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품연구원(식품연)이 김치와 김 등 국산 식품의 국제 규격 마련에 나선다.
K-푸드 수출 과정에서 품질 관련 클레임이 제기되는 만큼, 해외에서도 제품을 같은 기준으로 생산·평가할 수 있도록 표준화 시스템을 세우겠다는 취지다.
홍석인 식품연 부원장은 2026년 10월 26일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자 스터디에서 이 계획을 밝혔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는 식품의 안전성과 품질을 판단할 공통 기준을 마련한다.
규격에는 원재료와 제조 특성, 식품첨가물, 위생 요건 등이 담긴다.
각국 제조업체와 검사기관이 같은 기준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평가할 수 있어 국제 거래에서 품질을 판단하는 기준점이 된다.
김치 규격은 명칭과 원료 표기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김치는 일본의 ‘기무치’, 중국의 ‘파오차이’와 이름 및 기원을 둘러싼 논쟁을 겪었다.
김치의 세계 규격은 2001년 CODEX에 처음 등재됐지만, 기존 규격에서 주원료인 배추는 ‘차이니즈 캐비지(Chinese cabbage)’로 표기됐다.
식품연은 2025년 CODEX에 ‘김치 캐비지(Kimchi cabbage)’를 새로 등재했다.
이는 김치의 한국적 정체성을 강조하고 김치 종주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
홍 부원장은 김치와 주원료의 규격을 마련하는 데 십수 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국제 규격 마련은 김치에 그치지 않는다.
식품연은 중국·일본과 협력해 김의 국제 규격을 준비하고 있으며, 청국장과 된장 등 장류 규격도 연구하고 있다.
2027년부터 2년간 ‘K-푸드 수출 적합성 표준화 시스템’을 신규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홍 부원장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한식 레스토랑이 늘수록 장류를 비롯한 국산 식품의 국제 규격 필요성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품연은 KIST의 식품 관련 연구부서가 통합돼 출범했으며, KIST 시절부터 국산 식품 표준 마련을 맡아왔다.
식품 분야 인공지능(AI) 연구도 진행 중이다.
식품연은 2026년부터 로봇과 AI를 결합한 ‘피지컬 AI’로 식품 공정을 전자동화하는 전략연구사업을 추진하고, AI로 증류주 등 전통 발효 제품의 발효·숙성 공정을 제어하는 ‘K-SPIRITS’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2027년부터는 AI로 기능성 소재를 발굴하고 인체모사평가를 거쳐 제품화하는 ‘글로벌 K-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