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아파트에서 종전 거래가보다 20억 원 넘게 낮은 매매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보유세·양도세 부담 강화가 예고된 데다, 사업 절차가 진행되면 조합원 지위를 넘기기 까다로워질 수 있어 매물이 서둘러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압구정2구역 신현대12차 전용 182㎡는 10월 14일 88억 원, 21일 92억 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은 7월 112억5000만 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뒤 9월 100억 원, 10월에는 90억 원 안팎으로 낮아졌다.
이번 거래 가격대는 지난해 3월 실거래가와 비슷하다.
신현대11차 전용 183㎡도 지난해 12월 128억 원에서 이달 93억 원으로 내려 거래됐다.
압구정3구역 현대1차 전용 161㎡는 8월 80억 원에 팔려, 지난해 4월 거래가인 90억 원보다 10억 원 낮았다.
하락은 개별 단지에만 그치지 않았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10월 셋째 주(19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31% 내렸고, 11주 연속 하락했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를 포함한 동남권 매매수급지수는 98.7로, 5주째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100 미만은 매수세보다 매도세가 강하다는 뜻이다.
최근 1~2년간의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세금 부담 우려가 약세 배경으로 꼽힌다.
급매의 또 다른 변수는 조합원 지위 양도 조건이다. 압구정2구역은 11월 초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현재는 3년 이상 보유하면 지위를 양도할 수 있지만, 신청 뒤에는 10년 이상 보유와 5년 이상 거주 기준이 적용돼 조건이 엄격해진다.
압구정3구역은 내년 3월 인가 접수를 앞두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정책 불확실성이 커 강남 거래 둔화와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