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 허용되지 않은 테슬라 차량의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비인가 장치로 활성화한 운전자 80명이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돼 송치됐다. 서울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2026년 10월 27일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중국과 유럽 등에서 생산된 차량에 비인가 장치를 연결해 FSD를 무단 활성화한 혐의를 수사했다.
국내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자동차 안전기준 인증 면제 규정을 적용받는 미국 생산 모델S·모델X·사이버트럭에서만 FSD를 사용할 수 있다. 중국·유럽에서 생산된 차량은 국내 안전기준에 따른 인증을 받지 않아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해외에서 활성화 장치를 사 차량에 연결했고, 정보기술 업종 종사자인 한 피의자는 깃허브에 공개된 소스코드와 차량 전자제어 시스템 정보를 활용해 장치를 직접 만들었다.
FSD는 차선 변경이나 교차로 통과 등을 수행하는 운전자 감독형 기능이다. 운전자는 계속 전방을 주시하고 필요하면 즉시 개입해야 한다. 경찰은 제조사의 공식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나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장치가 주행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운전자 의도와 다르게 작동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운전자뿐 아니라 주변 차량과 보행자에게도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피의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성화 방법과 기능을 켠 기록을 숨기는 방법을 공유했다. 경찰은 관련 게시글과 자료를 확보해 불법 활성화 방식과 정보 확산 경위를 조사했다.
국토교통부는 3월 31일 테슬라코리아로부터 소프트웨어 취약점에 따른 사이버보안 위협 신고를 접수했을 때, 해외에서 외부 장치로 FSD를 임의 활성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국내 이용자에게도 주의를 당부했다. 이후 테슬라코리아는 무단 활성화 차량의 기능을 원격으로 비활성화했고, 국토교통부는 4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정부는 승인되지 않은 FSD 기능을 활성화하면 자동차관리법상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차량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차량의 안전한 운행에 영향을 주는 소프트웨어를 임의로 변경·설치·추가·삭제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관련 규정을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은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관계기관과 기술 자문을 진행해 장치의 작동 방식과 안전상 위험성을 확인하고 관련 운전자들을 특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