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성장 둔화가 콘텐츠와 기술 조직의 책임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10월 26일(현지 시각) 넷플릭스가 히트작 부족과 평균 시청 시간 감소를 겪는 가운데 사내 갈등도 커졌다고 보도했다.
회사는 최근 벨라 바자리아 최고콘텐츠책임자(CCO), 댄 린 영화 부문 대표, 캐롤리나 가르시아 오리지널 TV 시리즈 디렉터를 해임했다.
앞서 14일에는 제품 개발·기술·법무·인사 부문에서 전체 직원의 약 6%인 1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실적에는 둔화 조짐이 드러났다.
보도 당시 올해 3분기 매출은 128억7000만달러(약 17조원)로 전년보다 12% 늘었지만, 최근 3년 사이 가장 낮은 증가율이었다.
닐슨 집계상 미국 TV 시청 시간에서 넷플릭스가 차지한 비중도 지난해 7월 8.8%에서 올해 7월 7.8%로 하락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약 440편을 내놓았지만, ‘케이팝 데몬 헌터스’처럼 큰 화제를 모은 작품은 없었다.
콘텐츠 조직은 신규 시즌이 앱과 사용자 환경(UI)에서 충분히 노출되지 않았다고 봤고, 기술팀은 콘텐츠의 질을 문제로 지목했다.
갈등의 배경에는 회사 내부의 권력 균형 변화가 있다.
리드 헤이스팅스 공동 창업자가 이끌던 시기에는 실리콘밸리 본사 기술팀과 LA의 콘텐츠·인재 조직이 힘을 나눴다.
그러나 헤이스팅스가 2023년 물러난 뒤, 200억달러 규모 예산을 관리하는 할리우드 콘텐츠 조직 쪽으로 중심이 기울었다는 것이다.
2024년 NFL 크리스마스 경기 중계 계약은 기술·프로덕트 임원들과 충분히 상의하지 않고 진행됐고, 같은 해 11월 타이슨-폴 복싱 중계 장애는 기술진의 우려를 키웠다.
공동 CEO 그렉 피터스와 테드 서랜도스가 게임 사업과 워너브러더스 인수를 두고 엇갈린 신호를 보낸 일도 내부 혼선의 사례로 거론됐다.
투자자들의 걱정도 커졌다. 보도 시점 기준 넷플릭스 주가는 직전 1년 동안 약 44% 하락했다.
LA타임스는 넷플릭스의 큰 과제가 기술 중심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뿌리와 할리우드 거물이 되려는 야심의 충돌이라고 짚었다.
결국 지금의 논쟁은 작품의 흥행만이 아니라, 콘텐츠를 고르고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어느 조직의 판단에 더 무게를 둘 것인가를 둘러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