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1 통합과학2 중간고사 문항 일부가 EBS 수능특강 화학 문제와 같거나 비슷하다는 민원이 제기돼 재시험을 치르게 됐습니다. 논란이 된 문항은 모두 네 개였지만, 학교가 다시 시험을 보겠다고 정한 문항은 두 개입니다. 무엇이 문제였고, 왜 재시험 범위가 달라졌을까요?
해당 시험은 선택형 20문항과 서답형 4문항으로 구성됐습니다. 민원은 화학 문항 네 개가 EBS 수능 연계교재의 문제와 흡사하다며 국민신문고에 접수됐습니다. 비교 결과, 자료로 제시된 표나 그림이 교재와 그대로인 사례가 있었고, 예시를 바꾼 경우에도 질문을 구성한 문장이 비슷했습니다.
이 네 문항의 배점은 100점 만점 중 21.4점으로, 전체 점수의 5분의 1을 넘었습니다. 사교육 종사자는 고3 수능 대비용 내용이 고1 시험에 나온 것은 형평성 측면에서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항을 검토한 학교 안 과학 교사들은 시험 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학업성적관리위원회는 외부 자문을 거쳐 다른 결론을 내렸습니다. 네 문항 가운데 두 문항은 EBS 교재 문제를 단순히 바꾼 수준이고 질문도 모호해, 평가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이에 학교는 두 문항을 다시 출제해 시험을 치르기로 했습니다.
학교 규정에는 정기시험에서 기출문제나 참고서, 모의고사 문항을 그대로 내거나 단순 변경해 출제하지 못하도록 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출제와 검토 단계에서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출제 교사는 학생들이 더 공부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문제를 냈다고 해명했고, 학교 측은 사태에 상응하는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교장은 학생들에게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연수와 예방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시험은 보도 당시 다음 달 2일로 예정됐으며, 대상은 새로 출제한 두 문항입니다. 전북교육청은 출제부터 검토까지 단계별로 확인하는 3단계 점검 시스템이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운영되도록 정기시험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례의 쟁점은 단순히 교재와 닮은 문제가 나왔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기존 규정과 검토 절차가 있었는데도 오류를 걸러내지 못했고, 그 결과 학생들이 시험을 다시 치르게 됐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