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주식을 외상으로 샀다가 갚지 못해 강제 처분된 금액이 5조원을 넘어섰다. 그런데 가장 큰 반대매매가 나온 때는 코스피가 급락한 10월이 아니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6월이었다. 지수가 오르는 장에서도 빚투가 특정 종목과 투자자에게 쏠리면 강제 청산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금융투자협회 집계로는 1월부터 10월 23일까지 위탁매매 미수금에 따른 반대매매가 약 5조1000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1조7000억원의 2.9배다. 반대매매는 외상으로 산 주식의 대금을 기한 내 갚지 못했을 때 증권사가 주식을 팔아 회수하는 절차다.
월별로는 6월이 1조122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6월 9일 하루에만 1698억원어치가 처분돼 연중 최대를 기록했다.
당시 코스피는 6월 22일 9114.55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지만, 상승이 시장 전체에 고르게 퍼진 것은 아니었다. 5월 2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뒤 매수세가 두 종목에 몰렸고, 다른 종목, 특히 코스닥 종목은 소외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개인은 6월 유가증권시장에서 56조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지수 고점으로 향하는 중에도 하루 5~8%씩 급락하는 날이 반복됐다. 외상 매수와 보유 종목 하락이 겹치면서 결제 대금을 마련하지 못한 계좌가 강제 청산으로 이어졌다.
10월에도 급락 뒤 외상으로 저가 매수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코스피가 한 달 새 19% 가까이 빠지는 동안 개인은 2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2조원을 순매수했다.
미수금은 12일 1조635억원에서 19일 1조4293억원으로 일주일 새 34% 늘었고, 13일부터 19일까지 5거래일 동안 3407억원어치가 강제로 팔렸다.
다만 10월 23일에는 반대매매가 75억원까지 줄었고 미수금도 9343억원으로 1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반대매매는 20일부터 나흘 연속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대매매 축소를 수급이 진정되며 바닥을 다지는 신호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급락 때마다 빚을 내 저가 매수에 나서면 강제 청산이 다시 늘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