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나 클로드에 약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같은 성분의 승인 의약품이 여러 개 있어도 온라인에서 잘 알려진 특정 제품이 첫손에 꼽힐 수 있다.
오사카공립대와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 공동연구팀은 대형언어모델의 이런 추천 편향이 처방에 반영될 경우 약값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2026년 10월 2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헬스’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GPT-5.4, 클로드 소네트 4.6, 제미나이 3.1 플래시, 라마4, 메드젬마 등 5개 모델에 여러 가상 상황을 제시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의약품을 최대 3개씩 추천하게 했다.
같은 유효성분을 가진 승인 의약품이 평균 5.5개였는데도, 모델과 실험 조건별로 한 제품이 1순위 추천을 차지한 비율은 평균 97.5%였다.
첫 추천 제품은 대체로 유명 브랜드이거나 구글 검색에서 잘 노출되고, 위키피디아에 별도 설명 페이지가 있는 약이었다.
반면 FDA 승인이 비교적 늦거나 의료 현장에서 의사들이 자주 처방하는 약은 추천에서 빠지는 경향이 있었다.
일부 모델은 판매가 중단된 의약품까지 제시해 규제 정보와 어긋나기도 했다.
약값 영향은 실제 환자 지출을 집계한 결과가 아니라, 가상 상황 세 가지에서 AI 추천대로 처방한다고 가정한 추정치다.
미국 의약품 자료로 계산했을 때 연간 구매 비용은 5560만 달러, 약 735억 원 늘어 기존보다 101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실제 증가액이 아니라는 점을 전제로, AI 추천이 실제 처방에 반영되면 환자의 의약품 비용 부담이 크게 늘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에게 저렴한 약이나 제네릭을 우선 추천하라고 지시하면 결과가 달라지기는 했다. 다만 추천은 여전히 소수 제품에 몰렸다.
공동연구팀의 우에다 다이주 교수는 신뢰할 수 있는 의약품 정보원을 AI에 연결하고 전문가 감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