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10월 27일 오후 큰불이 나 주민 100여 명이 대피했다. 사망자나 실종자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소방당국은 당일 오후 8시에도 불길이 계속 타고 있다고 밝혔다. 강풍에 불이 번진 데다 주변에 쓸 물이 부족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소방당국에 따르면 최초 신고는 오후 3시 49분께 2구역의 가건물에서 접수됐다. 좁은 골목을 따라 판잣집이 모여 있는 마을에서 불은 바람을 타고 확산했다.
오후 7시 30분께 현장 브리핑에서 강남소방서 관계자는 처음에는 1구역 쪽으로 번지던 불길이 바람 때문에 3구역 방향으로 퍼졌고, 7구역 인근까지 닿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룡마을 면적은 약 26만6천㎡로 축구장 37개 정도다. 소방대원들은 불길이 더 퍼지지 않도록 방어선을 세웠지만, 인근에 물이 부족해 진화가 쉽지 않았다. 헬기 6대는 산불을 막고 3구역 방향의 불을 끄기 위해 물을 투하했으며, 소방차 물대포도 동원됐다. 소방관 등을 포함한 인력 329명과 장비 99점이 투입됐다.
강남구의 예비 집계로는 1~4구역 77가구 주민 107명이 스스로 대피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일 오후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인명을 구하고 안전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판잣집이 서로 붙어 있고 단열재로 쓰는 두꺼운 솜과 비닐·합판처럼 불이 잘 붙는 재료로 지어진 점도 화재 대응을 어렵게 한다. 좁은 골목은 소방차 진입에도 제약이 된다. 한 주민은 약 9개월 전인 1월 화재 때 집이 전소돼 옷 한 점도 챙기지 못했는데 다시 불이 나 막막하다고 말했다.
당시 불은 8시간 넘게 이어져 주민 약 180명이 대피했다. 구룡마을에서는 2023년 1월과 2022년 3월에도 큰불이 났다.
당일 오후 8시 기준 소방당국은 인명 피해를 줄이고 불이 인근 구룡산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데 집중했다. 서울시는 이재민을 위한 임시 대피소 4곳을 마련했다. 당국은 불이 완전히 꺼진 뒤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