.
간이식이 필요했지만 페루에서는 이식 가능 연령이 65세로 제한돼 있었다. 미국에서는 뇌사자 간이식 대기자 명단에 올랐지만 수술 시점을 기약하기 어려웠다. 직접 정보를 찾던 마르코 씨는 생체간이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서울아산병원을 선택했다.
병원은 2025년 초 단일 의료기관으로 세계 최초 간이식 9000례를 달성했고, 연간 간이식 수술은 500례, 생체간이식은 400례에 이른다. 생체간이식 기증자 사망률은 0%라고 병원은 밝혔다.
기증자는 검사를 거쳐 30세 딸 킴벌리 씨로 정해졌다. 의료진은 딸의 간 우엽을 복부 10㎝ 미만 절개로 떼어냈다. 아버지의 간은 혈관 압력이 높고 혈관이 심하게 엉켜 있었으며, 굳은 간 일부가 하대정맥을 감싸고 있어 제거 과정에서 다른 장기의 혈액순환이 막힐 위험이 컸다.
의료진은 먼저 혈관을 분리하고 혈액이 안전하게 흐를 우회로를 만든 뒤 간을 떼어냈고, 건강한 혈관을 찾아 이식한 간의 혈관과 연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