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 5일차, 라미는 팜플로나에서 푸엔테 라 레이나까지 버스를 탔고 남편은 같은 구간을 걸었다.
앞선 여정에서 종아리 경련을 겪고 마음까지 지친 라미가 하루 버스로 이동하기로 한 것이다.
남편이 걸은 거리는 약 24km로, 중간에는 순례길의 명소인 용서의 언덕이 있다.
라미는 버스를 타기 전 팜플로나 대성당에 들러 내부를 둘러보고 순례자 여권에 쎄요를 찍었다.
터미널에서 확인한 버스는 오전 10시 45분 출발이었다.
구글맵에 표시된 오전 11시와 실제 시각이 달라, 미리 터미널에 가지 않았다면 버스를 놓칠 뻔했다.
두 사람은 짐도 나눠 들었다.
라미는 작은 가방 두 개에 맥북 두 대와 무거운 짐을 담았고, 남편은 약 10kg의 짐을 메고 걸음을 시작했다.
버스는 정오가 되기 전에 푸엔테 라 레이나에 도착했다.
걸었다면 지나쳤을 용서의 언덕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라미는 버스 창밖으로 밀밭과 순례자들이 걷는 길을 바라봤다.
남편은 언덕에서 사진을 찍어 라미에게 보냈다.
도착 당시 알베르게는 아직 문을 열지 않아 라미는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기다렸다.
라미 부부는 Albergue Puente에서 트윈룸을 구하지 못해 도미토리 침대 두 자리를 잡았다.
당시 1인 요금은 17유로였다. 라미는 옆 침대를 쓰는 호주인 존과 이야기를 나눴다.
존은 아버지의 기일에 맞춰 순례를 시작했고, 걸으며 아버지를 기억하고 추모하고 싶다고 말했다.
버스로 이동한 하루는 라미에게 휴식의 시간이자, 순례자들이 각자 길을 걷는 이유를 생각하게 한 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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