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유킥보드는 면허가 있어야 운전할 수 있지만, 대여할 때는 면허를 실제로 확인하지 않는 업체가 많다. 반면 사고 뒤에는 무면허 운전이 보험 보장을 제한하는 사유가 될 수 있다. 2026년 10월 초 발생한 한 고등학생의 사고는 대여 절차와 보험 조건 사이의 간극을 보여준다.
고등학교 1학년 자녀(16)가 골목길에서 공유킥보드를 타다 보행자와 부딪혔고, 보행자는 염좌와 찰과상으로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부모 김성오 씨(가명)는 CCTV에서 보행자가 골목 옆 주차 차량 사이로 나오는 장면을 확인했다. 조사관도 자녀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자녀에게는 전동킥보드 운전에 필요한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나 그 이상의 면허가 없었다.
김 씨는 2011년에 가입한 가족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으로 배상금을 처리하려 했지만, 보험사는 무면허 운전 사고는 약관상 보상이 어렵다고 답했다. 김 씨는 합의금 250만원을 직접 지급했다. 공유킥보드 업체 보험도 무면허 등 법령 위반 시 보장을 제한할 수 있다.
빔 모빌리티의 한국 이용약관은 규정 위반 상태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면 보험 보장이 무효가 될 수 있다고 명시하며, 씽씽 운전자 보험도 면허가 없거나 유효하지 않으면 보상받을 수 없다고 안내한다.
김 씨는 해외 업체 앱에서 보험 청구 방법을 찾지 못해 신청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다만 해당 앱에는 한국어 번역 페이지와 국가별 청구 절차 안내가 있었다. 청구 경로를 찾을 수 있었더라도 무면허 운전은 보장 제한 사유가 될 수 있어 보험금을 받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높다.
즉 청구 절차를 진행하지 못한 일과 약관상 보장 대상이 아닌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
업계는 가입 단계에서 면허 보유 여부를 안내하고 이용자가 앱에서 체크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체크 표시만으로 실제 면허 보유를 확인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는 2022~2024년 3년간 7,007건 발생했고, 이 가운데 무면허 운전 사고는 3,442건으로 49.1%였다.
2025년 무면허 적발은 2만8,226건으로, 5년 전 약 7,000건의 4배가량이다.
아주대 유정훈 교수는 대여 전 이용자의 실제 면허 보유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앱이 자격을 확인할 사실상 유일한 창구라는 것이다. 업체에 면허 확인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은 2024년부터 잇따라 발의됐지만, 2026년 10월 27일 보도 시점까지 통과된 법안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