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10월 27일 테슬라 FSD 기능을 무단으로 활성화한 운전자 80명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해 송치했다고 밝혔다. 쟁점은 기능 자체보다 차량의 생산 지역과 인증 여부다.
국내에서 FSD를 쓸 수 있는 차량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안전기준 인증 면제를 적용받는 미국 생산 모델S·모델X·사이버트럭뿐이다. 중국·유럽산 차량은 국내 안전기준 인증을 받지 않아 기능 사용이 허용되지 않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일부 차주들은 해외에서 구한 비인가 장치를 차량에 연결해 제한을 우회했다. 직접 장치를 만든 사례도 있었다. IT 업종 종사자인 한 피의자는 개발자 플랫폼 깃허브의 공개 소스코드와 테슬라 전자제어 시스템 정보를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활성화 방법뿐 아니라 차량에 기록이 남지 않게 하는 방법도 공유됐다.
FSD는 차량이 차선 변경이나 교차로 통과를 수행하더라도 운전자가 계속 전방을 주시하고 필요하면 즉시 개입해야 하는 운전자 감독형 기능이다. 경찰은 제조사의 공식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장치가 주행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운전자 의도와 다르게 작동할 수 있다고 봤다.
위험은 해당 차량에만 그치지 않고 주변 차량과 보행자에게도 미칠 수 있다.
이번 수사는 앞서 제기된 사이버보안 우려가 실제 형사사건으로 이어진 사례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31일 테슬라코리아에서 소프트웨어 취약점에 따른 자동차 사이버보안 위협 신고를 접수했고, 무단 활성화에 주의를 당부했다.
테슬라코리아는 해당 차량의 기능을 원격 비활성화했지만 시도가 이어지자 국토부는 지난 4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한국교통안전공단 등과 장치의 작동 방식과 안전상 위험성을 살폈다.
정부는 승인되지 않은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차량 안전 운행에 영향을 주는 소프트웨어를 임의로 변경·설치하는 행위가 자동차관리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해 왔다. 관련 규정을 어기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