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공적 연금 보장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고령화와 저출생으로 연금 재정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시위대는 물가에 맞춘 인상과 성별 격차 해소를 촉구했다. 연금 개편 논의가 노후 생활과 재정 지속 가능성 사이의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집회에는 당국 추산 약 2만5000명이 참여했다. 연금 수급자와 노동조합, 시민들은 아토차역에서 출발해 마드리드 중심부를 지나 상업 거리 그란비아까지 평화롭게 행진했다.
이들이 내건 요구는 물가 상승률에 연동한 연금 인상 유지, 최저연금을 최저임금 수준으로 올리는 것, 남녀 연금 격차 해소, 공적 연금 민영화 방지였다. 마스 마드리드의 에밀리오 델가도 지방의회 부대변인도 “어떤 연금도 최저임금보다 낮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연금 보장을 둘러싼 논쟁에는 실제 지급 규모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스페인에서 국가 연금을 받는 사람은 약 680만명이며, 사회보장부가 집계한 지난 9월 1인당 월평균 수급액은 1576유로다. 올해 월간 연금 지급액은 약 145억유로로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근로자의 기여금으로 연금을 지급하는 부과방식에서는 수급자가 늘고 지급액이 커질수록 재정 부담이 커진다. 낮은 출산율과 임금 정체, 근로자 대비 수급자 비율 하락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다음 달 29일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입장도 갈린다. 집권 사회당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연금을 물가 상승률에 연동해 올리는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는 반면, 국민당에서는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세비야 공무원 후안 페르난데스는 자신이 나중에 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불안하다며 개편에 반대했다. 은퇴를 앞둔 필라르는 연금을 “신성불가침”이라고 표현하며 보건·교육 같은 공공서비스도 함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