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에서 음식점을 하는 62세 이모씨는 지난 주말 손님을 두 팀만 맞았다. 퇴직금에 은행 대출까지 보태 문을 연 가게지만, 장사 부진과 이자 부담 때문에 폐업까지 고민한다. 이씨는 “이대로 가다간 대출 이자조차 못 낼 판”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워도 골목 상권에는 경기 회복의 온기가 닿지 않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6년 8월 말 국내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0.86%로 집계됐다. 2013년 5월의 0.92% 이후 1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저소득·저신용이거나 여러 금융회사에서 빚을 진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더 가파르다. 6월 말 기준 12.71%까지 치솟았다.
두 수치는 대상과 기준 시점이 다르지만, 취약한 차주에게 상환 부담이 특히 무겁다는 점을 드러낸다.
매출을 압박하는 배경으로는 소비 부진이 꼽힌다. 국가데이터처의 소매판매는 7월 전월보다 2.6% 줄었고, 8월에도 1.8% 감소했다. 한국은행 집계에서 2026년 3분기 민간 소비 역시 전기 대비 0.2% 줄었다. 반도체 수출 성과와 달리 내수 지표가 약한 흐름을 보인 셈이다.
손님이 줄어도 가게 운영비가 함께 줄지는 않는다. 임차료와 인건비, 공공요금은 계속 나가고, 고물가로 식재료비 부담도 커진다. 대출로 창업하거나 운영 자금을 마련한 경우에는 이자 부담까지 더해져 매출 부진이 빚 상환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 부진과 금리 부담이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저금리 대출로 창업을 늘리기보다 생계가 어려운 사람에게 복지를 지원하고 재취업을 도와, 빚에 의존하는 생계형 창업을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