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데이터센터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건설업계의 새 일감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정책 변화와 전력·부지 여건에 따라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시설 규모가 달라질 전망이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민간 데이터센터 매출은 2019년 2조7000억원에서 2025년 7조원으로 6년 만에 160% 늘었다. 클라우드와 AI 수요를 바탕으로 2029년에는 11조1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올투자증권은 국내 발주 계획 10.4GW를 토대로 연간 최대 17조4000억원 규모의 공사를 전망했다. 대형사와 그룹 계열 건설사 등 10곳이 각각 2조원 안팎의 일감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사뿐 아니라 지방 중견사도 수주에 나섰다. 현대건설은 금융결제원 분당센터와 KT 목동 IDC, 네이버 각세종 등을 시공했다. 삼성물산은 사업비 2조원대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업무를 맡았고, GS건설은 에포크 안양과 LG U+ 평촌 데이터센터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GS그룹은 사업비 15조원 규모 동해 AI 데이터센터를 2026년 말 착공할 예정이다. 대구 건설사 서한은 2026년 10월 20일 서울 삼성역 엣지 AI 데이터센터의 기계·전기·설비(MEP) 공사를 단독 수주했다. 지방 중견사가 이 분야 공사를 총괄해 따낸 첫 사례다.
데이터센터는 주택 정비사업보다 매출로 이어지는 기간이 짧다는 점도 건설사에 매력이다. 다올투자증권 박영도 연구원은 정비사업은 사업권 확보부터 매출화까지 짧아도 2~3년, 길게는 10년이 걸리지만 데이터센터는 공기가 짧아 단기 실적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7년 3월 시행 예정인 AI 데이터센터 특별법에는 비수도권 데이터센터의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와 인허가 규제 완화가 담겼다.
이에 따라 시장은 수도권의 소규모 시설과 비수도권의 초대형 시설로 양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간 데이터센터의 75%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젠스타메이트는 수전용량 기준 수도권 비중이 2025년 95%에서 2030년 7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알스퀘어는 수도권에 10MW 미만 엣지 데이터센터가, 전력과 부지를 확보하기 쉬운 비수도권에는 100MW 이상 시설이 추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연시간이 중요한 서비스는 수도권 엣지 시설로 보완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데이터센터는 건설을 넘어 투자자산으로도 평가받기 시작했다. 준공 자산인 에포크 안양과 SK AX 판교 IDC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알스퀘어 이상준 이사는 책임임대차(마스터리스)를 확약한 수도권 데이터센터의 자본환원율이 5%대 초반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데이터센터를 상업·업무용 부동산과 인프라 가운데 어디에 가까운 자산으로 볼지는 논의 중이다. 일반 부동산은 입지와 교통망이 중요하지만 데이터센터는 전력 확보와 공급 안정성이 개발 및 임대료에 큰 영향을 주고, 개발 전에 임차인을 확보해야 한다는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