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과 금값이 함께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 자금은 현금성 상품으로 향하는 흐름을 보였다. 통상 증시가 불안할 때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에 수요가 몰리지만, 최근에는 금리 상승 우려와 현금 확보 수요가 겹쳤다는 분석이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지난 23일 장중 온스당 3975.23달러까지 하락했다. 4000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은 7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초 장중 온스당 5586달러까지 올랐던 가격은 고점 대비 28% 넘게 떨어졌다.
이번 주 저가 매수세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4030달러대를 회복하기도 했지만, 4000달러 안팎에서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국내 금값도 약세다. 한국거래소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 가격은 최근 1g당 17만원 선을 간신히 웃돌았다. 이달 초 종가인 18만3480원보다 7% 넘게 낮다. 주식시장도 최근 3주간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락 압력을 받았다.
코스피는 이달 초 종가 기준 7000선을 넘었다가 5000대로 내려왔고, 나스닥지수는 이달 초 2만6871.60에서 지난 26일 2만6169.38로 밀렸다. 이달 한때 7800선을 웃돈 S&P500지수도 최근 7600대로 하락했다.
금은 희소한 실물자산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때 찾는 안전자산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최근 금 수요가 확대되지 않았다. 금은 이자나 배당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오르면 국채나 예금 등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보다 투자 매력이 낮아질 수 있다.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상승이 물가 우려를 키우면 금리 인하가 늦어지거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꼽힌다. 주식 손실을 본 투자자가 추가 증거금을 마련하거나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려고 금을 매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렇다면 불안한 장세에서 자금은 어디로 향했을까. 최근 한 달간 순유입액이 가장 많았던 ETF는 파킹형 상품인 KODEX 머니마켓액티브로, 유입액은 2조4328억원이었다. 변동성이 커지자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하기보다 자금을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이 작은 상품에 두고 단기금리에 따른 수익을 기대하려는 수요가 나타난 것이다.
금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대응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가격 변동에 따른 손실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