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학습자와 자유롭게 대화하면서도 수업 진도를 따라가도록 설계한 한국어 교육용 AI를 개발했다. 2026년 10월 28일 공개된 이 기술은 대화의 자유와 정해진 학습 순서를 함께 챙기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생성형 AI와 대화할 때는 학습자가 대화 소재를 찾고, 자유로운 대화가 길어지면 그날의 학습 목표를 놓치기 쉽다. ETRI의 ‘주제 유도형 자유대화’는 학습 단계는 드러내지 않은 채 대화 주제만 제시한다. 학습자가 주제 안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하면 AI가 흐름에 맞춰 다음 학습 단계로 이끈다.
이를 위해 대화 상황을 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지 판단하고, 내용에 따라 소형 AI와 범용 AI에 처리를 나누며, 반복 질문을 걸러내는 세 장치를 적용했다. 연구진은 이 구조가 범용 AI만 쓸 때 생기는 응답·평가의 일관성 저하와 대화 내용의 해외 서버 전송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말하기 성능은 외부 기관의 블라인드 평가로 비교했다. 외국인 학습자와 한국어 교사, AI·언어교육 전문가 등 102명이 세 모델을 이름을 가린 채 무작위 순서로 평가했다. 학습자 발화에 대한 적절한 답변 비율과 대화 오류 비율은 다음과 같다.
| AI 모델 | 적절한 답변 비율 | 대화 오류 비율 |
|---|---|---|
| ETRI AI | 93.8% | 18.6% |
| GPT-4o-mini | 91.0% | 25.4% |
| GPT-5.1 | 90.9% | 23.7% |
ETRI AI는 두 지표에서 비교 대상 가운데 가장 높은 적절한 답변 비율과 가장 낮은 오류 비율을 기록했다. 10가지 대화 상황 중 8개에서도 학습자가 선호 모델로 꼽았다. 다만 이미 한 질문을 반복하는 빈도와 표현의 다양성은 GPT 계열이 더 우수해, 모든 항목에서 앞선 것은 아니다.
현재 시험용 프로그램은 상황별 말하기, 주제 자유대화, 글을 읽고 나누는 대화, 작문 자동 채점을 제공한다. ETRI는 스마트 글래스 기반 학습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별도 버튼이나 키보드 없이 음성으로 소통하고, 사진 촬영이나 자료 업로드 없이 주변 정보를 바탕으로 질문하고 답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구상이다.
글래스에서는 ETRI 자체 소형언어모델과 GPT 기술이 번갈아 질문에 응답한다. 연구진은 말하기에 더해 읽기·쓰기까지 지원하는 기술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