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2026년 10월 27일 발생한 화재가 강풍을 타고 여러 지구로 번졌다.
소방 당국은 오후 7시 30분 브리핑에서 불길이 2지구에서 1지구로 확대된 뒤 남쪽 3지구 방향으로 옮겨갔고, 당시 7지구 인근까지 연소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피해는 1·2·3지구에 집중돼 77가구 107명이 영향을 받았다.
불은 오후 3시 50분께 2지구의 한 가건물에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서쪽 구룡산 쪽으로 향했지만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남쪽 5지구와 7지구 쪽으로 확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발생 9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불길이 번지자 오후 4시 29분 대응 2단계로 높였다.
진화 작업에는 소방 인력 232명과 헬기 6대를 포함한 장비 110대가 투입됐으며, 경찰 256명과 보건소 인력 308명도 현장 대응에 나섰다.
당시 확인된 부상자와 실종자는 없었고, 주민 39명은 스스로 대피했다.
강남구는 개포중학교와 구룡중학교 체육관을 임시 대피소로 마련했다.
짙은 연기가 도봉구와 경기 안양시에서도 관측될 만큼 퍼졌고, 인근 주민들은 가스통 폭발음으로 추정되는 큰 소리가 여러 차례 들렸다고 전했다.
확산 배경에는 바람뿐 아니라 마을의 주거 환경도 거론됐다.
구룡마을은 8개 지구가 밀집한 무허가 판자촌으로, 주택 상당수가 보온용 솜인 ‘떡솜’과 비닐·합판 등 불에 타기 쉬운 자재로 지어졌다.
집들이 다닥다닥 붙고 진입로가 좁아 소방차 접근이 어렵고, LP가스통과 전선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축구장 약 40개 면적에 들어선 마을의 구조가 빠른 연소와 진화의 어려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 16일에도 4지구에서 난 불이 5·6지구로 번져 주민 258명이 대피했고, 당시 화재는 약 6시간 30분 만에 완전히 진압됐다.
이번 화재는 같은 마을에서 반복된 대피 상황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구룡마을은 2016년 도시개발구역 지정 뒤 재개발이 추진돼, 한때 1천107세대였던 거주 세대가 현재 54세대 수준으로 줄었다.
향후 최고 28층 공공주택 2천여 세대가 들어서는 주거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