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 두 곳에서 불이 난 당시, 119 신고 녹취에는 구조를 요청하는 목소리와 갇힌 사람들을 구하려 창문을 깨려는 상황이 담겼다.
KBS가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녹취록이다. 최초 신고는 지난 20일 오전 11시 54분 접수됐다.
신고자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탈출할 수가 없다”며 빨리 와 달라고 호소했고, 불길의 원인으로 기름을 언급하며 사무실 집기가 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두 번째 신고도 오전 11시 54분 접수됐다.
통화자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걸로 깨”라고 말한 뒤, 4층 탕비실에서 불이 났다며 “잠시만, 제가 (창문을) 깨야 돼요.
지금 안에 사람이 갇혀 있어요, 사람을 구해야 해요”라고 알렸다.
당시 건물 안에 있던 피해자들에 따르면 불길이 거세 탈출하려면 명패로 창문을 깨야 했다.
녹취에는 대피를 위해 창문을 깨려는 행동뿐 아니라 안에 남은 사람을 구하려는 상황도 담겼다.
경찰은 70대 남성 이 모 씨가 약 200m 떨어진 특허법인 건물 두 곳에 잇따라 불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불은 오전 11시 55분 신명빌딩 3층에서, 낮 12시쯤 한양빌딩 4층에서 발생했다.
최초 신고 뒤 7분이 지난 낮 12시 1분에는 인근 다른 건물에서도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 대원은 앞서 출동한 건물과 다른 곳인지 확인하며 주소와 화재 층수를 거듭 물었다.
이 씨는 이 사건으로 19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 가운데 변리사 한 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도주하던 이 씨를 약 4시간 만에 체포했고, 지난 2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