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한 채와 약간의 금융자산을 가진 직장인 유족도 상속 문제로 대형 로펌을 찾는 일이 늘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 자산관리센터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집이 상속세 부담과 가족 간 분쟁의 원인이 되면서 상담층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핵심 고민은 재산의 크기만이 아니라 세금을 낼 현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상담 현장의 변화는 과세 인원에서도 드러난다. 2025년 상속세 과세 인원은 2만2524명으로 전년보다 6.3% 늘었다. 화우 측은 1997년 마련된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공제 최소 5억원 기준이 거의 30년간 유지되는 동안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오른 점을 배경으로 들었다.
집값이 높아도 상속인이 세금을 낼 현금을 충분히 갖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현금 부족은 기업 승계에서 더 두드러진다. 비상장주식은 평가액이 높아도 곧바로 팔아 납세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고, 고액 부동산도 현금화가 쉽지 않다. 그래서 연부연납이나 물납을 검토하고, 일부 중소·중견기업 자녀들은 경영권을 잇기보다 주식을 매각해 자산을 물려주는 방안도 고민한다.
화우가 전한 한 사례에서는 세 자녀 중 한 명이 20년 넘게 운영된 가업을 승계할 예정이었지만, 공제 요건을 장기간 유지하기 어렵다고 보고 개정법 시행 전 주식 증여 특례를 검토했다.
전문가들이 강조한 절세의 출발점은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재산을 한꺼번에 넘기기보다 장기간 나눠 증여하면 50% 최고세율 구간 대신 10~30%의 낮은 세율 구간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모가 증여 뒤 재산 통제권을 잃을 걱정이 있다면 신탁으로 이전과 관리 방식을 설계할 수 있다.
치매로 판단 능력을 잃은 뒤에도 재산이 본인의 생활과 돌봄에 쓰이도록 유언대용신탁이나 임의후견계약을 준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납세 재원 마련에는 생명보험을 활용하거나 연부연납과 물납을 조합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재산 구성과 가족 상황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지는 만큼, 집 한 채를 물려받는 경우에도 세금뿐 아니라 노후 생활비와 자산 관리 권한까지 함께 따져보는 것이 화우 전문가들이 제시한 상담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