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기하며 한국을 비난하고, 자국 인원이나 주권이 위협받으면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유엔 주재 상임대표는 지난 9월 21일 폭발에 대한 한국의 대응이 책임을 북한에 떠넘긴다며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을 보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0월 26일 이 내용을 공개했다.
서한에서 북한은 한국이 국경 요새화 작업을 하던 자국 군인들에게 총격을 가해 생명과 안전을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유엔 헌장 2조 4항 위반이라고 규정하고, 한국이 영토를 침범하거나 자국 인원의 생명·안전을 해치는 직접 도발을 하면 헌장 51조에 따라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뢰 폭발 자체도 한국이 꾸며낸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 군 당국은 앞서 폭발 원인을 북한 지뢰로 결론 내렸다.
북한의 서한은 한국 정부가 정전협정 위반 혐의를 유엔 안보리에 제기한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한국은 서한 발표 전 목요일 북한의 1950~5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 위반 의혹을 안보리에서 다뤄 달라고 요청했다.
양측이 같은 사건을 두고 책임을 정반대로 돌리는 모습이다.
북한은 안보리 서한에 앞서 유엔 무대에서도 한국을 비판했다.
10월 8일 유엔총회 제1위원회에서 한국의 비난을 ‘서투른 술책’이라고 했고, 이어진 토요일 회의에서는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지, 미국의 핵무기로 북한을 공격하려는지 따져 물었다.
이런 외교 공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과거와 다른 외교 관행을 주문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북한은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대북 제재와 외교적 고립의 부담을 덜고,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일연구원의 오경섭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중국·러시아와 가까워진 유리한 환경을 활용해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