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대를 기어오르고 사다리와 계단을 오르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개됐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취리히) 연구진은 10월 27일(현지시간), 낯선 장애물에도 대응하는 기술을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를 통해 발표했다.
미리 입력된 장애물에는 익숙하지만 새로운 구조물 앞에서는 주저하거나 넘어지는 기존 로봇의 한계를 겨냥한 연구다.
연구진은 중국 로봇기업 유니트리가 제작한 키 1.3m 휴머노이드 G1을 개조하고 ‘주의집중 기반 접촉 계획(ACP)’ 소프트웨어를 적용했다. ACP는 라이다가 수집한 주변 정보를 자체 인공지능(AI)과 인간의 실제 신체 움직임 데이터에 결합해 손·발뿐 아니라 무릎과 팔꿈치, 골반을 어디에 어떻게 댈지 계산한다.
공개 영상에서 로봇은 축대 위쪽을 양손으로 잡고 무릎을 굽혔다 펴 점프력을 만든 뒤, 무릎을 축대 측면에 대고 상반신을 위로 밀어 올렸다. 이어 양발을 차례로 축대 위에 옮겨 섰다. 사다리와 계단 오르기, 징검다리 건너기, 낮은 담장 넘기도 시연했다.
핵심은 AI와 사람의 동작 데이터를 함께 활용한다는 점이다. AI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장애물을 넘는 방법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동작이 기이하거나 비효율적일 수 있다. 반대로 사람의 움직임을 흉내 내는 방식은 미리 입력된 형태의 장애물에는 빠르게 대응하지만 생소한 구조물 앞에서는 멈추거나 넘어질 수 있다.
ACP는 두 접근법을 조합해 낯선 장애물에도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연구진이 제시한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장애물 돌파 성공률은 평균 92.5%였다. 기존 기술의 58.8%보다 높은 수치지만, 실제 현장이 아니라 시뮬레이션에서 얻은 결과다. 연구진은 복잡한 지형을 이동하는 능력이 건설 현장이나 재난·재해 구조 현장에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