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관절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한 번 맞은 47세 여성이 약 6주 만에 대퇴골두가 거의 파괴돼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연구진은 주사가 직접 원인이었다고 단정하지 않았다. 단일 주사 뒤 짧은 기간에 관절 구조가 무너진 것은 매우 예외적인 사례다.
환자는 오른쪽 사타구니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초기 엑스레이에서는 심한 고관절염과 대퇴골두 윗부분이 납작해진 모습이 보였지만, 뼈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는 아니었다. 약물치료와 도수치료에도 차도가 없어 엑스레이 투시 유도 아래 트리암시놀론 80mg과 국소마취제를 주사했다.
통증은 잠시 줄었으나 시술 10일 뒤 사타구니 통증과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악화했고, 엑스레이에서 뼈 모양의 변형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약 6주 뒤 방사선·CT 검사에서는 대퇴골두가 거의 흔적을 찾기 힘들 정도로 파괴되고 관절에 물이 찬 상태였다.
왜 손상이 빨리 진행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시술 전후 MRI와 조직검사가 없어 주사와 뼈 파괴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엑스레이에 드러나지 않았던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미세한 연골하 피로 골절, 급속 진행성 골관절염 등을 가능성으로 들었다.
문헌고찰·메타분석에서 고관절 스테로이드 주사 뒤 급속 진행성 골관절염 발생률은 약 6%로 추정됐지만, 이 수치가 해당 환자의 원인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보존 치료 뒤 엑스레이를 확인하고 주사한 과정이 임상 표준에 부합한다고 봤으며, 잠복 질환이나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통상 관절 내 스테로이드 주사 뒤에는 감염 위험 등을 고려해 인공관절 수술을 약 3개월 미루는 것이 권장된다. 그러나 이 환자는 손상이 빠르고 통증이 심해 오른쪽 인공 고관절 전치환술을 받았다. 수술 당시 대퇴골두에는 뼈 기둥만 일부 남아 있었으며, 수술 약 6주 뒤 통증이 크게 줄고 정상 보행 기능을 되찾았다.
주사 뒤 2~3일간의 뻐근함은 일시 반응일 수 있지만, 통증이 일주일 넘게 심해지거나 다리에 힘이 빠져 딛기 어렵다면 진료가 필요하다. 엑스레이에서 뚜렷한 이상이 보이지 않아도 증상이 심하면 MRI 등 정밀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