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경화로 간이식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진단을 받은 페루계 미국인 마르코 안토니오 키로스(69)가 딸 킴벌리 루시아(30)의 간 일부를 이식받고 회복했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이 수술을 맡았다.
마르코씨가 가족과 함께 한국행을 택한 데는 미국의 긴 대기 기간과 페루의 연령 제한, 생체 간이식에 대한 한국의 평판이 작용했다.
그의 증상은 2025년 9월께 배가 불러오는 느낌으로 시작됐다. 페루 병원에서 복수가 확인됐고 지방간은 간섬유화로 진행된 상태였다. 2026년 2월에는 복수가 심해지고 폐에도 체액이 차 숨쉬기가 힘들어졌다. 미국 의료진은 신장 손상 위험이 크며 간이식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뇌사자 간을 받으려면 대기 기간이 최소 1년 이상이고, 페루에서는 간이식 대상 연령이 65세까지여서 마르코씨는 수술을 받을 수 없었다.
그는 인터넷 검색으로 생체 간이식을 알게 됐고, 한국이 세계에서 생체 간이식 경험이 가장 많으며 생존율도 최고 수준이라는 내용을 접했다. 안전하게 수술하는 국가와 병원을 추린 끝에 서울아산병원을 선택했다. 가족과 함께 1만㎞를 날아 한국에 도착한 것은 5월 말이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뒤 딸이 공여자로 결정됐다.
수술은 8월 14일 17시간 넘게 이어졌고, 딸의 간 일부가 아버지에게 이식됐다. 부녀는 무사히 회복해 최근 퇴원했으며, 10월 29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부동산 건설 사업으로 얻은 수익을 양로원 노인과 저소득층 가정, 투병 중인 어린 환자 등을 돕는 데 써온 마르코씨는 페루에서 봉사를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얻은 새 생명으로 조국의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