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에서 돈을 빌리려는 수요는 되살아났지만, 연말까지 대출 심사는 쉽게 느슨해지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0월 26일 발표한 조사에서 올해 4분기 국내은행의 종합 대출태도지수는 -11을 기록했다. 3분기(-20)보다 9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다.
대출을 완화하겠다는 곳보다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금융기관이 많다는 뜻이다.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등 일반대출의 태도지수는 -28에서 -8로 개선됐으나 강화 기조가 남았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을 포함한 주택관련대출은 -17에서 0으로 올라 심사 태도가 중립 수준이 됐다. 8·13 부동산 금융대책으로 실수요 대출을 취급할 여력이 일부 생긴 영향이다.
대출 수요지수는 주택관련대출이 14로 전분기와 같았고, 일반대출도 3으로 증가 전망을 유지했다.
실제 잔액도 늘었다. 10월 22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은 783조4397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2조6058억원 증가했다. 9월에는 1조2852억원 감소했지만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은 9995억원 늘어 증가 폭이 9월의 1252억원보다 컸고, 신용대출도 1조1210억원 늘어 3개월 만에 증가했다. 주택 구입과 주식투자 목적의 자금 수요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은행이 문턱을 낮추기 어려운 이유는 연체와 상환 위험이다. 4분기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28로 3분기보다 9포인트 상승했다. 8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45%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올랐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연체율은 0.84%에서 0.91%로 높아졌다.
은행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은 0.69%로, 8월 기준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금융당국은 8·13 대책에서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를 올리고 신축 입주단지 집단대출을 관리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총량 부담이 줄어도 은행의 자체 신용위험 관리는 계속된다. 이에 실수요 주택대출은 일정 수준 공급되더라도 신용도가 낮거나 갚을 여력이 부족한 차주는 연말까지 대출 심사가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