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글쓰기에서 흔히 보이는 표식이 남았는데도 훈련비 환수 대상에 들지 않은 공무원 보고서가 있었다. 2025년 8월 해외 연수를 마친 중앙부처 공무원의 보고서에는 굵은 글씨를 표시하는 별표(**)가 곳곳에 있었고, 참고문헌 두 곳의 인터넷 주소에는 챗GPT를 가리키는 ‘chatgpt.com’이 붙어 있었다.
문헌에 없는 내용을 인용하거나 사실관계가 틀린 부분도 있었지만, 이 보고서는 환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인사혁신처가 최근 3년간 국내외 교육훈련 결과보고서 3160건을 조사한 결과, 연구윤리위원회에 상정된 건은 50건이었다. 이 가운데 ‘AI 표절’로 판단돼 훈련비 환수 조치를 받은 보고서는 14건(전체의 0.44%)으로, 국외 11건·국내 3건이었다.
심의 대상 50건 모두에서 문헌 정보 불일치, 환각, 이모지나 특수기호 등 AI 부적절 사용 흔적이 하나 이상 발견됐지만, 14건을 제외한 나머지에는 별도 조치가 없었다.
인사처가 공개돼 있던 보고서를 비공개 처리하고 점검에 나선 것은 2026년 3월 SBS 보도 이후다. SBS는 2025년 1월부터 2026년 1월까지 제출된 국외 보고서 481건 중 82건에서 AI 사용 의심 흔적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인사처는 이 82건이 AI 검증 상용 프로그램으로 식별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으며, 최종 판정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윤리위원회가 AI 부적절 활용의 빈도와 보고서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해 내렸다고 설명했다.
위원회에는 국외 보고서 1385건 중 45건, 국내 보고서 1775건 중 5건이 회부됐다. 국외 회부 건 가운데 12건은 부처가 심의를 요청했다. 국내 5건은 모두 부처 요청이었고, 인사처는 인력 한계를 이유로 국내 보고서를 자체 점검하지 않았다.
각 부처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보고서를 위원회에 넘긴 방식은 점검의 범위와 판정 신뢰성을 둘러싼 지적을 낳았다.
환수 대상이 된 국외 보고서 중 4건은 제출 당시 부처 평가에서 ‘우수’, 1건은 ‘탁월’, 3건은 ‘보통’을 받았다. 환수 대상 국내 보고서 2건의 최초 점수는 각각 82점과 70점이었다.
인사처는 2026년 상반기 이전에는 유사성·표절 항목 평가에 AI 부적절 활용 관련 평가가 포함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평가에 AI 연구윤리 전문가를 의무적으로 포함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14명이 반납해야 할 훈련비는 총 1억6700여만원이다. 7명은 납부를 마쳤고, 이 중 1명을 포함한 5명은 소청심사나 행정심판 등으로 불복 절차를 밟고 있다.