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62세 이씨는 지난 주말 손님이 두 팀에 그치자 폐업까지 고민하고 있다. 퇴직금에 은행 대출을 보태 연 가게에서 매출은 부진한데 이자 부담은 커졌다고 한다. 이씨는 “장사는 안 되는데 은행 이자는 불어난다”며 “이대로 가다간 대출 이자조차 못 낼 판”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해도 내수에 기대는 골목상권에는 회복세가 닿지 않는다는 현장 사례다.
금융감독원이 27일 밝힌 집계에 따르면 8월 말 국내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86%로, 2013년 5월의 0.92% 이후 1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저소득·저신용이거나 여러 금융회사에서 빚을 진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6월 말 12.71%였다.
집계 시점과 대상이 다르지만,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 수준이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체의 배경으로는 소비 부진이 꼽힌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소매판매는 7월 전월보다 2.6% 감소한 데 이어 8월에도 1.8% 줄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3분기 민간소비도 전기보다 0.2%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이 경제성장을 이끌어도 소비가 위축되면 동네 가게의 매출 회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매출이 줄어도 임차료와 인건비, 공공요금은 계속 들고 고물가로 식재료비 부담도 커진다. 대출로 창업하거나 운영자금을 마련한 가게는 고금리로 이자 부담까지 늘어, 장사가 부진할수록 빚을 갚기 어려워지는 구조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 부진과 금리 상승으로 자영업자의 부담이 당분간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저금리 대출로 창업을 부추기기보다 생계가 어려운 이들을 복지로 지원하고 재취업을 도와 빚에 의존한 생계형 창업을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