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와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로 큰 채무를 떠안은 청년이 늘고 있지만, 개인회생 신청 증가세는 전체보다 더딥니다.
복잡한 절차와 서류 준비가 제도 이용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서울회생법원은 상담·지원 창구를 새로 마련했습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원행정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개인회생 신청자는 2020년 8만6523명에서 지난해 14만9112명으로 72.3%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20·30대 신청자는 3만8045명에서 4만7920명으로 26.0%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신청자 수는 늘었지만 전체 증가 속도에는 미치지 못해, 청년층이 제도를 이용하는 데 별도의 장벽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청년 채무가 불어나는 배경으로는 투자 차입도 거론됩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서 신용거래융자잔고는 지난 20일 기준 30조5139억원이었고, 2030 투자자의 차입금은 2024년 말 1조7000억원에서 지난 6월 말 4조2000억원으로 커졌습니다.
전세사기를 당해 대출금 1억원을 갚기 어려워진 36세 오씨도 8월부터 개인회생 절차를 밟으며 압류 해제를 신청하려 법원을 찾았습니다.
개인회생은 고정 소득이 있지만 과도한 빚을 갚기 어려운 사람이 법원이 인가한 계획에 따라 원칙적으로 3년간 채무 일부를 나눠 갚는 절차입니다.
그러나 금융 거래 내역을 정리하고 변제계획안을 만드는 일이 복잡해 혼자 진행하기 어렵고, 전문 대리인 비용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생활비 대출과 늦어진 재취업으로 7000만원의 빚을 진 20대 직장인 주씨는 변제율 20%, 변제기간 24개월의 단축 제도를 적용받아 일반 절차보다 1년 빨리 조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서울회생법원은 새 청사를 연 10월 26일 도산 전문가의 무료 상담 ‘뉴스타트상담’을 도입하고, 대한법률구조공단·신용회복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통합도산지원센터를 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채무가 커지기 전 상담하는 상시기구와 함께, 변제를 성실히 이행하는 청년에게 서류 심사와 수임료 부담을 낮춘 패스트트랙형 회생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